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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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문명 발달사적 측면에서 분석한 책으로, 세계화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경제 체제의 3요소인 지리, 기술, 제도가 상호작용하며 문명이 발전하는 모습들을 설명하는 인류 문명론 성격의 역사 해설서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인류 역사에서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7단계의 시대로 구분하여 각 세계화 단계 시대 별로 경제 체제의 작동 요소인 지리, 기술, 제도의 측면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 받으며 혁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9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지막 단원에는 21세기 디지털 혁명 시기를 맞이하는 상황에 세계화를 대처하기 위한 저자의 생각과 조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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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문명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을까? 정복전쟁으로 인한 문화 전파와 같은 기존의 도식적인 설명도 있지만, 전혀 다른 방식의 접근 방식도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 책에서 다루는 보편적인 세계화의 단계적 과정에 의한 분석 방식이다.


저자가 인류의 역사를 바라 보는 시각이 독특하다: 경제 체제의 요소들이 서로 연계하여 작동하게 되면서 지역을 넓혀감에 따라 인류문명 간의 교류가 전지구적 차원에서 발생하게 되는 세계화를 단계별로 구분하여 인류 역사의 발전 과정을 분류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작 ,,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물론 저자도 참고 문헌으로 내용을 인용하면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아마도 인류 문명의 발달사를 경제 체제의 발달의 역사로 바라보는 방식이 저자가 사용한 경제 체제의 3요소 간의 상호 작용으로 분석하는 방식에서 유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저자가 주장하는 화합과 협력이라는 인류의 미래에 관한 조언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매우 낙관적이고 순수하다고 느껴지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왜냐하면, 환경 문제만 봐도 국가 하나 차원이 아니라 인접한 국가들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노력해야 비로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통해 국가 간의 긴장이 결코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시도해야 되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전반적으로 인류 문명의 역사를 세계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흥미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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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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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깊은 울림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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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열전
박시백 지음, 민족문제연구소 기획 / 비아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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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말기부터 현재까지 1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친일파의 역사를 친일파 인사들의 행적을 통해 담아낸 역사 만화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친일파의 형성과정과 현황을 소개하고; 친일파 중에서 부역의 정도가 심한 순서에 따라 국적, 경찰과 밀정, 만주의 친일파; 명망가, 관리, 군인, 문인, 연극/영화/무용계 예술인, 음악/미술계 예술인, 언론/교육/여성계 인사, 종교와 종교인, 재계 인사들 150여 명에 대해 친일 행적을 다루었다.


특별부록으로 대표적인 친일 인물의 약력을 싣고 있다.


저자는 역사만화가 박시백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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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지 역사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시기와 암울한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조상들이 이룩한 영광스런 업적에 자랑스러워 하듯이, 조상이 저지른 치욕스럽고 불명예스러운 처절한 실패를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싶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책 속에서 소개되는 친일파는 한국 사회 전분야에 걸쳐 등장하며, 친일파 인물 각각의 출신이나 활동 시기, 지역도 다양하지만, 친일을 하게 되는 동기나 배경은 공통적인 특징이 드러난다:


한일합방 초기에 친일활동을 했던 인물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한가지였다: 일본과의 합방은 희망이 없었던 조선 민중에게는 구세주와도 같은 구원이었다. , 조선 민중에게는 조선 후기부터 대한제국 말기의 시기에 부패한 관료들이 벌인 정치와 경제가 조선 민중에게 안겨주었던 낙후와 빈곤의 삶으로부터 일본과의 합병으로 인해 사회 인프라 시설과 기본적 제도 장치를 도입하게 되어 절대적 후진 상태를 벗어나게 될 수 있었으니 좋았다는 주장이다.


한일합방이 이루어지고 난 이후 해방이 될 때까지 일제 강점기 시기에 활동했던 친일 인사들의 주장도 한결같다: 일본측에 적극 협력하여 아시아 차원에서 서구 열강에 맞서는 것이 한민족을 보존하고 장래 조선 독립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해방이 되고 나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살아 남았던 친일파의 변명도 일관적이다: 친일 활동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조선과 조선 민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행위였으며, 일본이 남긴 유산 덕택에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와 사회가 외부의 침략을 당했을 때, 심지어 조선처럼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고, 외부세력에 동조하는 내부의 배반세력이 생겨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내부 반역 세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가까운 사례로 2차 세계 대전 때 식민지 경험을 했던 두 나라의 처리 과정이 좋은 대비가 될 듯 하다:


대만 국민들은 일본의 식민 지배 덕택에 과거 청나라의 부패 관리의 학대로부터 벗어나 일본의 식민지 시절 동안 개선된 삶을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친일파에 대해 우호적인 자세를 취한다.


반역자에 단호한 자세는 나치 독일에 협력한 비시 정부 인사 38천 여 명을 숙청하면서 드골 장군이 남긴 말로 대변할 수 있다

앞으로 프랑스가 외세 침략에 의해 나라가 없어지더라도 또다시 민족의 반역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실패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 같은 실수를 앞으로 반복해서 저지른다면 역시 같은 과거의 실패를 재현할 뿐일 것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인해, 현재 우리는 과거 친일파의 청산 작업이 미완료 상태에 있다.


대만? 아니면 프랑스?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인가?

우리의 선택이 후손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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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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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국 추리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작품들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들에 대해 당시의 영국의 시대적 상황과 문화적 맥락에서 분석하고 작가의 인생을 함께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체 작품과 자서전을 관통하는 16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19세기 제국주의 시기와 20세기 2차례의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변해버린 영국 사회와 풍습의 단면들을 묘사하면서 한편으로 유지되는 영국만의 문화 전통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연세대 사학과 설혜심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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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는 코난 도일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사랑 받는 고전 추리 작가에 속한다. 개인적으로 중고교 시절에 읽었던 경험이 있다. 이상하게도 다른 추리 소설 작가들에 비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예상했던 범인이나 주인공이 사용하는 범인의 추리 방식이 전혀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무엇이 어려웠을까? 영국 사회의 모습과 영국식 문화가 낯설었던 건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속에 등장하는 특징들에 대해 비로소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왜 그렇게 군인 출신 배경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지, 왜 저택이 작픔의 제목이나 배경으로 사용되었는지, 집사나 하녀 같은 하인들이 자주 등장하는지, 미국 출신의 부자와 상속자가 등장하는지 등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어렵다고 느꼈었던 부분들을 저자의 분석 덕택에 새롭게 재발견하게 된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사건들이다: 미스 마플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살며 외부 활동도 거의 없다시피 지내면서도 이웃들과의 대화와 목격자의 증언만으로 사건의 모든 전말을 꿰뚫어 보는 인물이다. 문제는 목격자들과 이웃들의 증언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목에서 범인 추적에 혼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그 혼란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하는 대화 내용의 모순이 바로 애거서 크리스티가 고안해낸 추리 문학의 장치라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오히려 이런 현실적인 실생활 배경의 묘사가 바로 애거서 크리스티만이 가지는 독창적인 특징이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사실 미스 마플스타일의 문제 해결 방식은 애거서 크리스티 이후 등장하는 다수의 소위 방구석 탐정추리물의 원형이 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훌륭한 문학 작품일수록 당대 시대의 특징적인 사회상을 충실히 반영하는 특징을 가진다는 주장이 옳은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근현대 영국 역사 속에서 시대적 상황과 문화적 배경에 대한 해설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작품들을 좀더 깊이 있고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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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로드 - 유라시아의 가장 북쪽길
윤성학 지음 / K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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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라시아 대륙의 험지들을 가로로 가로지르며 형성된 모피로드의 개척 역사와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모피로드가 개발되는 시기 순서대로 지역별로 개척되는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는 16세기 중반부터 21세기 현재까지 대략 450년이 넘는 시기를 다루고 있으며, 모피로드가 형성되기 위한 배경 조건들을 당시 국가적인 교역 경제와 영토 문제 관련 외교적인 관점에서도 서술하고 있다.


책의 저자는 러시아 전문가 윤성학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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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통로는 실크로드라고 알려진 2000년이 넘는 오래된 길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반면, 또 하나의 길인 모피로드는 상대적으로 젊은 통로여서 그런지 인지도가 낮게 느껴진다.


모피로드는 말 그대로 털 짐승의 가죽 모피를 상품으로 교역하기 위해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사용되던 통로로서, 러시아의 우랄 산맥을 넘어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와 캄차카반도의 페트로파블로프스키까지 연결된다

20세기 들어서 시베리아 횡단 철도 노선으로 대체되며, 현재는 내륙이 아닌 북극해를 지나는 북극항로의 개통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 있다.


왜 그 동안 모피로드는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교역로가 여러 국가들을 통과하는 국제적인 통로가 아니라 러시아의 영토 내부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저자의 지적대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궁극적인 경제적 실패가 명성을 묻히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모피로드가 저절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폭력으로 이루어진 역사였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거친 코사크 원정대와 수많은 시베리아 원주민 사이의 폭력, 폭력에 가까운 시베리아 자연 환경 혹독함 과의 싸움은 생존욕망이 인류 역사에서 얼마나 큰 동기와 자극으로 작용하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모피로드의 발달 과정에서 한국과도 등장하지만 미미한 역할로 만나게 된다

19세기 중반 조선시대 후기에 들어서 연해주 지방으로 조선인 유민이 생겨나게 되고 조선인의 좋은 이미지는 얻게 되지만 국제 정치적으로 조선의 지위는 서구 열강들의 먹잇감에 불과했다는 역사적 냉정함을 당시 외교 상황을 통해 깨닫게 된다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참석한 러, , , 조선의 외교대신들이 서로 비밀리에 만나 벌이는 외교적 협약과 거래에 대한 서술은 국제정치 판의 냉혹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모피로드가 과거에 그저 그랬다면 앞으로는 과연 어떻게 될까

저자는 대륙의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더불어 해상의 북방항로의 연결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러시아와 한국의 최고 지도자의 극동지역의 물류 교류 확대 필요성 인식을 근거로 들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북한의 개방이나 러시아의 항로 개방권 같은 변수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부분은 러시아가 청나라나 일본과 조약을 맺는 과정에 대한 묘사 부분이다

물론 영토 경계를 확정하거나 경제적 이득을 합의하기 위해, 대화와 위협, 일대일 거래를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일본처럼 상대국가가 처한 현재 상황과 전략 목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정보력이나 청나라처럼 군대의 힘으로 자신의 요구를 압박하는 실력 행사 위협은 현재 외교 세계에서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는 특징적인 면을 그대로 나타내는 대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모피로드의 개척 역사뿐 아니라 관련된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역사와 외교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07443)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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