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이승희 지음 / 고래뱃속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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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을 '가시 돋친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 '가시 돋친 말'의 가시를 진짜 가시로 표현하는 아주 독특하고 훌륭한 그림책이다.


글은 많지 않고 그림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흑백... 찾아보니 동판화라고 한다. 그림이 강렬하면서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너무... 좋다!


제목 '가시'의 의미는 중의적이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일 수도 있고, 상처 받는 내가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숨는 고통의 심연이나 마음의 장벽을 뜻하기도 한다.


작가는 아무리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어도, 가시로 갑옷을 둘러 나를 숨기려 해도 '부수지도 않고 떠나지도 않는 마음'이 있으며 그 마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얘기해 준다.


"가시덤불 속에서도 잃지 않는다면 가시밭길 위에서도 피워 낼 수 있어."라는 위로와 격려가 가슴 뭉클하다. 그림책이지만 어린이보다는 초등 고학년부터 중고생과 어른까지... 교우관계의 어려움이나 학교폭력으로 마음에 상처가 생긴 아이들, 가족 간 불화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가만히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 속 고통의 맨얼굴이 보이고, 가시박힌 몸으로도 살 수 있고 살아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렇게라도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100점 만점에 150점을 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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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인간 별숲 동화 마을 27
신양진 지음, 국민지 그림 / 별숲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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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학년 딸아이와 함께 읽은 책이다.

 

가까운 미래인 2055년, 식량 대란으로 인해 기근이 닥치자 인간은 식물과의 유전자 결합을 통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녹색 인간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유전자 결합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부자들은 그린 필드에서 녹색 인간으로서의 풍요로운 삶을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오리진 필드에 남아 그린 필드의 원조를 받으며 살아간다.

 

가난을 기회로 삼아 더 부자가 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양극화는 지금도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책 속의 상황을 그냥 상상력의 산물로만 볼 수 없는 까닭이다. 그리고, 그 양극화가 실은 누군가의 지독한 이기심, 혹은 사회 구조의 잘못 때문인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책은 이런 사회 문제를 깊이 있게 천착해 내지는 못 한다. 특히 김석중 박사와 그 패거리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전형적이어서 입체적이지 않고, 문제 해결 방법도 다소 뻔해 중반 부분 넘어가면 예측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성인의 시각이고, 책의 독자인 어린이의 눈으로 본다면 과학자의 도덕성, 환경 문제, 사회 정의 문제 등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6학년 딸아이는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세상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이 정도만 생각할 수 있어도 성공적인 독서일 듯 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럼 이런 세상이 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부모와 교육의 역할이겠지.

 

초등 4~5학년 이상 고학년에게 적합하고, 어려운 책 읽기 힘들어하는 중학생이 읽어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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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대 갱년기 문학의 즐거움 55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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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빨간 색 표지가 강렬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격돌이 일어날 것 같다. 제목이 주는 느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로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엄마와 딸 사이의 사소한 투닥거림과 엄마의 갱년기를 임신 증상으로 오해하여 벌어지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의 재미는 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 사이가 아니라 '현실감 있는 말 맛'에서 나온다. 그동안 내가 읽어 본 동화책들 중에 아이들 사이의 현실 말투를 이렇게 실감나게 구현한 책은 없었던 듯 하다.

대부분의 책들은 실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 문어체를 써서 지루해지거나, 현실감을 준답시고 욕설이나 비속어를 함부로 써서 눈살찌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읽고 있으면 아이들의 발랄한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진다.

뿐만 아니라 월경, 이성교제 등에 대해서 깊진 않지만 실생활에서 겪을 법한 고민들을 다룸으로써 살짝 성교육 서적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이들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이성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풋사랑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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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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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소년이 서로를 구원하는 내용. 그러나 마지막 부분, 철사를 찾아가서 벌어지는 피칠갑 에피소드는 뜬금없고 개연성이 떨어진다. 뭔가 극적인 전환을 만들기 위한 장치라는 건 알겠는데 억지로 쥐어짠 느낌이라 몰입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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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약? - 우리가 알아야 할 약 이야기
최혁재 지음, 이해정 그림 / 열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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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 6학년 딸이 읽은 책이다. 오랫동안 책꽂이에 꽃혀 관심을 못 받던 책인데, 요즘 신종 코로나 때문에 관심이 생겼는지 스스로 찾아 읽었다.

어떤 내용인지 훑어보니 꽤 유익하다. 올바른 약 복용 방법, 주사, 마약과 독약, 신약 개발, 동물 실험 이야기까지 약학, 의학 관련 지식을 알기 쉽게, 대화체로 설명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중학생이 읽기에도 손색없을 듯 하다.

동화책도 좋지만 가끔 이런 책을 스스로 찾아 읽으면 엄마 맘이 참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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