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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싼 당나귀 ㅣ 옛이야기는 내친구 2
서정오 글, 김영희 그림 / 한림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내가 어릴 적 읽고 또 들었던 옛 이야기들이 지금도 다시 읽혀지고 들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그 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지만 이야기의 힘은 여전하다는 것이니까. 요즈음의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우리 옛 이야기에 강한 서정오씨 글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445506.jpg)
옛날 어느 마을에 홀어머니하고 사는 어수룩한 아이가 있었다. 머리는 좀 모자란 편이었지만 어머니 말씀을 잘 듣는 녀석이었다. 하루는 이 아이가 남의 집에 가서 힘든 일을 해주고 삯으로 돈 서푼을 받았다. 헌데 집에 돌아오는 길, 그만 받아든 돈을 우물가에 놓고 온 것이다. 어머니는 크게 야단을 치셨다. 돈을 호주머니에 넣어왔어야 했다고.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445507.jpg)
다음 날은 실컷 일을 해주고 품삯으로 강아지 한 마리를 받았다. 아이는 어머니 말씀을 기억하고는 호주머니에 강아지를 넣었는데 녀석이 주머니 실밥을 뜯고는 튀어버린 것이다. 빈 손으로 돌아간 아이는 어머니께 또 야단을 맞고 말았다. (야단치는 어머니는 크게, 주눅 든 아이는 자그마하게 그려진 그림이 인상 깊다.) 어머니는 새끼 줄로 묶어서 가져왔어야 했다고 큰소리 쳤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445508.jpg)
다음 날은 품삯으로 생선 한 마리를 받았더랬다. 아이는 생선을 새끼 줄에 묶어서 끌고 갔는데, 집에 돌아오니 뼈만 앙상하게 남아버렸다. 어머니 노발대발.(안 한다면 그게 이상한 게지...;;;) 그럴 땐 종이에 싸서 어깨에 척 메고 왔어야지!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445509.jpg)
다음 날, 아이는 또 남의 집 일을 해주었는데 이번엔 품삯으로 당나귀 한 마리를 받았다.(오옷, 주인 인심도 후하셔라!)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7603133341077.jpg)
무겁긴 했지만 어머니 말씀 잘 듣는 아이는 종이에 싸서 당나귀를 들쳐메느라고 무진장 고생을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운명적으로!!! 원님 따님이 행차하다가 보고 만 것. 원님의 따님은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려 병이 났었는데, 종이에 싸인 우스꽝스런 당나귀와 더 우스꽝스런 아이를 보고는 깔깔대고 웃고 말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가시도 빠져서 겨우 살아났다.
나중에 전후 사정을 들은 원님은 효자라면서 아이에게 큰 상을 내려주신다. 아이는 어머니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따고, 늘 그렇듯이 비슷하게 옛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나 어릴 때 이런 이야기 참 재밌었는데, 다 커서 읽으니 재미는 둘째 치고 자꾸 삐죽거리는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융통성 없고 응용력 없고 주변머리 없는 녀석을 매번 다시 가르치는 어머니 인내심이 대단하달까.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지만, 녀석처럼 시키는 것 이상은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까, 나는 살짝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줄 때는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아주 곤란한다. 옛 이야기의 마무리처럼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를 강조할 테지. 아, 재미 없는 현실의 이야기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