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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최설 지음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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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모든 약에 내성을 가진 슈퍼 결핵에 감염된 중학생 건수의 이야기이다.

각 챕터가 1일, 19일..... 1년 8일, 250일.. 이런 식으로 건수가 결핵 전문 격리병원에 들어온 이후의 날짜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2년 140일에서 소설이 끝난다.

건수는 이 안에서 자신과 같은 병으로 죽은 작가의 책을 읽고, 자신에게 병을 물려준 아빠의 죽음, 같은 병실을 쓰던 아저씨들의 죽음을 겪기도 하고, 같은 처지의 소녀를 만나기도 한다.

많은 병 중에 왜 하필 결핵일까 했는데 작가가 실제로 슈퍼결핵에 감염돼 죽음을 기다리다 신약 임상시험 대상자로 선정돼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경험을 갖고 있고, 그 경험이 이 소설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작가는 책 앞머리에서 인물은 허구지만 병원과 약 이름, 신약 임상시험 얘기는 사실이라고 밝히고 있다.


책을 읽으며 어린 나이에 병 때문에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소설 속의 아이들이 안쓰러웠고,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반대로 목숨을 위해 사랑을 연기해야 하는 그 아이들의 현실이 너무 비참해서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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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사도 - 배신자 가룟 유다에 관한 또 하나의 다른 이야기 푸른사상 소설선 45
김영현 지음 / 푸른사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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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복음 발견이라는 팩트에 작가적 상상력을 덧붙여 예수의 죽음에 새로운 서사를 부여한 책. 차분하지만 몰입력 최고인 김영현 작가의 문체와 추리소설의 형식이 가진 긴박함이 더해져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평이 없어 아쉽지만 정말 훌륭한 최고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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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 자루가 있었다
하모 지음 / 우주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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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사전 정보 없이 무심코 집어든 책이 너무 좋을 때 "심 봤다!!!"하고 외치고 싶을 때가 있죠. 이 책을 읽은 제 기분이 그렇습니다.

이 책은 74페이지 짜리 아주 얇은 책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 네 작품이 실려있어요. 표제작이기도 한 '연필 한 자루가 있었다'는 세 번째 작품인데 9페이지에 불과합니다. 가장 긴 작품도 겨우 25페이지...

하지만 단편이라고 하기에도 짦은 이 네 작품이 하나같이 삶의 본질을 다루는 깊은 질문을 담고 있어요.

일단 네 작품 중 세 작품의 주인공이 학생이 아닌 것이 눈에 띄는데요... 금융자산운용가, 지게꾼과 그 아들, 은행가였던 소설가 등 십 대와 학교를 벗어난 인물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많은 청소년 소설의 소재와 주제가 공부, 교우관계 등에 머물러 있는데, 청소년들의 현실과 긴밀하게 맞닿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슷하게 반복되는 느낌도 없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 소설집은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무거운 주제를 너무 심각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적절하게 잘 풀어내고 있어서 감탄스러웠습니다.

책이 조금만 두꺼워도 거부하는 아이들 있잖아요~ 그런 아이들한테 미끼처럼 던져줄 수 있는 책입니다. 천천히 읽어도 한 시간~한 시간 반이면 읽을 수 있고, 어른이 읽어도 유치하지 않습니다. 흥미진진하기보단 차분한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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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미정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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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보지 못했고, 책만 읽었다. 한글판과 영문판이 함께 있는데 일단 한글판만 읽었다.

노인의 몸으로 태어난 벤자민 버튼... 가족과 이웃들의 충격과 수근거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인생을 꾸려나간다. 사랑을 하고 자식도 낳고 공부도 하고 군 생활도 하고 향락에 젖기도 하면서... 그러다 아기가 되어 죽음을 맞는다.

사실 재밌다는 생각없이 그냥 읽어내려가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멍~해졌다. 젊어 한 때 인생의 황금기를 맞다가 노년이 되어 맞는 죽음이나 거꾸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아기로 맞는 죽음이나 결국 죽음의 모습은 다르지 않다.

죽음앞에서 화려했던 날들에 대한 기억을 잃어가는 벤자민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허망하고 덧없는 삶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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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오후 - 시인 최영미,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네 편의 시
최영미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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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에 최영미의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을 읽고 그녀의 최근작을 찾아 읽었다.

주로 영미권의 시를 영문과 번역본으로 실어놓고 작품과 그 배경, 작가의 삶, 이 영어 시구를 왜 이넣게 번역했는지 등을 차분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번역투의 문체가 낯설어 잘 읽지 않았던 외국시를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이런 시를 원어로 감상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을까 부럽기도 했다.

물론 시도 좋았지만 의외로 내 마음에 와서 콕 박힌 구절은 바로 이거였다.

'새로운 시인을 연구할 때, 나는 제일 먼저 생몰 연대와 탄생, 사망 장소, 그리고 배우자의 숫자와함께 산 기간을 확인한다.'(107쪽)

이 구절을 읽자마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특히 '배우자의 숫자와 함께 산 기간을 확인'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결국 거장을 움직여 불후의 시를 쓰게 만드는 건 사랑과 질투, 시기와 배신, 사랑을 잃은 슬픔과 절망, 분노인 거구나... 싶어서였다.

시는 오후에 읽어도 좋지만 한밤중에 소리내어 읽으면 더더 좋다. 소리내어 읽다가 목이 메어도, 큭큭 웃음이 나도 읽는내내 마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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