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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살아 있다!
숀 레비 감독, 스티븐 쿠간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학생들은 단체 관람으로 이 영화를 보고 와서는 재밌었노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었다. 나로서는 '박물관'이 소재가 된 것만으로도 흥미가 가는 영화였다. 주변의 평가는 재밌었다와 유치했었다로 갈려 있었는데, 지금 나의 감상을 말하자면, '유치하지만, 재밌었다'가 답이겠다.
어느 직장이든 오래 버티지 못하고 쫓겨나기 일쑤인 아버지. 아들에게 모처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박물관의 야간경비직을 맡게 되지만, 이 박물관에는 커다란 비밀이 있다. 바로 해가 지는 순간 미이라가 담긴 파라오의 보물에서 신기한 빛이 나오고, 그 빛으로 박물관에 있는 모든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이게 된다. 이스터 석상이 느릿느릿 말을 하고, 뼈밖에 남지 않은 공룡이 움직이고, 밀랍인형 대통령이 살아 움직인다. 로마의 병정들이 난동을 부리고 카우보이들이 여기에 가세한다.
첫날 크게 혼이 난 아버지는 당장에 이 일을 그만두려고 하지만 아들과의 약속이 떠올라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지침서에 따라 나름대로 방어 태세를 갖추고 박물관에서의 저녁을 맞이하지만, 생각한 대로 잘 되지 않는다. 아무튼 오늘 밤도 아버지는 큰 고생을 치를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만이라면 이야기는 평범할 수밖에 없다. 뭔가 더 위기가 닥쳐야 하고 또 그 위기를 극복해내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박물관이 살아 움직이게 된 것은 파라오의 보물 덕분인데, 박물관에는 이 파라오의 보물을 노리는 무리들이 있다. 보물을 빼앗기는 순간, 박물관은 박제된 물건들의 집합소에 지나지 않게 되었고, 아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던 아빠는 한순간에 거짓말쟁이가 되고 만다.
물론, 이야기가 여기서 끝날 리 없다. 아빠와 아들의 활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의 일치단결로 악당은 물리치고 박물관에는 찬란한 아침이 돌아온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고 볼거리는 그래픽으로 움직이는 박물관의 여러 전시물들에 있다. 워낙에 광고나 예고편으로 익히 보았던 것이어서 크게 놀랄 일은 없었다. 보고나서의 감상은, 역시 아이들이 좋아할 타입이라는 거였다. 그래픽이라는 것이 갈수록 진화되어서 최근에는 웬만큼 잘해 가지고는 별로 놀라지 않게 되는 듯하다.
아무튼, 제목이 주는 호감이 꽤 컸다.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영화처럼 살아있는 전시물들은 아니지만, 살아 영향력을 미치는 전시물들은 이후로도 많이 보게 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