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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2disc) - [할인행사]
팀 버튼 감독, 조니 뎁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책으로 참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주위 반응에 관심도 갖고 그랬는데 뒤늦게 보게 되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조금씩 혼란스러웠다. 내가 참 재밌고 유익하다고 여기며 보았던 그 책의 내용과 이 영화가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말이다.
일단 팀버튼이 감독을 하였으니 분위기가 말랑말랑 로맨틱할 수는 없다고 여기는 바인데, 정말... 기괴했다.
윌이 웡커의 초콜릿 공장에 견학할 수 있는 황금 티켓 초대권 다섯 장. 그 다섯 장은 전 세계에 뿌려졌고, 온종일 먹기만 하는 어느 뚱보 소년 하나, 거대한 공장에서 직원들이 수일 동안 밤샘 작업해서 겨우 건진 티켓을 갖고 온 응석받이 제멋대로 소녀 하나,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경쟁소녀 하나, 해킹에 능한 폭력 소년 하나,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가난한 집의 찰리. 이렇게 다섯명과 그들의 보호자 한명씩 총 열 명이 웡커씨의 공장을 견학하게 된다.
최고 우승자에게는 놀라울 선물을 준다고 하였는데, 우리가 짐작할 수 있듯이 찰리를 제외한 네 명의 아이들이 모두 탈락하게 된다. 그들은 그들의 욕심이나 지나친 경쟁심리 또는 과도한 호기심으로 화를 자초한 것인데, 그 과정이 상당히 폭력적으로 묘사된다.
결과적으로 찰리만 남지만 찰리가 최고 우승자로 남게 된 연유가 별로 설득력이 없다. 그냥 착하다는 건데, 찰리야 물론 착한 소년이지만 다른 아이들이 그토록 가혹하게 떨궈져 나갈 만큼의 잘못을 한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웡커씨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가히 엽기적이었다. 오히려 이들 잘못된 아이들의 부모들이 보여주는 냉소적인 반응들이 말 속의 뼈를 느끼게 해서 그나마 교훈을 준달까.
후반부에 가면 웡커씨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찰리가 일깨워 주므로 모두가 행복했습니다~ 엔딩으로 접어드는데, 책에서도 이렇게 진행되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뭔가... 어설펐다.ㅡ.ㅡ;;;
조니 뎁은 워낙 좋아하는 배우인데, 캐리비언의 해적 시리즈를 찍는 와중에 이 영화를 찍어서인지, 잭 스패로우 때의 표정이나 모션 등이 겹쳐서 매력이 조금 떨어졌다.
노래도 재밌고, 영상도 즐겁고 초콜릿 궁전도 환상적이었는데, 그래도 내용이 뭔가 편치 않는 구성이다. 아이들이야 보면 좋아할 테지만, 그닥 교육적이지는 않다.(꼭 교육적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비교육적인 것은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이 영화는 내게 혼란스러운 즐거움을 주었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