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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95
허먼 멜빌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평점 :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미국 문학의 중요한 작가로 평가받는 허먼 멜빌의 중단편 소설 5작품을
모은 중단편집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5개의 작품을 담고 있다: 필경사 바틀비; 총각들의 천국, 처녀들의
지옥; 빈자의 푸딩, 부자들의 빵부스러기; 행복한 실패; 빌리 버드.
저자는 미국 19세기에 활동했던 소설가 허먼 멜빌이다.
<필경사 바틀비>
미국 뉴욕 맨하튼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필경사로 채용되어 근무하게 된 바틀비는 자신의 주변 사무실 동료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오로지 독립적으로 근무를 해나간다. 바틀비의 독립성이 너무 과도한 나머지 협력과 관용을 요구하던
변호사도 포기하고 바틀비에게 해고 통지와 함께 사무실에서 퇴거 명령을 내리지만, 바틀비는 이마저도 거부하고
무작정 변호사 사무실에서 계속해서 기거하며 머무른다. 이에 모든 걸 포기한 변호사는 사무실을 옮겨 버리고
바틀비와는 연락을 끊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그후로 며칠이 지나 법원 청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변호사는
감옥에 갇혀 있는 바틀비를 만나게 되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바틀비의 모습만 확인하고 돌아가게 되고, 얼마
뒤 바틀비의 최후 소식을 듣게 된다.
<총각들의 천국, 처녀들의
지옥>
런던 템스 강변의 템플 바에 모이는 모임은 결혼을 안한 신사들이 구성원으로서 주로 법조계에 종사하는 기득권 계층의
사람들이다. 이들에게는 기혼자들과는 다르게 자녀와 부인으로 인한 걱정과 근심이 없기 때문에 먹고 마시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행복을 만끽한다.
한편, 도시에서 떨어진 험준한 산맥 사이에 있는 분지에 자리잡은 제지소는
인근 폭포의 물을 이용하여 제지 기계 장치 동력으로 쓰고, 시골 출신의 젊은 처녀들을 기계공원들로 고용하고
있으며, 기계공 처녀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반복되는 작업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한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빈자의 푸딩, 부자의
빵 부스러기>
가난한 농부들의 식탁에서 먹었던 형편없지만 최선을 다해 만든 음식을 먹었던 경험과, 런던의 최상류 인사의 연례 자선 행사로 제공되는 연회에 참가해 최상위층이 먹다 남긴 화려하지만 전혀 실속없는
음식을 먹었던 경험을 대비하여 그 어떤 것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평가는 그저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행복한 실패>
미국 허드슨 강가에서 유압 기계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광기어린 발명가 삼촌이 오랜 세월을 공들이는
모습을 통해 발명가의 노력이 그려지는 한편, 그동안 달라져버린 주변 환경과 주변 지인들인 조수와 조카의
모습과 자신의 성격을 발견하고는 그나마 자신의 성격의 변화를 행복한 위안으로 삼는 것으로 인생을 마감한다.
<빌리 버드>
18세기말 영국의 증기선 이전의 전함 인도미터블호에 승선한 21세 빌리 버드는 앞돛대 망루병으로 복무한다.
고지식하고 권위적인 비어함장의 엄격한 함정 휘하에서 전투 경험이 풍부한 선임 위병 부사관 클래거트는 신임 수병
빌리 버드와 사소한 마찰을 빚게 되면서, 클래거트는 함장에게 빌리를 반란위험 인물로 고발하게 된다. 함장은 클래거트와 빌리를 불러 조사하려는 자리에서 상관인 클래거트의 허위 비방에 못이겨 살인을 저지른 빌리는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실제 반란의 의도와 목적이 있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빌리는 사형선고를
받고 교수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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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멜빌이 미국의 문학계에서 받는 평가는 상관없이, 허먼 멜빌이라는
19세기에 활약했던 소설 작가의 매력을 흠뻑 맛볼 수 있는 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은 주로 1860년 남북전쟁 이전에 작성된
작품들로서, 당시 미국 사회의 정서나 문화 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19세기에도 미국의 첨단 도시 뉴욕은 상업과 법률가의 도시라는 인상과
함께 그럼에도 모든 면에서 유럽대륙의 정통성에 비해 뒤쳐지고 낙후되었다는 인상을 잘 그려내고 있다:
산업이나 경제에서 산업혁명이 18세기부터 시작되어 19세기부터는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건설하며 누볐던 영국이나 프랑스가 가진 소위 귀족 계급의 문화에 대한 상대적
열등감과 콤플렉스가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국에서 기계동력에 의한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는 남북전쟁 이후 복구시기인 1860년대 중반 이후부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부 뉴욕 출신의 허먼 멜빌은 젊은 시절 유럽의 산업화 현장을 겪었던 체험에서 자본주의와 산업화에 대한 통찰을
누구보다도 일찍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교양 지식과 기독교 사상의 테두리
안에서 참조하여 상징과 은유를 표현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작가 허먼 멜빌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 부분을 말한다면, 단연코 문학적 문장력을 꼽을 수 있다: 치밀하게 구성된 양극단적
단어와 어구의 대비와 배치, 마치 한 편의 그림이나 영화의 한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뛰어난 시각적 묘사, 아름답고 적절하게 어울리는 단어의 선택이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허먼 멜빌의 작품들의 소설의 이야기들은 특별한 매력을 발견하지 못할만큼 구조나 전개가 평범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단점을 압도하여 감싸주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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