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마치고 돌아오니 부재중 통화 하나. 알라딘에서 온 전화였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전화했는데 연락이 안 됐고, 번호를 남겨놓으니 몇 분 뒤에 연락이 왔다.
하지만 알라딘에서 왜 연락을 했는지 전화주신 분도 알 길이 없고, 다시 알아보고 연락준다고 한다.
별 일 아니면 문자로 남겨주셔도 됩니다~했는데, 정말 별 일 아니었다.
'잘못 걸려온 전화였다고....'
소심한 나는 아까 올린 리뷰가 너무 줄거리를 길게 적은 탓에 리뷰가 아닌 '페이퍼'로 옮기라는 경고를 듣는 게 아닐까 멋대로 상상해 버렸지 뭔가.(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페이퍼를 서재 생활 초기에 읽었었다. 그때는 줄거리가 아니라 생활성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그랬다고 했지만...)
뭔 일이 있을 때 '내가 뭘 잘못했나보다'라고 덜컥 겁부터 먹는 성향은 좀 안 좋은 것 같다. 반대 경우도 영 아니지만.
맘에 안 드는 성격이네.
날은 으스스 내내 을씨년스러웠고, 싹퉁 바가지 학생 녀석 때문에 열 받고, 그런 녀석들을 따끔하게 혼을 내지도, 또 부드럽고 능숙하게 넘기지도 못하는 내가 너무 못마땅했다.
다정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운, 그래서 친구처럼 편한 선생님이 되고 싶지만, 나의 친절은 늘상 '쉬운 사람'으로 취급되어 이용당하기 일쑤. 최소한의 '예의'를 벗어날 때가 너무 많은데, 꼭 필요한 분노도 발산하지 못해서 속만 앓고 있다니. 이도 저도 아니어서 더 바보같다.
영악한 아이들보다 더 여시가 되어야 하건만, 난 워낙 곰 성향이어서 말이지...ㅜ.ㅜ
흔히들 '착해서 그래'라고 말해주지만, 별로 착한 것 같지도 않고(그냥 무능력하달까..;;;) 착하다는 게 곧 멍청하다고 취급되는 세상인지라 하나도 위로도 안 되고...
엉엉.... 요샌 집에 가도 이마에 내 천자고, 학교서도 힘들고, 안팎으로 너무 시달린다. 왜 이리 바보같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