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신론 - 한글판
이기백 지음 / 일조각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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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이라면 이 책은 두고 두고 읽어야 한다. 역사를 이미 모두 꿰고 있는 사람이라도 이 책은 필히 읽어야 한다. 아니 여러권을 사서 읽지 않은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 책이다. 그렇다고 당신을 국수주의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이 책은 역사학계의 저명한 학자이신 이기백 선생님의 역사에 대한 저술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사는 반도주의 역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건 이를 테면 일본이 우리나라 역사성을 상실케 하기 위해 고도의 전술로 폈던 민족말살 정책의 결과 였다. 우리 민족이 과연 백의민족으로 평화만을 사랑하는 민족인가? 우리 민족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늘 중국에 의지하며 살았던 것인가? 우리가 흔히 우리 민족은 그런 민족이라고 고정관념적으로 알았던 사실들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인지를 이 책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신라만을 기술하던 기존의 역사서술을 바꿔 남북국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반도에 우리 민족을 국한시키려 했던 기존 역사 의식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를 서술한 우리만의 바이블이어야 한다. 이 기본적인 역사상식을 바탕으로 일본이 호시탐탐 노리는 독도에 대한 야욕이나, 중국의 대북공정에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책이 쉽게 쓰여진 책은 아니지만, 분명히 읽고 또 읽다보면 우리 민족에대한 자부심과 함께 역사를 보는 새로운 안목이 길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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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록 역모 사건의 진실게임
백승종 지음 / 푸른역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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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리고 역사라는 딱딱한 사실을 어떻게 풀어써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하나의 이야기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듣듯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정감록은, 신흥 종교와 같은 사상을 담은 책이다. 성경으로 비유하자면 요한 계시록 쯤 될 것이다. 어떤 이인이 나와서 세상을 바꿀 것인가 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보니 조정에서는 이 책에 대하여 엄하게 다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요모 조모 담고 있다.

역사 기록은 흔히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객관적인 내용이 담겨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전혀 객관적이지 못하며 승리한 사람 위주의 생각으로 기록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보자면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에이급 전범들은 영웅이자, 멋진 장군의 표상일 뿐이다. 그런 차이에서 기록되는게 역사이다. 그래서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되기에 그 승자에 반하는 사람은 다 역적이 되는 것이다.

정감록 역모사건의 진실 게임은 바로 그런 역사 기록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승자의 역사에서 이미 이들은 역적이기에 최대한 기록하지 않으려 했으며 짧은 구절로 어떻게 사건을 처리했는지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사건을 보는 시각은 형사 같이 집요하며 대단하다. 그래서 한 구절, 한 구절의 역사 기록도 아무 렇지 않게 넘기지 못하고 파고들며 그 안에서 어떠한 진실들이 담겨져 있는지 파헤치는 것이다. 솔직히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들이 설득력을 가지며, 흡입력을 가지는 까닭은 여러 정황들을 통한 추리이며, 신선하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란 고루한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역사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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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잠언집
법정(法頂) 지음, 류시화 엮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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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글에서는 삶을 보는 따스함이 느껴지며 산에서 은거하며 내적 수양을 하신 내공이 느껴진다.

그래서 한 줄, 한 구절의 글을 읽더라도 마음 한 구석에 울림이 일어 난다.

나와는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글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구는 격이었다. 아마 그런 고민으로 이 글을 읽지 않았다면 난 보물을 눈 앞에서 놓친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잠언집 형식으로 짧게 짧게 명문만을 추려내어 류시화 시인이 묶은 것이다. 그래서 그 짧은 구절을 통해 맑은 영혼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제격이다. 어떻게 한 구절만 읽어도 감명 받고 마음에 울림이 있을 수 있냐고 묻는다면, 직접 이 책을 보길 바란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한 구절만 읽어도 나의 마음은 심히 떨림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짧은 한 구절 속에 삶의 관조와 영적 심취가 깃들어 있으니 말이다. 아마 이런 류의 시집을 읽고 있는 사람을 버스 안에서 직접 만난다면, 난 그가 어떤 사람이고를 떠나 통성명을 하고 싶을 정도의 호기심이 동할 것이다. 얼마나 멋진가? 책은 읽는 거지만, 그 책을 통해 그 사람 내면에 책 속에 깃든 삶의 열정이 향기가 되어 배기는 것을~!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 아니 나는 지금 이 순간 살 수 있음이 행복하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던 인연이 새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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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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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살고 있는가? 지금 내가 있기까지 모두 나의 힘으로 되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진 않는가? 지금은 좀 불편하고 힘들지만 곧 해뜰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는가?

뭐 이런 물음들은 아주 고루하리만치 자주 듣는 물음들이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쉽게 쉽게 넘어가는 경향 또한 있음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물음을 그저 흘려 보내지 않고 이 안에서 충분한 자기 반성과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 삶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도쿄 타워를 읽으면서 맘 속 깊이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번역체의 딱딱한 문장이 펼쳐질 거라는 우려와는 달리 변역 또한 깔끔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감어린 말투를 최대한 실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으니 말이다. 도쿄 타워는 가족애를 말하는 소설이다. 도쿄 타워에 어머니와 같이 올라 야경을 보고 싶다던 주인공과 끝내 그렇게 하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다.

왜 주인공은 가슴 아파하는가? 어머니와 함께 도쿄 타워에 올라 야경을 보고 싶었는데, 그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렇게 표현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어머니와 함께 하는 동안 하지 못했던 온갖 것들에 대한 후회가 묻어 있으리라.

나도 지금 이 순간, 나중에 성공하면 어머니에게 뭐 해드려야지, 어머니 어디 보내드려야지 이런 말들을 주저리 주저리 한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음에도 그것들을 미래의 어떤 보상으로만 대치하려 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지금 하기 싫은 마음을 미래로 미루는 허울좋은 핑계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예전엔 이런 말이 있댄다. 부모님 돌아가시면 효자 아닌 사람이 없다. 후회란 언제나 한 발 늦게 오는 것이기에 모든 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라야 그 당시에 못했음을 맘 아파하며 미안해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난 이걸 느꼈다.

나중으로 미루기 보다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부모님이나, 여자친구에게 감사하다고, 이렇게 있어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말하는 게 어떨까? 지금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중요할 뿐이지, 나중에 거창할 것으로 보상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해외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다면, 나중에 그렇게 하지 말고 지금 같이 나들이를 가는 게 어떨까? 사랑은 마음 속으로 전달되는 것이지만, 그것은 언어로 표현될 때, 행동으로 표현될 때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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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의 역사
아츠지 데츠지 지음, 김언종/박재양 옮김 / 학민사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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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자의 변화 양상을 알기 쉽게 풀어논 책이며, 그와 동시에 한자의 발전 방향에 관하여 논하고 있는 책이다.

한자의 변화에 대하여 이렇게 통시적인 관점으로 논하는 책은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 우리가 한자를 쉽게 익히기 위해 하는 破字란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알게 된다.

한자는 모양을 본뜬 것에서 부터 점차 고도화, 추상화되며 회의나 형성으로 발전되어 갔다. 그렇기에 초반에는 네모 반듯한 모양으로 글자들이 아니었을 뿐더러 둥글둥글하며 곡선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그 字源을 알아야만 정확히 쓸 수 있으며, 쓰는 사람마다 약간씩 필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쓰기도 읽기도 어렵게 된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진시황은 소전이란 방법으로 한자의 획수를 보편화, 단수화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불편했던 까닭에 한나라에 이르러선 노예들을 관리하기 위해 썼던 예서체로 더욱 단순화했던 것이다. 그 때에 이르러서야 양각하기 쉽도록, 그리고 누구나 똑같이 쓸 수 있도록 곡선이 사라지고 네모 방정한 현재의 한자와 비슷해진다. 그 후로도 해서체의 변화를 겪었으며, 지금은 간체화 하여 현재의 중국 한자에 이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한자의 변화를 알게 되면 지금의 한자를 보는 눈도 트이게 된다. 덩달아 심경호 선생님이 변역하신 '한자 백가지 이야기'를 읽는다면, 한자에 대해서는 어느 학자 못지 않는 수준에 이를 수 있으리라.

한문은 확실히 死文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한글전용 정책으로 그 자취를 감춘지 오래이며 일본에서도 단어만 빌려쓰고 있는 형편이며, 그건 중국에서도 백화문을 쓰면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한자를 연구하고 한문을 탐구하는 건 무엇 때문인가?

그건 과거 사람들의 의식구조에 대한 의문 때문이며, 그 안에서 공통의 인간으로 가졌을 삶의 양식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자 한 자, 한 자 속에는 고대인들의 의식이 담겨 있다. 또한 그 한자들로 만들어진 문장인 한문 한 구절, 한 구절 속엔 사상과 의식이 담겨 있다. 그 안에서 지금의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아야 함이 지금 우리가 지고 있는 시대의 사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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