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프랑스사 역사를 알고 떠나는 세계인문기행 2
제러미 블랙 지음, 이주영 옮김 / 진성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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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책콩 카페의 도움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프랑스의 역사를 정치, 지리, 문화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서술한 교양역사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3천년이 넘는 시기를 시대별로 순차적으로 구분하면서 역사적 사건의 발생 당시의 내부와 외부의 정치적 상황과 전후 사회적 배경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총 14개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영국 엑서터대학교 역사학과 제러미 블랙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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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와 근교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처럼 호화로운 궁전들을 보면, 17세기 중반에 루이 14세가 막대한 건축 자금을 어디에서 조달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알고 보니 자금의 원천이 전쟁 배상금으로 얻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된다.

지루한 말이지만 어떤 국가의 역사를 이해할 때 정치 권력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 전통까지 파악하는 것이 비로소 당시 사회의 양상을 이해할 수 있고 사회 전체의 모습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이야기는 기본적인 상식으로 통하는 시대가 되었다:

프랑스 역사를 이해할 때도 마찬가지 상식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프랑스 역사를 이해할 때 프랑스 국민들의 풍습이나 문화를 떼어놓고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전체적인 통합적인 시각을 가지기 어렵게 만든다: 프랑스 역사를 역사와 지리, 문화적 관점을 적절히 혼합하여 서술한다는 차원에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있다.

기존의 다른 프랑스 역사책들과 달리 근대와 현대 부분의 분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만큼 고대와 중세 시대의 비중을 줄이고 핵심 사건들만을 핵심적으로 요약해서 정리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역사학자인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통사적인 시각과 해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 역사의 가장 큰 흐름은 전쟁이 동인이었다는 것으로, 중세시대에 전쟁이 자주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지리적으로 분할된 영역마다 생겨난 독특한 지역적 정체성이 작용했으며, 근대에는 강대국의 입장에서 전쟁에 참가한다고 이야기한다. 봉건 군주제의 유지에는 교회의 공시적인 승인과 지지가 필수적이며 지방 영주와의 사이에서, 영주와 기사계급 사이의 충성 맹세와 고용조건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특이하다고 생각된 점은 아무래도 저자의 배경이 영국인 출신이라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나오는 특징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예를 들면, 4세기때 갈리아 지역으로 이동해온 게르만족을 굳이 바바리안(야만인)이라는 용어로 묘사하고, 잉글랜드 왕과 노르망디 공작과 앙주 백작과 아키텐 영주의 사위인 헨리2세의 무덤이 영국이 아닌 프랑스에 생겼다고 해서 굳이 헨리2세의 정체성을 영국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하고, 18세기 프랑스 혁명이 정치,사회,종교,문화,지역 사이의 갈등이 저변에서 작용한 것으로 지금까지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이어진다고 보고있고, 현재의 프랑스를 독자적 노선을 통해 미국과 유럽내 영향력을 두고 견제하는 입장이라고 보고, 특히 현재 당면한 프랑스 내부 정치의 문제는 인구 구성상 절대 다수의 민족그룹이 없는 대신에 소규모 민족과 문화 그룹이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다수를 만족시키는 민주주의 정치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잦은 분쟁과 정권 교체로 이어진다고 파악하고 있다.

또 한가지는 유명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도 긍정과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19세기 초에 등장한 나폴레옹이라는 천재군인의 영광 뒤에 가려진 무능력한 독재 통치 행위도 열거하고,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점령당한 비시 정부의 영달을 향한 기회주의적 파시스트 부역행위와 이에 대한 4공화국의 처벌도 다루며, 비록 현대 프랑스의 가치가 포용 정신이라고 하지만 전혀 용납되지 않는 이민자들(동유럽, 북아프리카 출신)에 대한 본토인들이 가지는 반감을 서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적은 분량임에도 결코 단순하거나 평범하지 않고 통사적인 통찰이 돋보이는 교양 역사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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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 - 비관마저 낙관한 두 철학자의 인생론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지음, 이시은 옮김, 박찬국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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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책콩 카페의 도움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19세기의 독일 관념론 철학의 두 거장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과 사상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비교와 대조 분석으로 드러나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용해 두 철학자의 사상을 깊이있게 다룬 교양철학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총 14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크게 보면 3개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사상을 다룬 1(4)2(3), 니체의 철학과 사상을 다룬 4(4), 동일한 주제에 대해 두 철학자의 주장과 입장을 비교하는 3(3)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철학애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의 본질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맹목적인 노력이라는 의지이고, 인간은 세계를 구성하는 일부분으로서 세계 속에 존재하는 다른 구성물들과 동일한 의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의식이나 지성은 의지와는 별개의 요소로 의지의 영향을 받는다.

-인간의 의지행위는 절대적인 자유로운 행위가 아니라 성격과 동기에 영향을 받은 의지에 의해 결정론적으로 결정된다.

-의지는 목적이나 종료가 없는 노력 그 자체이며, 단순히 욕망을 충족하는 의지행위는 또다른 욕망을 위한 의지행위로 대체되기 때문에 욕망이 없는 상태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게 된다.

-의지를 부정하는 것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선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의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의 의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2부에서는 여러가지 주제에 관한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다루고 있다:

-사랑에는 남녀 간의 성적 사랑과 연민에서 비롯되는 자애의 2종류가 존재하는데, 쇼펜하우어의 추종자 음악가 바그너가 생각한 인류 구원의 역할을 하는 자애의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인간의 죽음은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영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본질이 비합리적이고 생존을 향한 의지이고 삶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에 삶에의 집착을 극복한다면 삶으로부터의 해방을 얻을 수 있다.

-노력과 고통으로 이루어진 비합리적인 쇼펜하우어의 세계관에서는 철학적 염세주의 주장으로 표현된다: 불쾌의 총합이 쾌락의 총합보다 크다.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것보다 낫다.

3부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적 입장과 견해 차이를 보여준다:

-무신론적 입장: 쇼펜하우어가 비록 기독교 교리의 연민과 자애, 금욕 사상을 지지하지만 기독교 세계관(유일신과 창조, 원죄설과 구원신앙)의 부정과 비난에서 무신론적 입장이다.

-고통의 정당화: 세계 자체가 고통으로 가득 차있다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적 세계관에는 고통의 의미는 존재하지 않고, 고통 속에 도덕적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는 니체는 생명정론의 입장이다.

-정동과 인식: 쇼펜하우어는 인식이 정동과 감정에 종속적이지만, 니체는 정동과 감정이 인식에 유익한 영향을 끼친다는 관점주의를 주장한다.

4부는 니체의 철학을 서술한다:

-니체의 미학 이론은 예술과 진실의 3가지 관점으로 제시된다: 아폴론적, 비극적, 소크라테스적 관계.

-고통에는 극복을 통한 성장이라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자기 부정이나 자기 희생 같은 도적적 본능은 충동상태에 영향을 미치지만 자기긍정 같은 위대함은 충동상태의 증상으로 구별된다.

저자는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교 철학과 교수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철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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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한국의 20~30대 젊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쇼펜하우어의 죽음과 니체의 위버멘쉬(초인)’ 사상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별다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철학자의 철학 개념과 이론들 사이에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깔려져 있다는 사실은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데, 바로 이 책의 주된 주제이자 내용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2명의 철학자의 철학 개념과 사상의 내용을 기반으로 요약하고 비교 분석과 비판을 한다는 점이다: 물론 철학자의 주요 핵심 원리와 주장들을 압축하여 정리한다는 점만으로도 활용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기본적인 철학적 아이디어와 이념을 구축하고 증명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자의 비판적 사고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도 느끼게 된다.

한편으로 복잡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는 지점도 생기는데, 이 책에서 서술되는 철학적 개념은 4가지 관점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쇼펜하우어의 관점, 니체의 관점, 저자의 관점, 일반 대중의 관점을 생각하고 읽는 것이 개인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내용은 마치 쇼펜하우어가 선배 철학자 칸트의 개념과 사상을 인용하고 비교하고 비판하기도 한 것처럼, 니체 또한 선배인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동일한 방식으로 연구에 사용한다는 점이 놀라운 점이다: 한마디로 주석 차원을 넘어 평가를 내리는 부분은 충격적이었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19세기 독일 관념 철학의 두 거장의 철학 사상을 정리하고 비교 분석함으로써 핵심 철학의 원리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폭을 넓혀주는 교양철학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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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프랑스어 문법 - A1 - B2 필수 문법 완벽 정복
손윤지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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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외국어 전문 출판사 시원스쿨닷컴에서 발간한 [Go! 독학] 시리즈로서 프랑스어 초보자를 대상으로 프랑스어 문법을 스스로 단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프랑스어 학습 교재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총 25개의 단원으로 구성되며, 각 단원마다 학습목표, 문법적 지식과 설명, 단어 정리, 핵심 문법 사항, 점검용 mini-test와 연습문제 그리고 해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문 연습과 어휘, 연습문제 pdf와 원어민 mp3 자료는 출판사(시원스쿨 프랑스어) 사이트에서 제공되어 있다.


저자는 시원스쿨 프랑스어과 손윤지 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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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어를 외국어로서 먼저 배운 입장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려다 보니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영어와 비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프랑스어 문법 중에서 가장 고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성()과 수() 요소이다: 명사/대명사, 동사/준조동사/조동사 등은 영어나 다른 외국어에도 등장하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형용사에 남성과 여성, 단수와 복수를 구별해야 한다는 점은 좀처럼 적응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프랑스어의 시제는 좀더 세밀하게 구분한다: 예를 들면 서술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모든 동작이 완료되었거나(대과거), 여전히 진행중이거나(반과거), 곧이어 완료된 경우(복합과거)를 구분하는 것도 낯선 항목이다.




문법에 관한 내용 위주이고 문법적 설명도 복잡하지 않고 학습 분량 기준으로 1과의 분량이 8~12페이지 정도이기 때문에 학습 부담이 적은 편이다.


교재를 중반 정도 진행했을 때 한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학습 분량이 적은데도 진도가 생각보다 나아가지 못하고 시간도 늘어나게 되었는데 원인을 따져보니 2가지로 압축되었다: 바로 단어와 연습문제 풀이에 있었다. 연습 문제의 경우 초반에 쉽게 풀다 보니 이후 대충 생략하고 넘어가게 되다 보니 어느 순간 분명히 이전 단원에서 배운 내용인데 기억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특히, 이전 단원에서 배웠던 단어들은 무조건 암기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절대적인 원칙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역시 외국어 학습에는 암기만이 왕도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굳이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말하자면 프랑스어 발음과 관련된 부분이 부족한 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책의 목적과 초점이 프랑스어 문법 중심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발음은 부차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독학하는 초보자를 위한 프랑스어 문법 교재로서 적절한 분량으로 단계적이면서도 충실한 설명을 담은 프랑스어 어학교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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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 - 자본주의는 어떻게 이동하며 세계의 미래를 바꿔왔는가?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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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본주의가 인류 역사에서 탄생하여 성장과 발전하는 과정을 지리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사회경제학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6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와 국가 체제, 나아가 국제 관계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과 과정을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들을 통해 시대 별로 서술하고 있다:

-대항해 시대 초기 은광의 독점적 소유에서 오는 부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사치와 잦은 전쟁을 통한 국력과 재정 소모로 몰락해버린 에스파냐는 교훈적 사례에 해당된다.

-17세기 북해 청어 산업으로 축적한 부를 기반으로 해양무역과 금융자본주의를 통해 강소 선진국이 된 네덜란드를 만들어낸다.

-18세기 벗어날 수 없던 가난 속에서 탄생한 영국의 산업혁명와 산업화의 물결이 이끌어낸 산업자본주의로의 진화하면서 19세기 서구 열강제국주의의 선봉으로 활약하게 된다.

-18세기 말에 이미 형성되어 가던 산업자본주의가 민중의 착취와 귀족계층의 사치가 만연했던 프랑스의 절대왕정 하에서 피어난 대혁명의 결과를 계기로 드러나며 19세기 계몽주의를 기반으로 식민지 쟁탈전을 야기시키게 된다.

-19세기 말에 다수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소수 지배층으로부터의 일방적인 개혁이 결국 산업자본주의의 실패로 끝난 채로 20세기의 공산주의 체제가 수립되면서 몰락해버린 잊혀진 러시아는 에너지자원 무기화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독일 역시 19세기 뒤늦게 유럽 산업자본주의 후발주자로 시작해 단기간에 급성장해버린 파시즘에 사로잡혀 나머지 유럽과 전세계의 평화를 깨뜨리고 전범 국가가 되어 분단되지만 20세기 후반의 통일을 통해 유럽연합 내 위치를 회복 중에 있다.

-지리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국가 미국의 19세기 중후반부터 시작된 산업자본주의의 발전은 2번의 세계 대전과 세계 경제대공황을 겪었음에도 현재까지도 이어지면서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군림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전쟁이 종료되는 20세기 중반 이후 서양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와 국제화가 결합되면서 혜택을 보게 되는 동아시아 3개국(중국, 한국, 베트남)의 압축 성장 이야기도 소개된다.

저자는 진주교육대학 사회과 교육과 이동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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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역사서에서 한 국가나 국제 관계 나아가 문명의 역사를 서술하거나 이해할 때 주로 정치 권력적인 측면의 시각에서 권력 획득의 향방을 중심으로 따라가거나 유기적인 인과관계를 형성하여 이해하려는 경향이 많이 있다. 그래서 경제적 요인이 국가 권력의 획득, 유지, 행사에 큰 영향을 끼친다 거나 국제 관계에서 전쟁으로까지 유발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간과하거나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산업혁명과 금융자본경제 체제가 결합되어 산업자본주의가 확립되고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된 20세기 이후 벌어지는 국가 통치와 국제 관계의 가장 큰 근본 원인으로 정치나 사상적 이념이 아닌 경제적 이익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 책은 그런 현실 정치와 외교의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미중 무역전쟁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경제적 요인이 크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노동집약 산업국가에서 기술집약과 첨단 산업 체제로의 변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과학/공학 기술 분야 지적재산권 도용과 타국의 자본침탈을 벌이며 한국과 산업적 경쟁관계가 되어버린 중국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중국에 적대적으로 맞서며 새로운 국제 정치와 경제 질서를 만들려고 하는 미국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리고, 직접적인 경쟁관계인 중국과 달리 오로지 에너지와 원자재 산업국가인 러시아를 상대로 우리는 러시아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지리경제학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자본주의를 흥행시킨 국가들의 사례들을 통해 강대국으로 진화하는 요소들과 과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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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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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책콩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일본사회와 일본인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문화인류학의 고전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일본의 정치, 역사, 종교, 경제, 사회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일본 사회와 일본인의 가치관과 사유 방식, 행동 습관들이 일상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의 조건과 모습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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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사실, 한국과 일본, 중국, 3국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요즘처럼 한일 양국의 방문 관광객들의 수가 최대일 정도로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시기도 없고, 일본과 이웃 국가이고 역사적 관계도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일본에 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왜냐하면, 우리 입장에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루스 베네딕트의 저서를 통해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길거리에서 갑자기 다치거나 쓰러지는 사람을 목격했을 때 일본인들의 반응이 구호 활동이 아니라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것인지, 일본 추리 소설에는 등장인물의 도덕적 선악의 구분이 없는 행동이 주로 묘사가 되는지, 왜 그렇게 성문화와 성산업이 발달했는지, 정한론(征韓論)이 왜 생겨났는지, 일본군은 부상자 수보다 전사자의 수가 10배 이상 많은 지, 소위 상급자의 폭력과 괴롭힘이 일본 군대문화의 전통과 관습이 되었는지 등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일본 고유의 독특한 가치관과 습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존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이 책에서는 알려 준다: 천황제, 위계 질서와 복종, 기무와 기리, 개인의 명예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도 언급했듯이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이 공유하는 공통적인 사상과 종교적 개념이 있지만 각국의 가치관과 관습에 의해 조금씩 변형되어 수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면, 유교와 불교가 수용되는 형태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에서는 일상 생활 속의 윤리와 가치관으로서 작용하고, 일본에서는 개인 차원의 수양을 고양시키는 일종의 지식 차원으로 수용된다.


이 책의 저술 배경과 목적에도 흥미로운 점이 있다: 시작은 2차 세계대전에서 마주하게 된 기이한 문명을 가진 적군인 일본을 어떻게 대적해야 할 것인가를 해결하기 위한 인류학 보고서로서 시작되었지만, 종전 이후 어떻게 일본을 평화롭게 갱생시켜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놀라운 점은 저자인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을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고 오로지 문헌 자료와 미국 내 체류하던 일본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역사와 전통, 일본인의 사유 체계와 태도, 일본 사회의 가치관과 관습 등에 대해 인류학적으로 분석해냈다는 사실이다.


또 한가지는 책 제목으로 사용된 국화와 칼이 다양한 의미를 포함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국화와 칼 모두 일본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면서, 단적으로 일본인의 특성인 이중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국화는 일본 황실의 문장이기도 하고 정원예술의 소재이자 자연과 예술성을 표현하며, 칼은 무기로서 폭력성을 나타내지만 자신의 몸을 상징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학부 때 읽었지만 전혀 이해를 못하고 넘겨버렸던 기억이 남아 있다: 예를 들면, 부모에게 효를 행하는 것과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보은의 의무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복수와 자살이 어떻게 명예를 지키는 방법이 되는지 등은 인과 관계를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에 너무 유교적인 관점에서만 이해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보면, 일본과 일본인의 가치관과 관습, 이에 기반한 행동들에 관해 인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명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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