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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아 도마뱀아 비를 내려라 ㅣ 국시꼬랭이 동네 14
이춘희 지음, 이성표 그림 / 사파리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뭄이 들어 비가 간절했을 때 우리 조상들은 '기우제'라는 것을 지냈다.
간절히 비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를 올리는 것인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동자 기우제'라는 것을 소개한다.
물에 관련된 최고의 지배자는 '용왕'이란 생각에, 우리가 생각하는 용왕님 형상에 가장 닮은 동물인 '도마뱀'을 이용한 기우제다.
극 중 도마뱀 이야기를 해주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용왕님은 뭍으로 나올 때는 도마뱀의 형상으로 온다고 한다.
아이들은 도마뱀을 잡아 협박(!)해서 비를 오게 할 마음으로 볕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하고 있는 도마뱀을 잡아버린다.
고무신 짝을 들어 도마뱀을 덮치고 바로 독에다가 집어넣어버리는데,
처음엔 노발대발하던 용왕님 호통에 아이들 기절도 하지만, 곧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도마뱀을 협박/설득하여 비를 내리게 만든다.
비를 주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고 하니 용왕님도 별 수 있겠는가.
기어이 용왕의 모습으로 돌아가 하늘을 날으니, 이때 번개가 번쩍 히더니 마른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도마뱀 다그치기(..;;;) 작전의 성공이다.
옛 이야기가 재밌고, 아이들의 모험담이 흥미롭고, '구지가'를 닮은 동자 기우제의 노래에 눈길이 간다.
오늘날의 과학으로는 설명되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기우제를 통해서 마을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지게 되니 공동체 의식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냈음을 알 수 있다.
사극 등을 보면 기우제 지내는 장면이 간혹 나오기도 하는데, 책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또 어른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면 한다.
국시꼬랭이 시리즈는 전통 '풍습'을 소개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재미가 다소 떨어질 때가 있는데
이번 이야기는 재미와 교훈, 배움을 다 함께 잡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