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내려서 핀셋으로 모래 한 알갱이를 집어 1밀리미터 옆으로 옮겨놓는다면 어떻게 될 것 같니?"
"그건 네가 사하라를 변화시켰다는 뜻이야."
"사하라는 광대무변의 사막이야.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 왔다고. 그런데 네가 그 사막을 바꿨단 말이야!"
"네가 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인류의 역사는 그때까지 흘러왔던 대로 죽 진행되었을 테지......"
"제가 인류 역사의 진행 과정을 바꾼 거예요!"
"바로 그거야."
"제가 우주를 바꿨어요!"
"네가 해냈어."
"전 신이에요!"
"넌 무신론자잖아."
"전 존재하지 않아요!"-122-123쪽
살아남은 수천 명의 사람들은 희망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고문을 당한 거야. 로슈비츠 다리 밑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 머릿 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어. 계속 생각해야 해. 계속 생각하면 살 수 있어. 그러나 살아남은 지금, 이제는 생각이 나를 죽이고 있단다. 나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 그날 밤, 붉은 화염 덩어리 검은 물 같던 하늘, 전부를 잃기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내가 모든 것을 다 갖고 있었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단다.-2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