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어른을 위한 동화 7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11월
품절


-왜 세상을 잊으려 하시오?

-나는 나를 모르며 세상을 모르며 단지 미망 속에서 살고 미망 속에서 죽을 뿐입니다.

-흐르는 삶은 영원하고 그대는 아침이슬과도 같고 먼지와도 같고 물거품과도 같은 것이오. 사는 일을 알려거든 우선 그대 자신을 잊으시오.

-어미도 모르고 아비도 모르며 이름도 나이도 모릅니다. 나를 안 뒤에야 잊을 수 있고 나를 가진 뒤에야 버릴 수 있는바, 나를 본 적 없는데 어찌 잊으라 하십니까. 차라리 신 짓는 일에 나를 묻도록 허락해 주십시오.-40-41쪽

나를 버려서 바다를 얻고
나를 잊어서 숲을 얻고
나를 모르게 된 뒤에 하늘을 얻네
나를 먼지같이 여기고
나를 물거품같이 여겨 구하지 않으니
세상 끝이 보이고
삶이 나를 받아주네

나를 버려서 두려움을 잊고
나를 잊어서 고통을 넘고
나를 모르게 된 뒤에 속박을 푸네
나를 먼지같이 여기고
나를 물거품같이 여겨 구하지 않으니
세상 바닥이 보이고
삶이 나를 안아주네-6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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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2-06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지 슬퍼지는 글 같은데요

마노아 2006-12-06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공허한 느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