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연락 받고 알았다.  연초도매상이 책으로 나왔다는 것을.

이 책을 번역한 사람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2003년도 크리스마스,  그 해에도 어김 없이 크리스마스 정모가 열렸고(당시 우리 모임은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꼭 모였었다.)

언니는 뜻밖에도 소설 번역하게 되었으니 도움 좀 달라고 했었다.

당시까지 언니는 주로 다큐멘터리나 과학, 철학, 인문 서적을 번역해왔었고 소설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신랑 역시 객관적으로 봐줄 수 없을 것 같다고 번역본을 읽고서 어떤지 봐달라고 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언니여서 그러마고 했다.

그리고 해바뀌어서 2004년도 2월부터 이메일로 날아온 번역본은 날 혼란스럽게 했다.

일단, 분량이 너무 많았고 언니가 몰아서 보내주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다.

처음에는 전부 출력을 해서 읽었는데 종이가 감당이 되지 않아서 내게 온 한글 파일을 펼쳐놓고 빨간색으로 다시 표기해 가면서 읽어나갔다.  오타 수정과 문맥의 흐름이라던가 중복된 표현을 바꿔서 맞춰주기 등.

암 것도 모르는 내가 손을 댄 거라서 그게 편집 과정에서 얼마만큼 반영되었을 지는 하나도 모른다.

암튼, 그렇게 연초도매상 초벌원고를 몇 달에 걸쳐서 읽었다.

그 해 5월엔 연구수업이 있었는데, 연구수업 직전까지 원고를 읽느라고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책이, 출판까지 시간이 자꾸 밀렸다.  과연 나오는 걸까 걱정이 될 만큼.

근데 민음사에서 나왔다니 놀랍다.  이제 보니 작가가 엄청 유명한 사람이다.(사실 원고 읽을 때도 작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다...;;;;)

워낙 분량이 길었는데 3권짜리였구나.

반갑다.  책이 모자라서 내게까지는 전해주지 못했단다. 흑흑.

민음사 전집을 모으는 게 긴~ 목표인데 나중에 사비들여 사야지..^^

아무튼... 참 반갑다.  연초도매상.

내용은 무지 재밌었다. 풍자와 해학으로 뭉쳤는데, 내용을 크게 잡으면 하나의 미스테리가 풀리는 구조고, 패러디가 엄청 나오며 역사적 인물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나 그토록 다양한 성적 표현이 있다는 것에 경악했던 기억이 나는데, 번역하던 언니도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ㅎㅎㅎ

한마디로 '말싸움'이 끝내줬던 것.

이젠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보다 더 장황된 이야기가 걸리버 여행기만큼 흥미진진한 세계를 만나면서 펼쳐진다.

관심있으신 분들 꼭 보시기를... 재밌다우..^^

 

 

 

 

 

ps. 언니가 번역한 책들이다.  참여군중과 매트릭스로 철학하기는 재밌게 읽었는데, 스피박 넘기는 도저히 읽을 엄두가 안 난다.  언니도 읽지 말란다.  이해 못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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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6-25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1권 읽고 있는데... 재미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잘 넘어가네요.

마노아 2007-06-25 06:58   좋아요 0 | URL
재밌죠! 다행이에요^^
언니가 책 한질 구해놨다고 대전 오면 준다고 했는데 대전에 언제 다녀올 지 알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