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 1 - 원시 사회부터 통일 신라와 발해까지 12살부터 읽는 책과함께 역사편지
박은봉 지음 / 웅진주니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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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시절엔 연표와 인물을 외우다가 역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못했고, 어른이 된 후엔 시험 공부에 치여 과거의 전적만을 훑어 보느라 역사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쉬운 책을 찾고 싶었는데, 허례허식 때문에 만화로 된 책을 보기엔 좀 뭐하고, 그렇다고 전문서적을 보려고 하면 금새 실증 나서 그만 두고..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이 책을 만났다.

  참 좋은 책이다. 자료도 많을 뿐더러, 엄마가 아이에게 알려주듯 쉽게 알려주니 말이다. 그래서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다. 어려워서 그만두었던 역사에 관해서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그러면서도 의미있게 알려주는 책은 보기 드물다.

  1권에선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다루고 있다. 가장 지루하면서도 여러 나라의 대립이 첨예하게 일어나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야기책을 읽듯 읽다보니 어느덧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더라. 어린 아이를 둔 부모에게 뿐 아니라, 역사에 관심은 많은데 흥미를 잃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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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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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여서 행복하여라.

  우린 때론 내 곁에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창공을 누비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며 새가 되길 바랄 때도 있고, 아무 걱정 근심 없을 거라며 애완용 고양이가 되길 바랄 때도 있다. 그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희구일 뿐이며, 내가 가진 것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치일 뿐이다.

  인간 냄새 물씬 풍기는 박완서 선생님의 이 산문집은 그래서 내 마음에 와닿았다. 사람이여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건 아마도 자연의 것들을 부러워하는 자세가 아닌, 자연과 어울려 사는 삶일 것이다. 그 안에 내 내면에 꿈틀거리는 열정을 발견하고, 나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자연과 부대끼며 흘리는 소중한 땀방울의 의미를 느낄 수 있던 소중한 책이었다. 거기에 저자의 겸손한 표현들과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건져올린 삶의 통찰들까지...  내가 산문집을 좋아한다면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서 나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박완서 선생님은 겸손하다. 하지만 난 믿는다. 그 겸손이 이미 하나의 업적을 이룬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경지임을 말이다. 또한 '돌이켜보니.....자연이 한 일은 다 옳았다'라는 그 말은 내 귓가에 아직도 선명한 울림이 되어 울리고 있다. 이젠 그런 자연이 하는 일들에 감사하며, 내가 나일 수 있음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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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 서화 에세이
신영복 글.그림, 이승혁.장지숙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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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당신이 긴 글에 대한 압박을 가지고 있다면, 신영복 선생님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많지 않아서 독서할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러면서도 내 마음에 소중한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중이라면 이 책을 주저하지 말고 고르길 바란다.

  하지만 이미 신영복 선생님이 쓰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물론 기대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에 읽는다면 상관 없지만 말이다.

  산뜻한 표지에 펼쳐진 그림들, 그리고 그 안에 들어 있는 깊이 있는 필담들....

  확실히 우리의 가슴에 묘한 흥분과 긴장을 준다. 동화책을 보는 듯 하지만, 동화책 그 이상의 미묘한 떨림 말이다.

  살아야 한다면, 그 이유는 나의 마음 속에 꿈틀거리는 열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시작할 때 가졌던 그런 기대와 흥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처럼'은 나의 삶에 하나의 지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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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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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지금 무얼하고 있나요?" "무슨 꿈을 가지고 어딜 향해 가고 있는건가요?" 그런 질문들에 난 당당히 대답할 수 있다.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전 교사가 되는 꿈이기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서관에 가고 있죠." 라고 말이다. 그런 나에게 또 질문을 한다. "그 꿈이 있는데도 왜 편해 보이지 않죠?" 그러면 나는 "........" 말을 잇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내 상황이 이렇다는 것이다. 꿈도 있고, 열정도 있으며, 하고자 하는 일도 분명하다. 물론 지금 내가 해야할 일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지금 방황을 하고 있다. 목표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꾸 자신이 없어져서 그렇다.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들고, 내가 지금 하는 공부가 과연 옳은 길인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본질적으로는 나의 삶에 대한 의문에 맞닿아 있는 의구심일테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 속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신문에 100쇄 인쇄했다는 기사를 봄으로 알게 되었다. "노인과 바다"에 맞먹는 한국형 성인동화라는 칭호를 듣고 있는 책이라는 소개와 함께 말이다. 그래서 집어들게 된 책이다. 그러고보면 책과 사람의 만남은, 사람들끼리의 인연처럼 오묘한 구석이 있다.

  동화라는 칭호에 맞게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림도 많았기에 어느 순간 끝나고 말았던 거다. 권선징악의 그런 동화적인 스토리를 생각했던 나에게 이 소설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다채로웠다. 순간 순간 '너는 지금 어딜 향해 가고 있니? 난 강으로 올라가 생명을 잉태하려 가고 있는데.....' 라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은빛연어의 자아 찾기가 펼쳐졌던 동화의 내용에선, 혹 나를 보는 듯했다. 백지상태와 같던 은빛연어가 삶의 본질을 찾아가듯, 그 발자취에 따라 나도 나의 삶의 의미를 반문하며 찾아갔던 거다.

  나를 뭉클하게 만들었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강인함이었다. 내가 잃고 있었던 삶에 대한 열정과, 그 이유를 그렇게 설명해 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난 왜 이렇게 주눅들어 있었던가? 그건 학습된 무기력함인지도 모르겠고, 열정에 비해 나의 자존감이 낮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젠 당당히 맞서야 할 이유가 명확해 졌다. 그건 연어가 쉬운길이 아닌 폭포를 거슬러 올라 자아를 찾고, 삶의 본질을 찾았듯이 나 또한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꿈결 같은 이야기들, 그 안에 담겨 있던 깨달음들. 읽고나서도 한참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 멍한 느낌 속에 맘 속 가득 꽉 차오르는 열정과 희망들을 느끼며 말이다. 이젠 당당히 세상에 나아가 나만의 폭포를 힘껏 넘어야 겠다. 은빛연어는 곧 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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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 - 5000년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다, MBC 다큐멘터리 1
MBC 황하제작팀 지음 / 아롬미디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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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百聞이 不如一見이오 百見이 不如一行이라'는 말이 있다.

  그건 아마도 실질적인 행동을 중요시 하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어떻게 모든 것을 다 체험해보고 경험해 볼 수 있겠는가. 그저 읽고,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충분히 값어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책들에 치여 맘이 답답해져 있을 때 보았다. 글이 많은 것도 아니고, 천연 컬러 사진에 짤막한 글들이 실려 있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신선했고, 재밌게 나에게 다가왔다. 꼭 어렵게 머리 싸매가면서 보는 책만이 좋은 책은 아니듯이, 편안히 볼 수 있다 해서 나쁜 책은 아니다. 중국에 가보고 싶은 맘은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던 이 때에 중국을 눈에 보듯 볼 수 있는 책을 보았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직접 중국 여행을 가서 본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중국의 장엄함을 볼 수 있었고 한껏 그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화보집 스타일의 이 책은 앞으로도 답답할 때마다 펼쳐보게 될 거 같다. 모처럼만에 만나는 여유있는 독서였으며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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