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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15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매번 궁을 읽을 때마다 비판을 많이 했기 때문에 힘써서 작품을 창작해 낸 작가에게는 늘 미안함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아닌 건 아닌 거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보는 내내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지금 채경이와 신이 마주하게 된 시련이라는 이름은, 그들에게 떨어진 이유와 또 그 과정에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난 개연성 없는 전개보다는 차라리 진부한 게 낫다고 믿는 사람이다. 진부함을 피해가려다가 오히려 배가 산에 간 케이스랄까?
거기에다가 미루낭자의 전혀 어우러짐 없는 등장은, 시도때도 없이 변태 캐릭터를 내세우는 공내시와 마찬가지로 불편하기만 하다.
하나 일관성이 있다면 철없고 생각 없고 단순하기만 한 채경이의 일관된 성격인데, 보통 드라마에서는 이런 제멋대로 캐릭터가 꽤 귀엽게도 나오는데, 난 어째 혀만 차게 된다.
그래도 이번 이야기에서 나름 감동을 준 것은 마지막의 신의 대사였는데, 차갑기만 한 녀석에게도 한 발 앞서서 생각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고, 그 마음이 그 의지가, 두 사람을 구원해낼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다.
애석한 일은, 이야기의 전개 방향과 속도로 보건대 이 작품이 과연 20권 안에는 끝날 것인가 하는 우려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데, 작가도 한 템포 쉬어서 좀 멀찍이, 가능하다면 제발 '객관적으로' 작품을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인기 높은 드라마가 연장방영을 선택하면서 초반의 장점들을 다 갉아먹으며 초라한 종영을 맞이하는 것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