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역사 -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이는 어떤 사람인가?
트레버 커노 지음, 정연우 옮김 / 한문화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인류와 함께 한 지혜의 역사를 통해, 인류 문화의 여러 분야에 걸쳐 지혜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을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던 지혜의 의미와 모습을 종합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지혜가 인류의 역사 속에서 드러났던 다양한 형태의 모습들을 문화적인 장르로 구분하여 지혜와 관련된 인물이나 문화적인 소재들을 총 9개 단원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신과 종교; 신화와 전설; 역사; 문학; 점술; 철학; 신비주의와 마법; 속담; 현대 사회.

부록으로 지혜와 관련된 동서양의 격언과 속담들이 실려 있고, 각 단원마다 추가로 읽을 만한 서적들을 소개한다.

-      우선, ‘지혜에 관한 통일된 정의와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저자는 나름대로의 관점을 사용하여 다양한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지혜는 지혜로운 사람에게서 발현되고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      대부분의 사회와 문화에서 종교와 신앙에는 지혜와 관련된 사실을 살펴본다: 힌두교(사라스바티, 가네샤), 불교(문수보살), 조로아스터교(아후라 마즈다), 기독교(잠언), 고대 이집트의 토트와 이시스 신앙, 고대 그리스의 아폴로, 메티스, 아테나 신앙 등을 통해 지혜가 종교와 문화를 창조하고 전파한 모습이 소개된다.

-      다양한 문화권에 존재하는 지혜와 관련된 신화와 전설을 소개하고, 신화 속에 등장하는 지혜를 지닌 문화영웅과 이에 맞서 문제를 일으키는 트릭스터의 이야기 구조로 파악한다: 사회 문화 측면에서 보면, 관습과 전통의 수용을 둘러싼 태도로 볼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문화인류학적인 내용으로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동서양의 지혜로운 인물들의 활약상을 소개하여 이들의 역할로부터 사회에 공헌하는 3가지 유형(영성, 학문, 정치)으로 분류한다: 지혜로운 자들이 대우받는 환경이 시기와 사회문화적 조건에 따라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지혜문학이라는 장르에 속하는 다양한 문학작품들이 소개된다: 우파니샤드, 반야경, 성경(잠언, 욥기, 전도서), 우화, 동화, 비유담. ‘책 자체가 인간을 현명하게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한 저자의 깨우침은 매우 날카롭게 와 닿는다.

-      여러 시대와 사회문화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 중에 하나로 점술을 저자는 지혜와 관련 지어 해석한다: 다양한 형태의 점술(손금보기, 점성술, 여러 신탁(주사위, 알파벳, ), [역경], 전조, 책점, 카드점 등)이 미래에 대한 예측과 현실적 결정을 위한 조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결국, 이것은 모두, 인간이 가진 미래에 대한 불안의 해소 욕구와 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      철학적인 면에서 나타난 지혜의 양상을 크게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서양의 경우, 고대 그리스의 철학의 기원이 자연을 움직이는 원칙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하여, 소크라테스 이후 다양한 학파가 생겨나게 된다. 이슬람에서는 기독교의 이성 전통에 신비주의적 체험을 결합한 형태로 발전하였으며, 동양 철학에서는 유가, 묵가, 도가 사상의 예를 들고 있다.

-      신비주의는 대중적으로 보편적이기보다는 일부 소수의 특별한 형태로 존속해왔다: 마법이나 연금술, 종교의 이단적 신비주의(수피즘, 요가, 카발라, 영지주의). 마법은 사회적으로 종교적 신비주의는 개인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다르지만, ‘기적이라는 형태를 중요시한다는 공통 요소가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      속담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전달한다는 목적에서 교훈문학이나 우화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받지만, 나름대로 가진 특징을 저자는 소개한다: 짧은 문장, 훌륭한 식견, 세련된 표현. 속담이나 조언 형태로는 관점이나 가치관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통일되고 체계적인 철학 사상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게 된다.

-      최근에 나타나는 지혜와 관련된 논의들도 소개된다: 1960년대 시작된 기성 종교에 대한 반대운동인 뉴에이지운동, 19세기 후반 시작된 기독교 지혜론 운동(소피아주의), 아프리카의 현자철학,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최근의 지혜 연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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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우 독특한 책이다. 추상적이고 단순한 소재인 지혜에 대해, 광범위하고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일종의 종합 백과 사전같은 느낌도 든다.

전반적으로 단순히 지혜라는 주제에 관한 연대기적인 서술이 아니라, 지혜가 역사적으로 나타난 여러 가지 모습들을 다양한 문화사회적인 측면으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문화인류학적인 성격이 강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와 지역과 문화를 뛰어 넘어 인간 사회에 전해지는 지혜의 형태(문학, 문서, 종교, 관습 등)과 역할(조언, 미래 예측, 기적, 만능 등)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양상들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지혜에 이르는 길을 깨닫고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후대에게 남기는 것도 모두, 결국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지혜의 참 맛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 본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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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세계기록 2019 (기네스북) 기네스 세계기록
기네스 세계기록 지음, 신용우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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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록들을 주관하는 단체인 기네스(Guinness)사에서 총 3,500 여 개의 세계기록 중에서 자체적인 기준에 의해 선별한 기록들을 2019년 버전으로 출간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물체의 측정값과 인간이 활동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나 행위 그 자체에 대한 측정 기록들을 다루며, 10개의 분야에 걸쳐 기록과 기록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역사를 쓰다; 우주; 행성 지구; 살아 있는 지구; 인류; 놀라운 재주; 과학과 기술; 아트와 미디어; 스포츠; 집에서 따라 하기.

[역사를 쓰다]는 레고(Lego) 블록을 사용하여 재현함으로써 기념한 인류의 상징적인 건축물과 구조물 8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 에펠 탑;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호; 새턴 V 로켓; 디즈니 성; 버킷 굴착기; 컨테이너선; ‘스타워즈의 밀레니엄 팔콘 우주선.

[우주]는 지금까지 인류가 관찰하고 측정한 우주 천체에 관한 기록들과 측정하기 위한 인류의 업적들도 함께 설명한다: 우주의 거리, 행성, 별 등.  

[행성 지구]는 지구가 활동하는 모든 자연 현상들에 관한 기록들을 소개한다: 자연재해, , , , , 생물계 등.

[살아 있는 지구]는 지구 상의 과거 존재했거나 현존하는 모든 동물과 식물을 대상으로 기록들과 함께 관련 설명을 제공한다.

[인류]는 인간 자체가 가진 생물학적 요소들을 대상으로 기록들을 소개하고 있다: 최장신자, 최단신자, 최고령자, 최다 출산자 등.

[놀라운 재주]는 인간이 신체를 사용하여 시각적인 결과물을 얻어 내거나 만들 수 있는 모든 행위들에 관한 기록들이다: 음식 만들기/먹기, 수집하기, 저글링, 최다인원 참가, 익스트림 퍼포먼스 등.

[과학과 기술]은 인류의 과학과 기술 문명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컴퓨팅, 로봇과 AI, 건축, 도시, 항공기 등.

[아트와 미디어]는 여러 예술 분야에서 작성된 다양한 기록들이 열거된다: 장르별 최고 수익 영화,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앨범, 가장 긴 곡 등.

[스포츠]는 다양한 종목에서 수립된 많은 기록들이 소개된다: 농구 NBA 최다 점수 차 역전 경기, 축구 단일 국가대표팀 최다승 감독, 아이스하키 한 피리어드 개인 최다 득점 등.

[집에서 따라 하기]는 기네스 세계기록 보유자가 되어 인정서를 받는 절차와 간단한 종목 5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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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이 책은 경악과 충격, 감탄과 존경을 모두 자아내는 책이다. 세계 기록 중에는 성격이 매우 다양한 것들이 뒤섞여 있다.

약간 낯설고 징그러워 보이는 기록들도 있다: 최다 길이 손톱과 최다 피어싱과 문신과 관련된 기록.

굳이 이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종목과 기록들도 눈에 많이 띈다: 빨래집게 많이 물리기, 일본도로 저글링 많이 하기, 최고 속도로 뒤로 스키 활강하기, 포고스틱(일명 스카이콩콩)타고 저글링하며 빨리 달리기, 칼 많이 삼키기.

물론 감탄과 존경을 불러 일으키는 기록도 존재한다: 에베레스트 등반 성공자 수가 4,800여명, 대서양 조정 횡단 성공자수 885, /북극지방 탐험 성공자 수 399/247, 그리고 이 3가지 모두 성공한 사람 수 단 2;

신기한 것도 많이 소개가 된다: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은 마인드 크래프트이고 연간 수입이 가장 높은 유투버도 마인드 크래프트 기반 채널이라는 것;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반 남녀가 모두 일본인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에베레스트 최다 등정 기록은 3명의 네팔인 셀파가 21번으로 동률인 것도 흥미롭다.

인간이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도전하고 실패와 성공을 모두 경험했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역사와 이야기들을 기록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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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제국의 몰락 -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집대성한 엘리트 신화의 탄생과 종말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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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근의 브렉시트나 미국의 우익대중영합 정치가 유행하는 사례같이 전세계적인 정치 환경의 공통적 요소인 ()엘리트 운동이 나타나게 된 본질적 원인인 소위 엘리트라는 계층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독일, 영국, 프랑스)를 중심으로, 특성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보아 3부분(엘리트 계층의 문제점; 엘리트 계층의 형성과정과 특징, 사회적 부작용과 메커니즘; 엘리트 계층의 극복)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전체 5개의 단원에 걸쳐 서술된다: 엘리트 제국; 엘리트 형성 과정;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과정; 엘리트 제국의 규칙;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정치.

엘리트가 무엇이냐를 따지기 전에, 우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엘리트 인사들의 사건들의 사례를 통해, 엘리트에 대한 반감이 불러 일으키게 된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부와 소득의 양극화 현상과 이를 바라보는 엘리트 계층의 인식과 태도, 부유층의 탈세 행각, 엘리트에 대한 대중적인 반감 정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우익대중영합 정치 현상들을 소개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엘리트라는 용어를 사회학적인 정의로 사용하고 있다: “사회적/정치적으로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특성을 지닌 소수”.

엘리트의 조건을 2가지로 보고 있다: 각 사회 분야(정치, 행정, 경제, 문화, 언론)에서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적 위치에 있거나 막대한 자산의 보유해야만 한다. , 권력의 유무에 따라, 단순한 지식인이나 부호와 엘리트가 구분된다는 것이다.

엘리트가 되는 과정은, 독점적 권력이 집중되는 사회적 위치에 신규 인물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2가지 채용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선별선택’. ‘선별, 공통된 교육과 직업, 문화적 배경에서 형성된 동질성을 바탕으로 기존의 엘리트 계층과 비슷한 사람의 경우를 말하며, ‘선택은 개인의 경제적 환경의 일정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공무원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엘리트 대학까지 포함하여 모든 채용 절차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저자는 지적한다.

엘리트 계층이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사회적 문제는, 자신의 사회적 출신 배경에 따라 정책과 법안을 결정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적 부의 소득의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데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여기에는 엘리트 계층만의 독특한 가치관과 개념이 존재하는데, 탈세나 위법에 대한 윤리의식이 없다는 점과 상속과 개인적 성취를 동일시하여 정부의 세금에 대해 반감을 가진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엘리트 계층과 신자유주의 정책을 약화시키기 위해, 정치 개혁을 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진보 정당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최근 전세계적인 정치적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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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채제공, 그리고 정약용 - 조선의 혁신가들 박영규의 새로 쓰는 삼각인물전 1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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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후기 부흥기를 이끌었던 영조와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3(정조, 채제공,정약용)의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개혁 정치의 전개 양상을 당시의 정치 상황 속에서 조명하고 있다.

책의 저자는 이른바 한 권으로 읽는 왕조 실록시리즈로 유명한 박영규 작가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정조 임금을 중심으로 정조가 계획한 정치 혁신 3단계를 완성하기 위해 활약했던 선대를 이은 충신인 채제공과 신진 관료 정약용에 관한 이야기들을, 11개의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3명의 운명적 만남; 이산; 채제공; 홍국영; 채제공과 남인의 정치 투쟁; 천주교; 정조의 혁신 기구와 정치; 신도시 화성; 채제공의 말년과 정약용; 정조의 밀찰 정치; 다산의 말년.

-       우선, 정조, 채제공, 정약용 3명의 기묘한 인연을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조와 채제공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채제공과 정약용은 사숙이자 친인척 관계로, 정조와 정약용은 직접 발굴한 신진 군신 관계로, 선대 아버지 세대에 있었던 작은 인연들도 자식들에게도 이어지게 된다.

-       정조의 정치적 입장이나 가치관이 형성되기까지 삶의 배경이 되는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할아버지 영조, 그리고 당시의 조선 조정의 정치적 상황이 묘사된다: 출생 콤플렉스를 가진 아버지 영조가 섬세하지만 민첩하지 못하고 심약한 아들 사도세자에게 발휘되는 엄격한 훈육 방식은 심각한 스트레스와 병증으로 발전하게 되고 조정 노론 세력의 정치적 계획에 의해, 결국, 가족뿐만 아니라 조선의 조정에도 비극을 가져오게 된다.

-       영조의 정치적 상황도 그려진다: 서인의 노론 세력의 지지를 받아 왕위에 오른 영조는 노론의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해 탕평책의 일환으로 소외된 남인 계열의 채제공을 중용하고, 채제공은 영조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게 되어 정조의 스승으로 활동하게 되고, 정조에게도 중신으로 인정받게 된다.

-       영조의 말년 시기, 즉 영조가 사망하고 다음 왕으로 정조가 즉위하기까지의 시기는 정조의 권력 쟁탈과 복수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영조가 사망할 무렵, 당시 조선의 조정은 왕실의 외척 세력과 왕족들, 특히 정조의 손위 옹주 모자에 의해서 좌우되고 있었다. 정조의 최측근 세력인 동덕회 4인방의 활약으로, 영조로부터 세손 이산의 대리청정 허락을 받아내게 되고, 그로부터 1년 후, 결국 미약한 왕권이지만 명분 상의 임금의 자리에 정조가 즉위하게 된다. 정조는 즉위 후 세손의 왕위 계승에 도전했던 왕족과 노론의 핵심 세력들을 우선 제거한다.

-       정조는 자신이 펼칠 정치를 3당 체제의 탕평책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3단계 계획을 수립한다: 노론과 외척 세력의 약화; 소론 중심으로 하는 남인의 보호와 육성; 3당 탕평책 기반 위에서 작동하는 절대왕권의 구축.

-       첫째 단계를 실현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측근 세력 동덕회의 한 명인 홍국영을 기용한다. 역대 최고의 권력을 한꺼번에 홍국영에게 제수하여 무소불위의 소위 세도정치를 행사하여 노론 기득권 세력을 대거 약화시키게 된다.

-       1단계를 어느 정도 완성하게 되자, 다음 단계인 남인 세력의 보호와 육성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때 남인의 대표격인 중신 채제공을 집중 등용하고 조정 기득권 세력인 노론과 소론의 온갖 공격으로부터 채제공을 보호하고 지켜내는 정조와 채제공의 고생과 노력이 시작된다. 즉위한지 10여년만에 노론, 소론, 남인의 3당 붕당의 탕평 조정을 구성하는데 성공하게 되지만, 얼마 못 가 천주교 사건을 만나 탕평정부는 와해된다.

-       진산사건과 신해박해는 정조와 남인 세력에게 정치적으로 매우 큰 부담과 타격을 주며 약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       정조가 시행한 새로운 정치는 정치 구조의 개편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게 된다: ‘규장각기구를 통한 정치, 학문, 문화의 혁신; 금난전권과 서얼제도 철폐 같은 사회경제적 제도의 개혁; 국왕 호위 부대의 개편을 통한 왕권 강화; 반면에 문학의 탄압 정책인 문체반정정책의 시행.

-       수원 화성을 건설하기 위해 정조가 치밀하게 준비한 사전 계획과 도시 건설 계획도 드러난다: 채제공의 지휘 감독 아래, 정약용이 화성의 설계와 축성을 하게 된다. 이때 정조가 바라는 수원 화성의 건축에 동의한 조선의 조정은 노론 세력이었으며, 이를 위해 정조가 이른바 영조의 금등지사를 이용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       정조가 평소에 사용한 비밀 서신인 밀찰에 관한 이야기도 밝혀진다: 정조의 정치 역학은 소수지만 합리적이고 타협이 가능한 노론 벽파와 밀찰을 통한 정치로써 정국을 자신이 주도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       미완성된 세력인 남인의 구심점인 채제공의 죽음 이후 새로운 대체자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한 정조의 죽음은 남인 세력의 몰락을 가져오게 된다: 정조의 정치 개혁은 미완성으로 끝나버리고, 결국 조선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정약용은 남은 여생을 유배지를 떠돌며 정치를 완전히 떠나 학문에서 수많은 저작을 남기게 된다.

 

 

 

전반적으로, 조선 후기 조선 문화와 정치/경제 면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에 궁궐에서 벌어졌던 정치 권력 투쟁의 살벌한 모습들이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무엇보다, 가장 똑똑한 조선의 임금 중에 한 명인 정조가 벌인 정치 행태(치밀한 계획과 은밀한 서신 교환)은 매우 놀랍고 충격적이다: 특히, 26살 때 그 모든 계획을 세웠다는 게 그 정도까지일 줄은 상상을 초월한다. 반면에 문체반정같은 정책을 보면, 비정상적인 개인사 탓이겠지만, 인간으로서 오로지 권력밖에 모르는 정조라는 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지게 된다.

결국 3당 탕평정치 체제를 완성해내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 정조의 정치 개혁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성공했다 하더라도, 정조보다 못한 수준의 후대 왕들이 과연 이 복잡 미묘하고 섬세한 3당 탕평정치 체제를 잘 운영해나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시, 참고문헌 목록이 없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에서 참고문헌의 부재는 객관성을 얻기 힘든 요소이라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사항으로 아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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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공화국 -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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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9년 현재 시점에 한국 사회에서 불공정불공평의 특성을 띠며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적 부작용과 모순들의 사회구조를 이른바 바벨탑 공화국이라는 형태라고 비유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해설한 책이다.

저자는 언론학자이자 언론비평가인 강준만 교수로, 한국 언론 미디어와 정치 현실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설명하는데, 이 책은 현재 시점에서 문제가 되는 사회 현상들의 공통적인 원인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바벨탑 공화국이라는 문제적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근본적인 원인과 다양한 현상들을 전체 10개 장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바벨탑 공화국; 초집중화; 부드러운 약탈; 젠트리피케이션; 게이티드 커뮤니티; 소셜 믹스; 전위된 공격; 학습된 무력감; 소용돌이 정치; 지방소멸론; 지방분권의 함정.

우선 저자가 말하는 바벨탑 공화국은 대한민국 사회의 수직적 삶을 지향하는 이데올로기와 ‘1극화된 수직적 사회구조의 비유한 모습이다: 청춘 세대의 좌절, 비정규직 문제, 갑질문제, 젠트리피케이션, 지방자치 등.

이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저자는 서울 초집중화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 초집중화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공간에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교육, 언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집중을 넘어서 과도하게 밀집되어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서울 초집중화현상이 만들어 내는 부작용은,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수도권과 강남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실패; 거주민의 생존을 파괴하는 한국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초고층 아파트로 대변되는 상류층의 분리와 배제 심리; ‘갑질 사태의 근본적 멘탈리티인 전위된 공격심리현상; 승자독식을 당연히 수용하는 학습된 무력감’; 지방을 서울의 식민지 형태로 전락시키는 지방 자치와 정치 선거 제도.

저자가 제안하는 서울 초집중화현상의 해결책은 다원주의와 분권화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교육기관의 이전과 정치선거제도의 개선을 들고 있다: 수도권 대학 정원을 줄이고 지방 대학 정원을 늘이거나 지원을 확대하는 방법과 현재 승자독식 선거구제를 비례득표 선거구제로 변경하여 정치 권력의 구조가 다원화되는 방안을 말하고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사회적 모순 현상이나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강준만 교수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한국 사회의 민낯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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