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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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무지개 물고기"를 조카에게 선물했는데, 읽어주고 나서 무슨 얘긴지 알겠냐고 물으니 도리도리를 한다.

순간, 엄청 충격을 받았다.  조카 녀석은 이제 여섯 살이 되었는데 구구단도 외고 알파벳은 대문자 소문자 구별해서 쓸 줄 알고, 심지어 채팅도 한다.  그래서 당연히 이해할 거라고 여긴 동화책을 아이가 이해를 하지 못해서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둘째 조카가 태어난 뒤 큰 조카에게 신경을 많이 못 써줘서 아이의 인지 발달이 균형있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서 찜해 두었던 책들을 뒤로 미루고 쉬운 책을 찾아 헤맸다.

보통은 책을 읽어본 뒤에 사주곤 했는데, 이 책은 평이 워낙 좋고, 미리 보기로 보았을 때 아주 쉽게 쓰여진 것 같아서 이 정도가 좋겠어!하고는 주문을 넣어뒀다.

그런데 무지개 물고기 사건 며칠 뒤 언니한테 물어보니 아이가 잘 이해하고 있더란다.  헉... 그럼 뭐지?  나 혼자 오버한 거야? 하니, 그 자리에서 물으면 쑥스러워서 모른다고 한댄다.  아니 이런...ㅡ.ㅡ;;;;

그래서, 오늘 도착한 이 책을 보고는 잠시 고민했다.  너무... 쉬운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해"를 반복하는데, 내용인즉슨 너의 무엇이든, 네가 어떠하든, 무조건적으로 많이많이 사랑해~가 이야기의 전부다.

지극히 단순한 구조인데, 이상하게도 더 마음에 든다.  교육적 효과로 본다면 무지개 물고기의  그 화려함보다 더 멋지게 다가온다.

부모의 사랑이란 조건 없이 절대적인 것이어서(모두에게 100%는 아니겠지만 거의 대부분...;;;) 아이의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아이가 울어도 웃어도 그 눈에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그 넘치는 사랑의 마음을 아이에게 들려준다면, 그래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절대적으로 믿으며 자란다면, 그 아이의 성장 과정에 참으로 큰 힘이 될 거라 여긴다.

"사랑해"라는 말이 낯 뜨겁게 들릴 때가 많지만, 자꾸 해버릇하다 보면 일상어처럼 아주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들릴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랑해라는 소리를 들은 아이가 자라서 또 사랑해~라고 자연스럽게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조카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사랑해~"라고 말하며 꼭 안아줄 것이다.  이모도 사랑해~라고 말해준다면 더 없이 좋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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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2-1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이를 낳기 전까진 누구에게 사랑해라는 표현 닭살스러워서 거의 못했어요. 근데 부모가 된 이후 의식적으로 늘 반복하다보니까 그게 습관이 돼더라구요. 지금은 학교의 아이들한테도 사랑해라고 말하며 안아주는 것도 아주 잘한답니다. (어른은 빼고요.) 주변의 어른들이 자주 말해주면 아이들은 금방 배워서 잘하게 될걸요.

마노아 2007-02-1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친한 사람들 포옹도 자주 하는데, 같이 맞포옹 해주는 사람도 있고 바짝 얼어버리는 사람도 있어요. 자꾸 하다 보면 느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자주 안아주고 사랑해~라고 말해줘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