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 세계사 3 : 중동 - 화려한 이슬람 세계를 찾아서 가로세로 세계사 3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가로세로 세계사는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보다 좀 더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해주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제목도 가로세로이니까.

 

이번 편은 '중동'을 주제로 했는데, 화려한 이슬람 세계를 찾아가는 것이 부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 나라들은 이란,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이집트, 시리아, 리비아,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오만, 바레인, 팔레스타인 그리고 이스라엘이 있다.(첫장에 나오는 지도가 요긴하게 쓰인다)  각각의 나라들의 역사를 하나하나 짚어준 것이 아니라, 이슬람권이라는 공통의 분모를 묶어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오늘날 크게 문제시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슬람 사이의 분쟁을 좀 더 깊이 있게 설명해 주었다.

 

앞서의 시리즈들이 좀 더 창조적인 느낌이라고 한다면 이번 중동 편은 단편적 사실들을 평행적으로 나열한 것이 많아 진부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병렬식 구조를 개인적으로 노트를 만들어 시간 순서에 따라 재구성을 해보면 좀 더 머리 속에서 확연하게 그림이 그려질 듯한데 작업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책으로 얻은 수확으로는 이슬람교의 구조와 교리와 보편적인 특성이고, 그 이슬람교가 그 지역 사회에 끼친 영향의 지대함을 좀 더 피부로 느꼈다는 점일 것이다.  그밖에 단편적으로 알게 된 부분들을 찾아보자면 이런 게 있다.

 

마호메트란 영국 사람들이 자기들 멋대로 사용한 이름이라서 무슬림들이 아주 듣기 싫어하는 호칭이다.  '무함마드'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이슬람'이란 말은 '귀의, 복종하겠나이다'의 의미.  즉 神에게 귀의, 복종을 의미한다. 

'읽는다'는 의미의 '쿠란'이라는 말이 곧 이슬람교의 경전이 되었다.

지하드는 무슬림의 의무 중 하나인데 '싸움', '노력'이란 뜻이다.  대지하드는 평생을 통한 자기 자신 안의 악과 싸우는 인생의 수양이자 독실한 신앙생활을 일컫는 것이고, 소지하드는 무슬림끼리 힘을 합쳐 공동체를 이루어 이슬람교와 신앙에 걸림돌이 되는 적들과 싸워 신앙을 지켜내는 성스러운 싸움이다.  지하드는 절대 개인 행동이 아닌 공동체의 활동이어야 하는데 9.11 테러를 일으킨 빈라덴, 쿠웨이트를 침공한 사담 후세인 등이 테러와 침략을 지하드라고 주장해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기도 했다.

‘스탄’이 끝에 붙으면 ‘이슬람국가’라는 뜻.

책의 말미는 거의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의 분쟁사를 다루는 데에 할애했는데 답답함이 치솟았다.  누가 먼저 잘못했는가, 혹은 누가 더 가여운가를 묻는 것이 어리석은 질문이 될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큰 상처를 주었고 또 상처를 받았다.

 

누구도 양보하지 않고, 누구도 인정하려 들지 않으니 그들의 사이는 벌어지기만 할 뿐 좀처럼 좁혀지지를 않는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나라들 역시 그 사이에서 어떤 이득을 바라기만 할 뿐, 그 사이에 끼어들거나 혹은 누구 한쪽으로 세력이 치우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참으로 냉정한 우리 사는 세계랄까.


속 시원히 답을 줄 수 없는 내용이었기에 책을 덮으면서도 마음이 묵직하다.  저렇게 싸우고 있는 것을 하나님이든 알라든 누구도 원치 않을 터인데, 그들은 누구의 영광을 위해서 오늘도 피를 흘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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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18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이득과 영광과 이념을 위해서 피를 흘리고 있겠죠.
타 종교의 신을 존중할 줄 알아야 자신의 신도 존중받는 법.

마노아 2007-04-18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읽은 건데 어디서 보았는지 잘 기억이 안 나요. 기독교 학생이 절에서 체험하는 무슨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 식사기도 시간에 난감했대요. 그때 스님께서 '두분은 서로 친구이실걸세'라고 말씀하시더래요.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었어요. 근데 진짜 어디서 보았지???

BRINY 2007-07-12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미션스쿨이라 교사분들 중에 기독교 선교에의 열정이 과한 분들이 계셔서 종종 곤란해요. 학생들 중에도 기독교 목회자 자녀가 많구요. 자기 종교가 중요한 만큼, 다른 보편종교에 대해서도 존중해주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