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흑의 힘 - 우리의 선한 의도는 결코 순진함으로는 지켜낼 수 없다
친닝 추 지음, 함규진 옮김 / 월요일의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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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책콩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동양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해당하는 처세술이라는 평가를 받는 중국 청나라 시기 저작인 후흑학의 내용에서 파생하여 인간의 사회적 영향과 비전, 태도, 본질 등에 관한 삶의 처세와 철학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총 16개 단원에 걸쳐 이루어져 있다: 리쭝우의 후흑학에서 후흑과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들을 설명하고, 저자가 추구하는 고차원의 후흑을 삶 속에서 양성하고 실천하기 위한 원리와 법칙들을 소개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대만계 미국인 비즈니스 컨설턴트 친닝 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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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흑(厚黑)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후안흑심(厚顔黑心: 낯 두꺼움과 시커먼 마음)보다는 후안무치(厚顔無恥: 낯 두꺼움과 수치심의 부재)라는 사자성어가 우리에게는 더 친숙한 표현으로, 둘 다 개인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저지른 개인의 비양심적이고 비윤리적인 사회적 행동을 가리키는 말에 해당한다. 다만, 후흑은 근본적인 행동의 목적과 원인이 개인적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후흑학은 중국 청나라 리쭝우의 저작과는 별개로 인생의 생활 속에서 적용시킬 수 있는 일종의 생활 윤리와 철학적 차원의 판단과 실천 원리와 법칙으로 제시한 것으로 동양과 서양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심리학적 내용에 근거하여 설명하고 있다:


성공적인 삶은 자신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자신만의 길을 따라 가는 삶으로, 고차원의 후흑을 성공적인 삶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자 법칙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런 악의적인 수단과 방법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려면 높은 수준의 정신 수양과 자아 성찰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차원 후흑이 가지는 공동 선과 이익이라는 사회적 단계의 후흑의 양성을 위해 힌두교에서 다르마(dharma) 개념을 도입하고 인내를 위해 장자의 초연함을, 속임수의 활용을 위해 손자병법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대만 출신 배경의 저자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그리고 철학적 태도와 시각과 행동의 차이를 다양한 경험담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금전적 이익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인간 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정원 조경의 범위에 과연 잔디가 포함되는가, 현실적 이익과 편리를 위한 배신이냐 당장의 손해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신의이냐 사이의 선택의 차이 등의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또 한가지는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이미 우주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신비로운 체계 안에서 작동한다는 세계관을 전제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종교 심리학 해설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개인마다의 다르마의 역할의 중요성, 인간과 자연 세계의 조화, 인간의 노력의 한계와 우연한 성공으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오묘한 힘의 작용 등의 신비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전반적으로 보면, 인간이 개인으로서 사회적 활동과 내면적인 인격과 수양을 위한 판단 기준과 행동 원칙을 설명하고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배울 만한 요소들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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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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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의 내용과 사고 방식에 기반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고안해내고 실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교양철학도서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3부분(철학자들의 생각법; 탁월한 생각을 만들어내는 사고 습관;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법)으로 나누어져 있다: 기존의 10명의 위대한 철학자가 주장하는 사상의 핵심을 요약하고 내용을 도식화하여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절차로써 활용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탁월한 아이디어를 생성해내기 위해 필요한 요소와 여기에 관련된 실천적인 행위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 내기 위한 중간 과정과 절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야마구치대학 국제종합과학부의 오가와 히토시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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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일상 생활 속이나 첨단 기술과 과학의 이론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현실 세계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영향을 끼치는 위력을 가지는 무엇인가 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디어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일까? 어떤 것이 좋은 아이디어인가?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토대로, 철학적 내용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성해내는 일종의 절차나 방식으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그리고 실현되기까지의 필요한 요소와 절차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는 것은 기존의 관습이나 전통적인 상식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수행함으로써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결과적인 측면에 대한 평가가 강조된다.


그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생성되는 중간 과정은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이디어를 고안해내는 착안점의 생성과 시작부터, 개발, 구현, 발표, 수정에 이르는 반복적인 단계의 순환 과정을 소개하는 것은 적절한 부분이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가 서술하는 형식 자체도 매우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유명 철학자들의 사상의 내용과 형식을 도식화하여 아이디어 생성 절차로써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과 모방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들뢰즈의 리좀에 기반한 오스본 체크리스트나 데이비드 루이스의 재조합 원리에 기반한 가능세계의 구축이나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신실재론에 기반한 다른 차원의 주머니 프레임은 매우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아이디어 생성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저자는 철학자들의 사고 방식에 기반하여 아이디어의 본질에 접근함으로써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이 결국 인간의 생활 방식과 태도에 밀착되어 있다는 평범하지만 강력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예를 들면,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하고 규칙적으로 놀이나 산책 같은 신체적 활동을 해야 하고 매사를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할 필요가 있으며 가급적이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나 생각을 표현하여 타인의 의견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철학적 사고를 활용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수단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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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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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지과학과 심리학에 기반하여 미술 작품 감상 행위의 심리적 작용과 감상의 심리적 효과를 반영하여 제작한 미술 작품들의 심리적 반응과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예술심리학 도서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앞의 2개 단원에서는 시각과 감상 행위에 대한 생물학적 그리고 심리학적인 측면에서의 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감상 활동과 심리적인 효과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미술 작품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감상 행동의 심리적인 반응과 효과, 그리고 이것을 위해 사용된 제작 기법이나 방식에 대해 나머지 10개 단원에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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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을 감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미술과 예술 관련 책들을 읽거나 다수의 미술 작품들을 관람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감상하지 못하는 경험이 더러 있어서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 내용의 거의 대부분이 생소하고 흥미롭고, 나아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현대 미술 작품에 대한 궁금증들을 한번에 해소시키는 내용이었다:

그림의 형태와 구성을 만드는데 점, , , 도형 등의 기본적인 요소들의 집단화를 이용한다: 간딘스키의 추상화 말고도 조선시대 동양화 겸재 정선의 산수도에도 사용되었다.

대상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시키는 기법으로 사용되는 색의 밝기와 명암 대비의 효과조차도 극대화시키기 위해 정점이동을 시키는 방식도 사용되었다.

풍경화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풍경을 볼 때 시각적으로 실세계에 속한 풍경이 익숙하다는 점과 심리적을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 크다는 것과 이런 비슷한 심리적 효과가 조형주의 그림에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형태와 색, 음과 색, 특히 현대 미술에서 사용되는 기법으로 색상의 질감과 농도의 강약 변화를 통해 일종의 리듬감을 불러 일으키는 공감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그림 속 대상의 자세와 동작을 인간의 몸과 유사하게 표현하여 공감각을 얻기도 한다.

인물화만큼 그 시대의 문화와 유행, 상식, 관습, 종교 등을 반영하는 그림이 없기 때문에 약간의 친숙함을 깨뜨리면 곧바로 그로테스크한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기법이 비대칭적 구조나 윤곽의 반복적인 표현처럼 직접적이거나 역시 공감각 효과의 역동적 리듬감을 노리는 기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미완성 작품이나 일부분이 차폐된 작품에게서 호기심과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처럼, 시각적 효과를 이용하여 시각적인 착각과 왜곡 이라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여 감상하는 방식의 작품도 만들어진다.


전반적으로 보면, 훌륭한 예술 심리학 저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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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시 이해 - 북한 도시를 아십니까? 북한 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강채연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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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북한의 대표적인 도시들의 지리적 특징과 모습들을 소개하는 북한 도시와 지리에 관한 교양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총 23개의 북한 도시들을 4개의 주제의 범주(평양 인근 도시; 항구 도시; 접경 도시; 광물자원 도시)로 묶어서, 각 도시마다 지리와 역사적 배경, 최근의 도시 모습, 향후 발전될 미래의 모습까지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국립통일원 교수이자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채연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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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인해 남한과 북한이 분단된지 75년을 넘어 가고 있다. 가족 세대로 따지면 3세대가 지나가 버린 셈이다. 도시와 국가 또한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들의 추억 속의 모습에서 3세대가 지나 버린 현재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더군다나 미지의 세계인 북한의 공산주의 독재체제 속에서 어떤 식으로 도시와 마을이 발전하고 변해버렸을까?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북한의 도시들이 가지는 지리적 특성 이외에도 북한 정부에 의해 개발된 최근의 모습과 북한 정부가 추진해온 발전 양상을 대략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아무래도 일제 강점기 시절의 역사적 배경에 기인하기 때문에 일제의 잔재 공장 시설들을 그대로 활용하여 만든 도시들도 많이 눈에 띈다: 사리원의 비료 공장, 함흥의 화학공장, 철강 공장의 청진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북한에서 야심차게 새롭게 건설한 도시들도 있어서 흥미롭다: 평양 보호를 목적으로 평양 주변에 조성된 평성, 군수산업 목적의 도시 김책, 기계화 공업 도시이자 군사적 요새인 희천 등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하고 관심있는 부분은 문화재와 관련된 역사적인 도시들이었다: 과거 역사적 유물과 유적이 다수 출토된 지역이라 역사문화 관광지로서의 성격이 반영된 모습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대부분 공장들이 들어선 모습에 놀라게 된다: 남북 경제 협력의 도시인 개성이나 고구려 유적지 집안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만포시의 경우가 놀라게 된다.


전반적으로 보면, 북한 도시들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 현재의 모습과 더불어 미래에 펼쳐질 모습까지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교양지리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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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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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자신의 인생에서 청년 시절까지의 대략 20 여년 간의 성장 과정을 담은 회고록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빌 게이츠 자신의 가족의 역사부터 시작해 자신의 탄생부터 청년 시절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를 창업하여 시애틀로 정착하기까지의 대략 23년간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학창 시절의 총명하지만 버릇없던 철부지 프로그래머 수재에서 초창기 개인컴퓨터 산업 분야에서 야망이 넘치는 청년 사업가로 서서히 변모해가는 모습들을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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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당대 IT업계에서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사업가로 떠올리는 사례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나 애플을 만든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를 떠올린다. 타고난 천재이거나 시대를 거스르는 역발상을 고안했기 때문에 성공은 당연하다는 평가가 들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편으로 이들에 대한 공통적인 평가로는 소위 시대를 잘 만난 운좋은 청년 사업가 출신이라는 편견이 강하다: 개인용 컴퓨터 산업이 태동하던 1970년대 말에 PC 컴퓨터 제조 사업과 PC용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에 뛰어들거나 월드와이드웹(WWW)이라는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IT 전자상거래 사업이 시작되는 1990년대 말에 뛰어든 덕분에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고 생각하는 착각 말이다.

물론 인생의 젊은 시절에 거대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 흐름을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빨리 알아채고 그 흐름에 편승하여 사업을 번창시킬 수 있는 기회와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히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 기회를 잡은 것과 실제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하여 번영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기업 경영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피를 말리는 생존 투쟁과 권력 투쟁의 결과로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만화 같은 신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빌 게이츠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빌 게이츠는 어쩌면 자신의 가장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부분까지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까지 자신과 관련된 진실을 밝힘으로써 수많은 오해를 해명하는 동시에 오해 속에 감춰진 평범한 사실을 덤덤하게 때로는 유머스럽게 때로는 문학적인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굳이 고백할 필요까지 없어 보이는 사실도 이야기한다: 자신이 똑똑하다는 자각 때문에 안하무인 격으로 주변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기억은 물론이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잔인할 정도로 반항했었다거나 향정신성 마약을 복용했었다는 경험, 특히 하버드 대학에서 만난 천재들 사이에서 느끼는 진정한 천재적인 재능에 대비되는 자신의 평범성에 대한 자각과 좌절의 경험까지도 꺼낸다.

개인적으로 공감하고 흥미로운 부분은 소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의 삶을 묘사하는 부분이다: 하루를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코딩-실행-수정사이클을 반복하다 잠들고 깨어나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알고리즘을 고안해내고 정확한지 검증하는 토론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 몇 가지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감이 지나쳐서 오만함과 거만함으로 나와버린 태도와 언행의 모습은 과거의 내 자신을 연상시키게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사업체를 경영하고 운영하는 일은 논리 법칙이 적용되는 프로그램의 가상의 세계와는 전혀 다르게 냉혹한 약육강식 법칙이 적용되는 현실 세계의 영역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상대방과의 거래나 계약의 성사를 위해서 때로는 솔직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베짱을 부려야 하는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특히 사업 초반에 휘말릴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처할 수도 있는 상황을 사전에 염두해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묘사되고 있는데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을 다루는 중년 시절의 회고록에서 법적 분쟁 관련 사례들이 본격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추측된다.

특이한 점은 명백하게 올바른 행위를 했던 인물들은 실명을 거론했지만 잘못을 저질렀거나 악의적인 행동을 했던 인물들은 실명 대신 단순히 직책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부지런하고 명석하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수재가 좌충우돌하며 23살의 청년 사업가로 태동하기까지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은 자서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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