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Green 4 - 농촌 총각에게 시집갈래요, 완결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로 내 주변에 이런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 실존해 있다면, 나는 너무 유쾌해서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한 주일이, 한 달이 즐거울 것만 같다.

실수도 많고, 사고도 많이 치고, 한번 빠져들면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들어 민폐도 많이 끼치는 그녀지만, 그 순수함과 그 열정과, 그 사랑스러움은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다.

실제로 농사 일이란 절대로 낭만적일 수만도 없고, 우리나라 농촌 현실을 떠올린다면 전업 농부로 사는 게 얼마나 고되고 서러울 지 짐작하지만, 그래도 작품을 보면 이렇게 사는 것도 좋을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흙을 밟고, 그렇게 작물을 거두고, 좋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장이라니..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은가.

일본 만화를 볼 때 자주 느끼는 것인데, 그들은 '전통'을 현재 안에 굉장히 잘 어우러지게 만들어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작품 속에서 전통 혼례를 집에서 치르는 모습을 보면서 '근사하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현실 속 모습이야 어떨 지 내가 알 수 없지만, 연초에는 기모노를 입고 신사를 방문하고, 여러 전통행사를 챙기는 모습들은 심심찮게 볼 수 있으니, 실생활에서도 그럴 거라고 짐작이 된다.

이 작품을 '순정만화'라고 장르 짓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그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는데, 여주인공이 치질로 고생하는 작품을 어디 쉽게 발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걸 절대로 흉하지도 않게 묘사하며 오히려 로맨틱하게 바꿀 수 있는 작가가 또 어디 있을까.  후반부는 읽는 내내 폭소를 터트리느라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지 않을 정도였다.

무뚝뚝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무심하기도 하고, 너무 욕심 없어서 재미 없을 법 하기도 한 마코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등 신랑감이다.  덜렁거리고 실수 많고, 대책 없어 어이 상실이기도 한 와코는 그런 마코토와 천생연분이다.

생각해 보니, 이 작품의 엽기 캐릭터 와코가 더 심각하게 망가지되 천재성을 부여받은 캐릭터가 노다메 칸타비레의 '노다메'가 아닐까 싶다.  치아키는 마코토만큼의 자상하진 않지만, 역시 비슷하게 멋지다. ^^

이 작품 그린이 쓰여진 때는 2000년에서 2001년도로 넘어가던 무렵인가 보다.  니노미야 토모코를 금년에 알게 되었는데 올해 만난 최고의 작가 목록에 꼭 넣을 생각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짱꿀라 2006-12-11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마노아 2006-12-11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