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번째 아기양]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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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번째 아기양 ㅣ 베틀북 그림책 91
아야노 이마이 글 그림, 새잎 옮김 / 베틀북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 서평 도서입니다.
책의 판형이 아주 커서 넓직하고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파스텔 톤의 바탕과 연필로 그린 듯한 섬세한 회색 톤의 그림이 편안한 느낌을 주네요.
자기 키보다 더 높은 키의 등받이 침대에 누운 수아는 잠이 오질 않습니다.
따뜻한 우유도 마셔보고 책도 읽어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고전적인 방법에 도전합니다. 바로 양 세기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그렇게 세어 나가는 동안에도 여전히 잠은 올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108마리 째를 셀 때 쿵! 하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지요. 돌아보니 양 한 마리가 혹이 난 얼굴로 등장을 했어요.
아무리 해도 높이 뛰기를 할 수 없었다고 울상이 되어버린 108번째 양.
그림을 보아하니, 뒤로 숫자가 커질 수록 침대의 높이가 더 커지나봐요. 103번째 양이 넘은 침대보다 108번째 양이 넘어야 할 침대가 훨씬 높을 것을 보니 말이에요.
108번째 양이 높이뛰기를 하지 못하자 수아를 비롯해서 다른 양들도 모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모두들 고심고심해서 108번째 양의 성공을 돕기로 했죠. 하지만 번번히 실패. 결국, 수아는 침대 등받이 한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을 뚫기로 했어요. 108번째 양이 폴짝 뛰어넘을 수 있는 크기로요.
마침내 108번째 양의 도약이 성공하고, 수아도 다른 양들도 모두 콜콜 잠들 수가 있었죠. 잠에서 깨어 보니 침대에 구멍도, 그리고 양들도 하나 보이지 않았지요. 하지만 수아는 이제 잠이 오지 않아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차하면 또 다시 점프를 하고 침대에 구멍도 내고 잠들기 시합(?)을 하면 되지요.
책의 맨 뒤에는 펼침 메뉴가 있는데 책장을 펼치면 수십 마리의 양들이 모여 있는 그림이 나와요. 108번 번호를 달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 양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요. 하얀 몸에 검은 머리를 한 양들은 둥실둥실한 것이 꼼 솜사탕 같아요. 뭉게 구름도 정겹고 버섯(?) 나무도 예쁘네요.
아기자기한 그림이 어린이 친구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어른인 나로서는 큰 재미는 못 느꼈어요. 아마 잠이 안 오더라도 절대 양은 세어보지 않았던 탓일까요? (그건 너무 지루해서 안 해요. 음악을 듣거나 아니면 공상을 하지요.)
어린 조카 녀석은 늘 뛰어노느라 잠이 들 때는 지쳐 쓰러져 잠들거든요. 하지만 녀석도 언젠가는 불면증이라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겠죠? 그때 양 몇 마리까지 세어보았느냐고 물어봐야겠어요. 108번째 운동신경 둔한 양을 만났느냐고도 물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