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만과 편견 ㅣ 저녁달 클래식 1
제인 오스틴 지음, 주정자 옮김 / 저녁달 / 2024년 7월
평점 :

이 소설은 19세기 영국의 유명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이 저술한
고전 소설로서 심리적 묘사에 기반하여 남녀 사이의 로맨스를 다룬 고전 소설이다.
소설의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영국 남부의 시골 마을 롱본(longbourn)에 거주하는 딸부자집
베넷씨와 이웃인 윌리암 루카스씨는 자녀들의 결혼을 중요한 목표로 가지고 젊은 청춘 남녀들의 사교적 모임과 사건을 주요 관심사로 살던 평범한 시민들이다. 어느날 인근 마을 네더파크에는 북부 지방의 귀족 찰스 빙리씨는 누이와 함께 새로 임대를 얻어 이사오게 된다. 인근 마을 메리턴 무도회에 빙리씨가 친구인 귀족 다아시씨와 함께 참석하지만 사람들과의 교류를 위한 대화나 댄스
참여 태도에서 두 사람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정반대의 인상을 남긴다: 한마디로 친절하고 다정한 빙리씨와
무뚝뚝하고 오만한 다아시씨로 평가받게 된다.
그러던 차에 아들이 없어 자신의 영지와 부동산의 소유가 사촌 남자 후손에게 상속하도록 한정상속이 결정된 베넷씨의
사촌 조카인 윌리암 콜린스 목사가 결혼을 빙자하여 베넷씨의 집을 방문하지만, 이미 메리턴 무도회에서
빙리씨에게 관심이 가버린 첫째딸 제인을 놓칠 것 같게 되자, 타겟을 바꿔 청혼부터 먼저 해버린 명석한
둘째딸 엘리자베스로부터는 거절을 맞아 낙심하게 된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이웃 집 샬롯 루카스는 도리어
콜린스 목사에게 직접 자신을 어필하여 결혼에 이르게 된다.
인근 마을에 주둔해온 부대에 다니는 군인 조지 위컴을 만나게 되어 평소 다아시씨와의 인연에 관해 전해 듣게 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파악한 다아시의 오만하고 무례한 성격에 확신을 갖게 된다.
때마침 엘리자베스는 언니 제인과 연애 관계가 잘 이루어질 것 같았던 빙리씨의 갑작스런 런던 이주 소식을 접하면서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직접 파악하기 위해 사촌 콜린스 목사의 관저인 헌스퍼드에 방문하여, 빙리씨의
행동에는 빙리씨의 누이 캐롤라인 빙리와 루이자 허스트 부인의 모종의 방해 공작이 있었음을 직감하게 된다. 우연히, 헌스퍼드와 이웃한 로징스 파크에 살고 있던 다아시를 만나 갑작스러운 청혼을 받게 되지만 오히려 모욕감을 느끼며
단번에 거절하지만, 한편으로 다아시의 항변 내용이 평소에 엘리자베스 자신이 알고 있던 위컴의 진술 내용과
자신이 내린 다아시의 성격의 평가가 일관되지 않는 모순점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다아시 가문의 영지인 펨벌리를 방문해 진실을 확인하게
된다.
모든 것을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과연 언니의 사랑을 복원시킬 수 있을까? 또
자신이 단단히 오해한 다아시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베넷 가족과 다아시가 모두 한꺼번에 연루되어 한바탕 골치아픈
소용돌이에 휘말히게 된다. 과연 엘리자베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
18세기 후반의 영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남녀 사이의 아슬아슬한 연애
심리를 넘어 인간의 보편적 심리 묘사에까지 다루고 더불어 귀족 사회의 결혼 제도와 연애 형태와 관련된 사회적 관습에 관한 묘사가 이 소설의 핵심이자
가치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귀족들의 영지는 장자 상속이며
남자 후손 상속을 위한 한정상속제도가 존재하며, 여자 나이 23살이면
노처녀이고, 귀족과 친분을 만들려면 반드시 중간에 소개해주는 역할의 중계자가 있어야 하며, 결혼이 단순한 연애의 결과가 아닌 철저한 가족과 가문 경제의 계산 결과라는 점이다.
특히, 결혼이 가지는 의미를 19세기
당시의 사회적 맥락에서 가지는 의미(가문 권력과 경제력의 유지와 확대를 위한 정략적 결합)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요소의 의미(상호간의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하는 성숙한 인격체의 결합과 가족 범위의 확대)를 다룬다는 점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를 관점의 폭을 넓혀
조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결혼을 통해 추문을 가진 동서나
처제를 가족으로 인정하고 계속 흠집있는 가족의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실질적인 고민거리이다. 또한, 상대방 입장에서 감정을 고려하는 역지사지의 배려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중요한 태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남녀 연애 심리와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충분히 반영한 이 작품을 저술한 시점의 작가 제인 오스틴의
나이가 21세라는 점이다. 비슷하게 19세기 귀족 사회의 연애상을 묘사한 소설 작품[안나 카레니나]의 톨스토이가 40대 후반에 작성한 것과 비교하면 제인 오스틴은 눈부시게
빛나는 재능이 아닐 수 없다.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부분과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는 연애 심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