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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본 미국 정치 - 선거와 양극화 그리고 민주주의
박홍민.국승민 지음 / 오름 / 2023년 9월
평점 :
이 책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 제도를 중심으로 미국의 3권
분립 정치 체제의 작동 방식과 특징, 문제점과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치학 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3부분으로 나누어 총 17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대통령 선거 제도의 작동 방식과
특징에 대해 소개하고, 두번째로 연방 의회 선거 제도의 구조적 특징과 문제점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현재 미국 정당정치의 현상과 논쟁 이슈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정치학과 박홍민 교수와 미시간 주립대 정칙학과 국승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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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현은 2008년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때보다 주었던 전세계적 충격과 영향이 매우 컸다: 2016년 이전까지 알고 있었던 미국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미국으로 변해버린 듯한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었다: 소위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TV방송이나 sns상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다거나 심지어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도 교수의 학생들의 인종차별적 행동이 공공연하게
발생해도 심각한 제지나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불과 10여 년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민주당과 공화당 두 거대 양당 정치 체제의 양극화
때문이라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에서는, 이런 개인적인 의문점을 포함해, 전반적인 오늘날 미국의 정치 상황이나 사회적 여론의 현실에 대해 파악하고, 미국
선거 제도를 통해 미국 정치 체제 나아가 미국 민주주의 제도의 특성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의원 선거를 따지면 매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정치적 이슈에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정치 제도를 가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에서처럼 어쩔 수 없이 현직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 평가를 기준으로 의원 후보 개인보다 의원 후보의 소속
정당에 대한 평가가 연동된다는 점이 중요해진다.
전세계적으로 슈퍼 파워인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3권 분립 체제의 연방제도라는 점에서 여소야대인 상황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의 식물행정부로 지낼수도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점이다: 민주당의 오바마 행정부 시절, 오바마가 추진했던
사회보험케어 정책 법안이나 감세 추진 법안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 행사로 법안이 아닌 예산안 형태로 겨우 처리해버렸다는 점이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역사적으로 가지고 있는 오래도록 미해결된 사회적 이슈(인종, 종교, 빈부격차, 성소수자)들 이외에도 또다른 새로운 원인이 최근에 발생한 것은 아닐까?
책에서는 정당 정치의 심화와 관련된 현상과 문제를 최근 미국 정치의 가장 큰 요소로 꼽고 있다: 정당 지지자들이 느끼는 정당 일체감의 심화가 양당 정치 행위 격차의 심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결국 정당의 극단화와
정당 지지자의 감정적 양극화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의원 선거에도 모두 해당되며, 무엇보다
소위 정치적 중도층의 비중이 사라져 버렸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으로 거론된다: 그래서 일반 지지자와
열성 지지자로 한증 더 선거 운동 대상 계층이 구분되며 오히려 소수의 열성지지자만을 목표로 삼는 좁은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는
해설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아무래도 책에서 다루는 미국 선거 제도와 정당 정치의 이야기는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심지어 유사한 점들이 다수 발견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놀라운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선거 과정에서 채택했던 선거 전략과 실제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들의 내용이나 시행 방식이 2022년 이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상황과 매우 높은 흡사율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랍다: 예를 들면, 공화당 의원 후보자 경선 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를
보낸 후보자들 대부분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여 상하원 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민주당 후부자에게 패하게 되는데, 지지
이유가 공화당의 승리가 아니라 트럼프 자신의 대통령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대법원의 대법관 성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입법 법안 내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기에 보수적 성향에 대한
우려가 생기는 것도 문제이지만, 사실 대법원의 판결이 국민 여론의 판단과 너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사회적
논쟁 거리에 대해 수용과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제 미국 정치는 더 이상 대통령의 행정부 중심이 아니라 선거제도에 의한 의원 중심의 체제라는 사실이 한국의
입장에서 필수적으로 깨닫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미국 정치 상황과 선거 제도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