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연구 - 일본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하여
야마모토 시치헤이 지음, 박용민 옮김 / 헤이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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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인과 일본 사회의 문화의 원형적 특성에 대해 일본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실례들을 가지고 분석한 일종의 일본 문화 해설서라고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은 크게 3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기의 연구; ‘=통상성의 연구; 일본적 근대주의에 관하여. 이 책의 저자는 2차 대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고 서양의 기독교 사상에 경도된 특이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먼저 일본 사회의 독특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공기에 대해 대략적인 정의와 생성과 확산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가 사용한 공기에 대해 역자는 분위기라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적절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정서라는 표현과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감정을 대상에게까지 확대하여 절대적인 경지까지 감정 이입시킨 결과로 생겨나는 일체화단계가 되면 이념화나 신념화로 고착화 되어버려, 대상물에 대해 오로지 찬성과 반대의 2분법적인 세계만이 남게 되는데, 그 어떤 합리적 비판도 수용되지 않으며 오히려 암묵적인 집단적 응징으로 대응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공기의 영향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저자가 파악하고 있는 일본 문화의 원형적 본질은 이른바 로 표현한 자신의 통상성이다. 외부적인 요소(사상이나 종교)들에 대해 일본 사회가 자신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외부 요소들을 용해하여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에 이른바 소화효소역할을 하는 요소를 저자는 의 역할로 나타내고 있다.

세번째로 저자는 일본의 천황제를 서양인들이 바라보는 시각, 즉 진화론과 신정제의 대립의 문제를 서양의 기독교 사상에 기반하여 분석하여 기술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현재 일본 사회의 제도와 정책에는 서양의 과학과 사상의 관점에서 모순되는 점들이 병존한다는 사실을 저자는 지적하며, 그것이 이른바 일본의 근본주의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인과 일본 사회의 문화를 형성하며 작동시키는 근본적인 사상적 원형을 다룬 일본 문화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역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저자가 파악한 일본 문화의 원천이 되는 원동력인 공기, 사실 우리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을 파악하는데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공기는 우리네 정서민심에 해당되며, ‘의 경우 일본의 범신론이 있다면 우리는 현묘지도에 대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일본 문화의 원형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책이다. 기존의 일본 문화 해설 서적과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진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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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규칙 다시 쓰기 - 21세기를 위한 경제 정책 보고서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김홍식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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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이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채택해오고 있는 공급측면의 경제학(이른바 시카고학파가 주장한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경제 정책이 만들어내어 2016년 시점에서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 경제적 불평등의 영향과 현상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들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적 정책과 구조적 제도 개선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의 경제정책이 기반하는 경제원리의 소개; 현재 시점에서 나타난 경제정책들의 부작용으로 인한 사회적 현상과 문제점; 현재 대두된 미국 경제와 사회적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개혁적인 정책과 제도의 제안.
저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는

우선 서론에서 경제 원리의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전통적인 정부의 시장개입과 복지 정책 시행을 주장하는 케인즈학파의 이론에 대립하여 1970년대 시카고대학의 학자들에 의해 제창된 공급주도의 경제원리, 이른바 신자유주의가 대두되고, 19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부터 정부의 규제와 개입을 없앰으로써 시장의 자율적인 작용에 의해 경제 시스템이 운영되는 정책을 시행하여 약 35년 동안 추구해온 결과가 더딘 성장과 심화된 불평등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2가지 원인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최고소득층의 세율 절감으로 인한 이른바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세수가 증가되지 않았고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게 되었다는 점과, 기대했던 시장의 자율적 작동 방식이 기술 변화세계화에 대응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1부에서는, 잘못된 정책의 결정과 시행으로 인해 현재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 문제들을 대략 9개 부분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경제와 시장의 본질적 기능과 특성; 금융 부분에서 드러난 시장에 대해 시장지배력이 끼치는 폐해; 주주혁명 운동의 영향; 최고소득층을 위한 부자 감세의 부작용; 완전고용(이른바 정규직’)의 효과와 중요함; 노동 운동과 노동 조합의 역할; 근로기준과 복지 비용의 관계; 구조적 인종 차별의 문제점; 성차별의 문제 등을 다룬다.

2부에서는, 2가지 관점에서 정책을 제안한다: ‘지대 추구 행위 방지중산층 규모 확대를 목표로 한다. 최상위 계층의 소득 강화를 제한하기 위해 시장의 독점 방지와 균형적 지적 재산권 정책을 시행하며, 국제 무역 개방 정책과 정부의 공공 의료 서비스 시행, 금융 부문 개선, 기업 투자를 위한 조세 정책의 입법화 등이다. 중산층 강화를 위해서는 4가지 방향의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완전고용을 위한 제반 정책, 노동자의 권리 강화를 위한 제도와 규칙 마련, 노동시장의 개방화 제도, 노동 참여 인구 확대를 위한 제반 공공서비스 지원 등이다.

부록으로 최근 미국 경제가 보이고 있는 불평등의 추세와, 불평등의 원인이면서 세계적 유행인 신기술세계화에 대한 영향을 기술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처해 있는 경제적 문제와 이로 인해 야기된 정치, 사회에 나타나는 현상들의 근본적인 원인들에 대해 광범위한 학술 연구 결과들에 기반하여 치밀한 분석과 진단을 내리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도 매우 놀랍다.

현재 한국이 처해있는 정치, 경제, 사회적 부조리한 모습들과 많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매우 놀랍고 흥미로웠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인기를 얻게 된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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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투자 핵심 노하우 - 국내채권부터 해외채권까지
마경환 지음 / 이레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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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채권 투자의 기본 개념과 투자 원칙과 방법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내용의 구성은 크게 3부분(채권 투자와 관련된 기본 개념; 채권 종류별 투자 방법; 올바른 채권 투자 전략의 수립 방법)으로 나누어져 있고 총 14개의 장(chapter)에 걸쳐 다루어지고 있다.

첫 번째 부분에서는 주로 채권 투자와 관련된 기본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다: 금융투자 상품 중에서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 채권 투자 수익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 채권의 다양한 분류와 투자 방법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국내 채권 시장뿐 아니라 해외 채권 시장에까지 영역을 넓혀 채권의 종류별로 투자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 채권 시장과 해외 채권 시장의 차이와 투자 장단점, 거시 경제 상황에 따른 채권 종류별로 다르게 움직이는 채권 가격의 성질과 투자 시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변화된 경제 환경 속에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채권 투자 전략을 올바르게 수립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간접 채권 투자를 위한 채권 펀드 상품의 선별 방법, 거시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경제 지표와 의미, 채권 시장의 지표와 주식 시장의 지표 사이의 관계와 의미, 개인투자자가 직접 분석할 수 있는 거시 경제 지표 관련 자료 등을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으로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이 책에서는 채권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전문용어들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쉽게 문장들로 풀어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 원리들을 핵심적으로 압축하고 도식화하여 설명하는 부분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채권 투자 관련 정보에 집중하여 자세히 설명한다는 점이 일반 투자자로 하여금 채권 상품의 속성과 투자의 핵심 원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듀레이션이나 베타에 대해 말로 설명하는 것이나 경기 변동과 채권 가격 변동의 연동 그래프 등은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둘째, 국내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해외 시장까지 범위를 넓혀서 다양한 종류의 채권 상품 유형까지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한정된 국내 채권 시장과 달리 잠재적인 경제 성장성을 지니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이머징 마켓)의 채권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알아야 할 채권 종류별 속성과 투자 방법, 그리고 주의 사항 등은 현재 개인투자자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해외 채권 투자의 요구에도 부합되는 면이다. 예를 들면, 저자가 제안하는 해외 채권 투자 시 환헤징 여부 판단 가이드라인은 매우 유용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단순한 채권 투자의 원리 설명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소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채권 투자 전략의 핵심인 거시경제 요소와 분석 방법까지 소개한다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다. 특히 거시 경제 지표를 활용하는 채권 시장의 상황에 대한 해석과, 채권시장의 지표를 사용하여 거시경제와 주식시장의 상황을 해석하는 방법은 금융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와 분석으로까지 이끄는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각 장(chapter)이 끝날 때와 중간 중간에 핵심적인 내용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요약 해서 보여주는 것이 특이한데 마치 참고서나 정리노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전체적인 내용을 복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거시 경제 분석 지표와 관련해서, 한국 경제 지표와 관련된 내용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는데 추후에 꼭 보강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은 놀라운 책이다. 지금까지 국내 저자의 채권 투자 관련 서적 중에서 이토록 기본적인 채권 투자 이론에 충실하면서도 포괄적이면서도 실용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본 적이 없다.

채권 투자의 기본 원리부터 전문적인 투자 전략의 수립 방법까지 채권 투자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훌륭한 교과서이자 입문서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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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중국어 회화 2 : 초급 - 혼자서도 문제없는 시원한 중국어 회화 2
길노을 지음, 리쉬에화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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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어 초보자를 위한 발음과 말하기, 쓰기 중심의 중국어 회화 교재로서, 원래 시원한 중국어 회화시리즈 3권 중에 2권에 해당한다. 책의 내용은 총 10개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단원당 2일씩 총 22, 6주 완성의 학습 플랜도 소개되어 있어서 독학 계획을 세우는데 참고할 수 있다. 부록으로 본문 회화와 단어 발음 MP3 파일 CD와 문장과 단어 발음 요약 노트, 그리고 중국어 간체자 쓰기 노트 등이 제공된다. 또한 교재와는 별도로 시원스쿨 웹 사이트에서 동영상 강의를 한 달 동안 수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구성이 독학으로 학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나, 동영상 강의도 확실히 도움이 된다.

시중에 중국어 회화 교재가 많이 출판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교재만이 가지는 장점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몇 가지를 말하고 싶다: ‘말하기 중심분량의 해방감’, 그리고 한자 쓰기’.

기본적인 성조와 발음을 익힌 후에 실제로 완성된 문장을 말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 책의 [준비하기] 코너에서는 3가지 말하기 포인트(느리게, 보통, 빠르게)를 두어 독자로 하여금 본문 회화를 연습할 때 조급하게 하지 않도록 해주는 점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다. 사실, 처음엔 굳이 왜 3번씩 읽게끔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거듭해서 반복하다 보니 심리적으로 조급함이 사라지고 안정감이 생기는 효과가 생기는 걸 발견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두 번째는 독학 학습 교재로서의 특성인 하루 학습량이 적다는 점이다. 보통 한 단원의 구성이 [단어와 문장 준비하기], [회화 본문] 2, [어법], [말하기 연습], [연습문제], [문장 확장 연습]6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습관련 부분을 제외하면 MP3 파일이나 동영상 강의 분량이 보통 30~40분을 넘기지 않고, 중간에 얼마든지 중지했다가 다시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학습 분량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또 한가지는 한자 간체자 쓰기 노트의 유용함이다. 간체자는 한자(번체자)의 축약 형태라 쉬워 보여서 간과하고 있었는데, 이런 쓰기 노트처럼 간체자를 획순대로 그어나가는 연습을 하다 보니, 역시 한자는 쓰기를 통해서 외워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별거 아닌 것 같았는데 교재에 나와 있는 대로 떠라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중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어서 좋았고 중국어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도 되어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음 시리즈 3권도 무척 기대가 된다.

중국어 회화를 초보 수준에서 독학으로 말하고 쓰기 중심으로 학습하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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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생물 - 생물의 역사가 생명의 미래를 바꾼다! 세상을 바꾼 과학
원정현 지음 / 리베르스쿨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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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물학 분야에서 발견된 중요한 법칙과 원리들을 시간적 순서를 따라 기술하고, 발견되기까지 숨겨진 이야기와 과학사적인 의미를 소개한다. 책의 내용은 7개 장(chapter)에 걸쳐 주요한 7가지 생물학적 발견과 원리들을 다루고 있다: 혈액 순환 이론과 근대 생리학의 출발; 생물 분류 방식과 분류학; 식물과 광합성의 원리; 다윈의 진화론; 세균과 백신; 멘델과 고전 유전학의 발달; 유전물질의 정체와 구조의 발견.  

17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영국의 생리학자 윌리엄 하비가 주장한 혈액순환이론은 기존의 과거시대의 의학이나 해부학자들의 연구방법과는 달리 정량적인 사고에 기초한 관찰과 실험, 합리적 추론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근대 생리학의 기초가 되는데, 이것은 17세기 당시 학문적 분위기인 기계론적 사고 관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하비가 시행했던 실험과 주장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현재 시점에서 보면 중고등학생들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추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8
세기 린네와 분류학은 사실 평소에 중요성을 잘 못 느꼈었는데, 생물 분류학의 목적이 생물의 다양성과 진화의 역사를 다루는데 기여한다는 저자의 지적에 매우 의미 있는 분야임을 알게 된다. 흥미롭게도 동양에서 16세기 명나라 이시진이 본초강목을 저술했다는 부분에서 2가지 사실이 연상되어 떠올랐다: 17세기 초반 허준이 본초강목을 참고하여 동의보감을 저술했다는 점과 약 500 여년이 지난 2015년 노벨 의학상과 노벨 생리학상을 탄 중국의 투유유(도유유) 교수가 중국 전통 의학 처방 서적에서 언급되던 개똥 쑥의 효능에서 말라리아 치료 성분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특히, 투유유 교수의 전통 의서에 대한 연구 업적은 오늘날 한의학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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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식물과 광합성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시행했던 프리스틀리의 실험도 매우 흥미로웠는데, 정작 실험의 결과에 대한 해석의 올바른 의미는 후대에 밝혀졌다는 점도 특이하다. 광합성 원리의 발견 과정을 읽으면서, 역시 식물에게는 물과 햇빛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다윈의 진화론이 발표 당시의 과학계와 대중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 매우 힘든 엄청난 충격이었는데, 주된 이유가 직접 눈으로 진화과정을 확인할 수 없고 증거 화석들의 발견이 적었다는 점을 말하는 저자의 지적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윈이 주장하는 자연선택의 의미가 진보처럼 특별한 목적이 있는 진화 과정이 아니라 다양한 개체의 형질 속에서 적응에 성공한 개체만이 진화과정을 겪는다는 것임을 알게 된 점이 좋았다.
세균과 백신의 관계가 전염병의 원인과 치료제를 구하는 과정에서 탄생되었다 사실들을 저자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소개한다. 특히, 포도주의 산폐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파스퇴르의 연구에서 세균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소 젖을 짜는 목동에게는 천연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우두 백신을 개발하게 된 점은 흥미로웠다.
멘델의 유전이론 역시 발표 당시 과학계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후대에 인정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어쩌면 현재 시점에서 우리에게 허황된 주장처럼 들리는 이론도 다시 한번 눈 여겨 볼 필요성을 느끼게 만든다. 더군다나, 멘델의 연구 방법이 생물 유전 실험과 결과 분석을 위해 통계 수학을 적용한 일종의 최근에도 유행하는 학문적 교섭 접근 방식이었다는 점도 매우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DNA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 경쟁을 벌였던 일련의 생물학자들 사이의 행동들에서 독자로 하여금 2가지 교훈을 깨닫게 해준다: 과학자에게 학술적인 교류가 얼마나 중요하고, 연구 윤리가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이 책은 생물학사에 등장하는 과학자들과 생물학적 원리, 그리고 그 발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함께 소개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고 쉽게 읽힌다. 한편, 과학의 근본적인 의미와 과학 기술의 적용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속에서 대중들이 어떻게 규명된 과학적 사실을 수용하여 지식을 확장하는 지에 대해 과거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제시해주고 있다. 왜냐하면, 저자가 예시한 사회적 진화이론처럼, 과학은 항상 진보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과학적 원리와 사실을 수용하여 사용하는 일반 대중들의 잘못된 과학 원리의 이해에서 인류 역사의 비극적 사건이 비롯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학의 역사에 기반한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위한 훌륭한 저서라고 생각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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