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의학적 성과는 '하수도'
[중앙일보 2007-01-20 07:49]    
[중앙일보 최지영 기자] 지난 160여 년 동안 의학 분야의 가장 위대한 성과로 '하수도'가 뽑혔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은 인류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현대 의학계의 성과 15개를 인터넷 투표에 부친 결과 하수도와 깨끗한 물(개인 위생)이 1위를 차지했다고 19일 발표했다.

BMJ는 구독자들의 의견을 들어 이 잡지가 처음 발간된 1840년 이후 가장 뛰어난 의학 업적 100가지를 선정했다. 이후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최종 후보 15개를 엄선하고, 이들 15개 후보작을 대상으로 네티즌 투표를 실시했다.

하수도와 깨끗한 물은 전체 투표자 1만1000여 명 중 1700여 명이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꼽았다. 15.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항생제와 마취, 백신은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이었다.

BMJ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는 네티즌의 대부분은 의사나 연구자 등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항생제나 마취, 백신, 유전자(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 같은 노벨상 수상 업적을 제치고 하수도가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미국 ABC방송은 "그만큼 오랫동안 많은 대중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도 "인류가 고통받는 질병 중 80%는 수인성(水因性)이며 아직도 하수도 시설 미비로 인해 하루에 1만4000명이 사망한다"고 설명했다. 20세기 들어 인간의 평균 수명은 약 35년 늘어났는데, 이 중 30년 정도가 하수도와 깨끗한 물 등 개인 위생 시설의 발전 덕분인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상.하수도 혁명'은 19세기 산업혁명과 함께 찾아 왔다.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면서 빈민 계층이 형성됐고, 몰려 사는 도시민들 사이의 열악한 개인 위생 때문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빈민뿐 아니라 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게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가인 에드윈 채드윅이 1834년 하수도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런던시가 이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당시 하수도 시설이 빠르게 보급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영국 의사 존 스노 박사가 1854년 콜레라가 수인성 질병이란 사실을 밝혀낸 것이었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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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2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가 위대했지.

짱꿀라 2007-01-2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동감

마노아 2007-01-21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