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 여든 앞에 글과 그림을 배운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권정자 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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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할머니들이 팔순 가까운 나이에 한글과 그림그리기를 처음 배워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적은 책이다.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있는데 밝고 선명한 색감과 그림체가 팔순이 아닌 여덟살 꼬마의 것처럼 천진난만하다.

할머니들의 사연은 생각했던 것처럼 구구절절하다. 가난해서, 여자라서 글을 배우지 못했고 글을 몰라 남편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도 많이 당했다. 버스 타는 것도, 은행에서 자식들이 보낸 용돈을 찾는 것도, 손주에게 그림책 읽어주는 것도 할 수 없어 창피하고 주눅드는 일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늙었으니 이대로 살다 죽을란다.. 하지 않고 펜을 잡고 글자를 배워 수필을 쓰고, 동그라미 세모 선긋기부터 시작해 자화상을 그려낸다.

삐뚤빼뚤한 글씨와 유치원생이 그린 것 같은 그림에서 눈물이 울컥할 만큼의 감동이 느껴지는 건 그만큼 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과 끈기가 필요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진정한 배움이 뭔지, 진정한 공부의 즐거움이 뭔지 배울 수 있었다. 깊고도 넓은 가르침을 전해준 할머니들이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진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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