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을 때 휴대폰으로 주변 아무 건물이나 찍어 보내면 휴대폰이 현 위치와 목적지까지 경로를 알려주는 기술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했다.
사진 속 사람이나 사물을 클릭 한 번으로 지울 수 있고, 지워진 공간은 프로그램이 알아서 주위 배경에 맞춰 색을 채워넣는 기술도 나왔다.
웹카메라로 찍은 동영상 얼굴을 원하는 모습으로 바꾼 뒤 바뀐 얼굴을 움직이며 상대방과 대화하는 기술,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메신저를 주고받을 때 실시간으로 번역해 상대에게 보내는 기술, 사진 속 사물을 계속 확대해 들어갈 수 있는, SF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디지털 사진 확대 기술 등이 개발됐다.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MS리서치아시아(베이징연구센터)는 최근 IT(정보기술)산업과 사회상을 바꿀 첨단 기반 기술로 이 같은 웹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인으로서 이 센터에서 산ㆍ학 연계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이미란 매니저는 "MS 미래를 책임질 기술은 분야가 한정돼 있지 않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을 다 구현한다"며 "적용된 핵심기술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일부 기술은 상용화를 위해 대학과 기업들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먼저 베이징연구센터가 개발해 전 세계 MS 직원들이 모인 내부행사 때 시연한 'photosynth (입체 사진 합성) 기술'은 휴대폰으로 주위 건물을 아무 각도에서나 찍어 올리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건물 이름을 파악해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가령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빌딩 측면을 찍어 보내면 MS프로그램이 이를 기초로 포스코 건물 입체사진을 만들어내고 주소를 알려주는 식이다. 사이버상 로봇이 포털 등 모든 인터넷 사이트를 돌며 이용자나 사업자들이 올린 건물 사진들을 긁어모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이를 360도 각도에서 재현해 건물을 완성한다.
이를 기초로 휴대폰 이용자가 찍은 건물 일부분 사진을 입체적으로 완성해 낸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UCC(사용자가 만든 콘텐츠)를 모아 조합하는 셈이다.
MS리서치아시아가 개발한 웹캠 동영상 얼굴 변형기술은 컴퓨터에 웹카메라를 달고 영상으로 대화할 때 자기 모습을 변형시켜 상대방에 보여주는 기술. 가령 코를 키운다거나 동물 모습으로 얼굴을 바꿔놓으면 바뀐 이미지가 동영상으로 재생된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중국어ㆍ일본어ㆍ한국어 메신저 실시간 통역 기술은 가령 일본과 중국으로 동시에 메신저를 보낼 때 한국어로 쳐서 엔터를 누르면 실시간으로 해당국 언어로 번역돼 전달하는 기술이다. 메신저를 이용한 음성통화 때도 마찬가지로 실시간 번역이 이뤄진다. 억양이 달라도번역이 이뤄지는 게 핵심기술이라고 연구소측은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투리 등을 정확하게 번역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
이 밖에 디지털 사진 확대 기술도 눈에 띈다. SF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사진 속 어느 집 창문을 클릭하면 집안 내부 거울이 확대돼 나오고 거울을 클릭하면 거울 속에 비친 방안 사진이 확대되고, 이어 사진 속 인물을 클릭해 눈동자에 비친 사물까지 확대해 보는 기술이다.
MS리서치아시아는 MS연구센터 가운데 가장 나중에 생겨 생산성, 발표논문 수 등에서 케임브리지 인도 새너제이 샌디에이고 연구소 등을 앞질렀다. 'MS 미래를 보려면 베이징연구센터를 보라'는 말이 통용된다. 미국 MS 본사 레드먼드연구소를 조만간 앞지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진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