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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아이들 - 조천현 사진이야기 평화 발자국 24
조천현 지음 / 보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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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조천현이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압록강 인근에서 북한 쪽을 촬영한 사진 에세이집이다. 북한의 사계절과 더불어 평범하고 평온한 그들의 일상이 사진에 담겨있다. 2018년 하반기의 사진까지 담겨 있으니 가장 최근의 북한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흔히 북한 하면 가난, 꽃제비, 탈북자 등을 쉽게 떠올리지만 체제에 대한 불만 없이 평범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사진집을 보며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천천히 아껴가며 보고 싶은 책. 언젠가는 북녘의 그들과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며 얘기나눌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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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 여든 앞에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권정자 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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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할머니들이 팔순 가까운 나이에 한글과 그림그리기를 처음 배워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적은 책이다.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있는데 밝고 선명한 색감과 그림체가 팔순이 아닌 여덟살 꼬마의 것처럼 천진난만하다.

할머니들의 사연은 생각했던 것처럼 구구절절하다. 가난해서, 여자라서 글을 배우지 못했고 글을 몰라 남편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도 많이 당했다. 버스 타는 것도, 은행에서 자식들이 보낸 용돈을 찾는 것도, 손주에게 그림책 읽어주는 것도 할 수 없어 창피하고 주눅드는 일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늙었으니 이대로 살다 죽을란다.. 하지 않고 펜을 잡고 글자를 배워 수필을 쓰고, 동그라미 세모 선긋기부터 시작해 자화상을 그려낸다.

삐뚤빼뚤한 글씨와 유치원생이 그린 것 같은 그림에서 눈물이 울컥할 만큼의 감동이 느껴지는 건 그만큼 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과 끈기가 필요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진정한 배움이 뭔지, 진정한 공부의 즐거움이 뭔지 배울 수 있었다. 깊고도 넓은 가르침을 전해준 할머니들이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진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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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겠습니다 -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
이토 다카시 지음, 안해룡.이은 옮김 / 알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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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의 성노예였던 남한과 북한 여성의 사진 인터뷰집이다.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끌려가게 되었는지, 그곳에서 어떤 치욕을 겪고 무엇을 보았는지, 어떻게 그곳을 탈출했는지, 그 이후의 삶은 어떠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듯 풀어나간다.

찬찬히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쫓아 읽다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거나 식은땀이 흐르기도 하고, 내장이 뒤집어지듯 속이 뒤틀리고 구토가 치밀기도 한다. 그런 일을 겪고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그분들이 이세상 어느 위인보다 대단해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는 우리나라에만 있지 않다. 이 책의 내용처럼 북한에도 있고, 필리핀에도 인도네시아에도 심지어는 캐나다에도 있다고 한다. 그들이 모두 이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내가 읽은 이 책이 또는 많은 사람들이 봤던 영화나 다큐멘터리들이 증언이 되고 자료화면이 된다는 사실을 일본의 정치인들이 기억하길 바란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어 책을 펴낸 사람이 일본인이란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일본에도 양심있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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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
정우성 지음 / 원더박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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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그동안 난민들을 만나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기록한 책.

책에는 어릴적 달동네에 살면서 이웃집들이 철거당하는 걸 경험한 일로부터 시작해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을 거쳐 작년에 우리사회에 큰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제주의 예맨 난민 이야기까지 담겨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그 제주 예맨 사태 때 자신을 비난했던 사람들에 대한 답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첫번째 생각은 적어도 지금 이 사람이 이 일을 하는 건 진심이구나 하는 거였다. 그리고 이 일을 하기 위해 이론적인 무장도 열심히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예맨 난민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는 방식이 무척 성숙하고 진지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근거없는 혐오를 희석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정우성의 얼굴이 박혀있지 않았다면 팔리지 않았을 책이다. 아마 유엔난민기구도 난민들 사는 얘기가 안팔릴 걸 알기에 정우성에게 친선대사를 부탁하고 책을 쓰게 했을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난민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난민기구 쪽의 절박함과 자신에 대한 비난과 난민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책을 낸 정우성의 용기에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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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까, 먹을까 - 어느 잡식가족의 돼지 관찰기
황윤 지음 / 휴(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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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축산(밀집사육)과 지나친 육식의 문제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찍기 위해 돼지를 관찰한 이야기, 우리나라의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우리가 생각없이 먹는 고기가 실은 살아있는 동물의 사체이며, 그 동물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기쁨과 슬픔, 고통과 두려움을 가진 생명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또 우리가 육식을 하기 위해 살아있는 생명을 가둬 밀집사육 하면서 얼마나 잔혹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직시하게 한다.

책 속에는 우리나라의 축산업에 대해 저자가 발로 뛰며 보고 경험한 현실부터 외국의 여러 사례와 통계결과까지 다양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인간인 게 부끄럽고, 생태계에 해를 끼치지 않는 윤리적인 식습관이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큰 울림을 준 책 중 하나.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우리는 정말 우리가 먹을 음식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나? 식당, 급식, 방송, 광고... 온통 육류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음식들은 정말 우리의 선택인가, 아니면 시스템이 강요하는 선택인가? 공장식 축산이 아닌 농장에서 인도적으로 기른 동물을 먹을 권리는 주어지는가? 또 동물을 먹지 않을 권리는 존중되는가? 다른 것을 먹을 선택권은 주어지는가? (119쪽)

- 도살장과 자동차 조립 라인은 자동화, 기계화, 분업화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차이가 있다면 자동차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면서 부품에서 완성된 자동차로 '조립'되어 가지만, 도살장은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면서 하나의 온전한 생명체가 조각조각 '해체'되어 간다는 점이다. (139쪽)

- '무엇을 먹느냐'는 오랜 세월 권력의 문제였고 또한 취향의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어느순간 윤리와 정의의 문제가 되었고, 이제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중략) 인간이 할 일은 분명하다. 덜 키우고, 덜 먹고, 생명을 생명으로 대우하는 일. 개인의 변화는 물론 법과 제도의 변화로 더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다. (231쪽)

- 고기를 먹기 위해선 누군가는 동물을 죽여야 한다는 전제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281쪽)

- 아이들의 먹을 권리를 논하기 전에 이 사회가 알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동물이 어디서 어떻게 사육되고 도축되는지 알려주는가? 공장식 축산과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지구와 우리 자신을 병들게 하고 지구촌 이웃들을 기아와 빈곤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고 있는가? 무엇을 먹어야 사람과 동물, 지구가 건강할 수 있는지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가? 부모와 학교의 잘못이 아니다. 어른들조차 알 권리를 존중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 (340쪽)

- 우리는 비인간 동물들의 편에서 증언자가 되어야 한다. 여성의 몸을 출산도구, 성욕 만족의 도구로 보는 폭력에 저항하여 여성들은 '나의 자궁은 나의 것'이라 외친다. 그렇다면 동물의 몸을 출산도구, 고기생산 도구로 보는 폭력에 저항하여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자궁은 나의 것, 그리고 너의 자궁은 너의 것'이라고. (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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