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트 플랜 + 싸인
로베르트 슈벤트게 감독, 조디 포스터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이 영화가 언제 개봉했는 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고편을 보고 몹시 흥미로워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비행기 안에서 딸이 실종되었는데, 딸 아이의 탑승 기록도 사라지고, 딸은 이미 죽은 사람으로 처리되어 딸을 찾언 어머니는 정신 이상자로 취급된다.  딸은 정말로 실종된 것일까, 그들의 주장대로 이미 죽은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마도 내가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지 못한 것은, 결말을 미리 알았기 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극장에서 보고 온 사람에게 그래서 뭐가 진실이야? 누구 말이 맞아? 하고 물었을 것이고, 그 답을 알았기에 굳이 극장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계속 궁금하긴 했었다.  더군다나 조디 퍼스트 주연이지 않은가.

원래 공포 영화는 못 보지만 가끔 스릴러 영화는 아주 재밌게 보기도 한다.  식스 센스야 정말 최고의 반전이었고, 그밖에 재밌게 본 영화들이 몇몇 있었다.  이제 이 작품도 괜찮게 본 스릴러 영화에 포함시켜야겠다.

연기야 두말할 것도 없고, 비행기의 묘사라던가, 효과음 등이 아주 현실감 있게 보여졌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911 이후 사람들에게 만연해진 공포와 의심, 그리고 집단심리, 비겁함 등을 잘 묘사했다는 점이다.

승객 중에 아랍인이 있는 것을 보자 딸을 잃은 어머니는 바로 그들부터 의심한다.  승객들도 마찬가지다.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 것.

하지만 그 승객들은 딸을 잃었다는, 애타는 마음으로 딸을 찾는 어머니의 편이 되어주지도 않는다.  말썽쟁이 아이들이 그 여자아이를 보았다고 했지만 믿지 않았고, '처음부터' 없었다고 강조하던 그들이니까.

그래서 영화 마지막에 조디퍼스트가 아이를 안고 지나갈 때에 승객들은 모두 시선을 피하지만 선뜻 나서서 위로를 해주거나 사과를 하는 이는 없었다.  제일 막중한 책임을 지녔던 기장만이 공개사과를 했고, 오히려 의심을 샀던 아랍인이 그녀의 가방을 들어주는 장면은 의미 심장하다.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의 사건.  비단, 그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만이 그런 행동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우리라고 다를 것인가... 싶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하나 더, 여자일 때보다 '어머니'일 때의 여성은 얼마나 강하고 또 지혜로워지는가 새삼 깨닫는다.  기대 이상으로 작품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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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1-19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이트 플랜, 점점 조디 포스터의 연기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랍인에 대한 편견을 꼬집고 있는 대목, 인사이드맨이랑 비슷했어요.
반전이 아찔했던 기억도 나네요. 집단공포와 비겁함의 추악함도 보게 되었지요.
이 영화에서 나온 테라피스트 역할의 배우가 '겨울여행'에서 작가의 부인으로 나왔는데 플라이트 플랜에서보다 훨씬 괜찮더란 느낌을 받았답니다.
마노아님, 금요일 하루가 저물어가네요. 편안한 시간 보내시길...^^

마노아 2007-01-19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사이드맨, 제목만 들어본 것 같아요. 저도 궁금해지네요. 테라피스트 역할의 배우가 저는 낯설더라고요. 마지막에 그 분의 그 민망한 표정도 기억에 남아요. 금요일도 이제 저물어가네요. 행복한 주말 시간, 우리 함께 보내요^^

마노아 2007-01-19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인사이드맨에도 조디 포스터가 나오네요. 게다가 악역이라니! 엄청 궁금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