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데트의 모험 2
권교정 지음 / 씨엔씨레볼루션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라자루스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검은 망토의 그가 어쩐지 슬퍼보인다.  예상했던 이별 때문일까.

미래를 아는 일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예언자들이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신념도 갖지 못한 존재로 살게 된 것처럼.  또 인간의 나약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문학 작품에서 흔히 보게 되는 예언, 혹은 신탁이란 늘 그랬었다.  닥쳐올 위험과 고난을 피하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고, 그것이 빌미가 되어 예언은 그대로 실현되어 버리는 것.  오이디푸스가 대표적인 케이스이지 않을까.  그래서 곁길로 나가자면 '점'을 보는 일 따윈 너무 무의미하다.  궁합도 마찬가지.  아무리 믿지 않는다고 큰소리 쳐도 신경 쓰이지 않을 턱이 없으니까.

이 작품 속 사람들도 그랬다.  어둠용 노이긴을 소환하는 인간을 미리 찾아 죽이겠다는 핑계 아래 고위 마법사들을 사냥하는 욕심에 눈먼 사람들.  그것이 라자루스와 페라트의 비극이 되어버린다.

그들이 마지막 시간을 보낼 때, 그녀가 펼친 마법은 무엇이었을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제거되고 심지어 아소렘까지 사라져버린 것이니 어둠 마법의 19레벨일 텐데, 빛의 마법의 19레벨인 영구 교환도 그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노이긴을 소환할 수 있는 상대로 가장 유력했던 것도 그녀였으니, 라자루스의 몸에서 그녀가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추측이 난무하게 되어버렸는데 딱히 답을 모르겠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늙지 않은 라자루스를 보니 더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작가는 섣부른 단정 대신 기다릴 것을 경고한다.(뭐, 그렇게 들린다^^;;;)

두 사람의 정사씬은 너무 밋밋해서 마치 종이인형을 보는 것 같았다.  작가 그림체의 특성 때문이긴 한데, 뭔가 절절했어야 마땅했던 그 밤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애석하게도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청년 데트. 미래의 데트 왕이 드디어 작품 속에서 등장했다.  꽤나 다혈질에 단순한 유형의 인간이었으며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꿈꾸는 그런 청년이었다. (소년에 가까운 기질이었지만.)

오센과 먼 길을 떠났고, 아마도 라자루스와 만날 것이고, 그밖에 몇몇 친구들을 더 만날 테지.  작품은 어쩌면 기대 이상으로 장편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로서는 기대작이니까 오히려 더 좋다. 

페라트와 라자루스의 이야기는 영화적인 요소가 많이 상상되어서 영상물로 본다면 얼마나 멋질까 상상해 본다.  시리즈로 오래오래 인기를 끌 것이다.  어떤 배우가 좋을 지 이것 역시 상상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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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7-07-17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맞아요.
페라트는 라자루스를 제외한 모든 사물을 소멸시키는 어둠 마법을 썼고,
라자루스는 죽어가는 페라트와 자신의 생명을 교환하는 마법을 쓰고...
그래서, 결국 라자루스의 몸이 된 페라트만 살아남는거요...ㅠ.ㅠ
아, 생각할수록 슬퍼 죽겠네..흑흑~

마노아 2007-07-17 23:54   좋아요 0 | URL
크흑, 역시 그렇게 된 거군요. 목숨과 바꾼 사랑이네요. 그만 살아있다면 이 세상의 종말도 상관없었던 그녀였는데, 오히려 그만 잃고 세상은 멀쩡하네요.. 찡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