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겨레의 미학사상 - 옛 선비 33인이 쓴 문학과 예술론 겨레고전문학선집 13
최행귀 외 지음, 리철화.류수 옮김 / 보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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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겨레의 미학사상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았다. 하지만 그 거창한 제목으로 이 책에 대하여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선조들이 썼던 문집의 서문이나 발문, 그리고 문학관을 논한 곳을 따로 모아논 것이다.

  보리 출판사에서 내놓는 책들은 한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좋다. 원문도 실려 있으며 주석까지 달려 있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족처럼 보이는 평론이 없어서 책의 두께만큼 더 많은 문장들을 공부할 수 있다.

  한문을 전공하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다소 어려울만한 책이다. 우리 선조들의 문학관에 대한 이해 없이 이 책을 집어든다면 읽어도 머리에 남는 건 없을 것이다. 한문학사에 대한 지식이 있고, 우리 문학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는 사람이 읽어야 할 것이다. 덩달아 한문 원문까지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한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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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에 귀신이 붙었다고 야단 - 옛 선비들이 밤낮으로 즐긴 재미난 이야기들, 패설집 겨레고전문학선집 18
성현.어숙권 외 지음, 홍기문.김찬순 옮김 / 보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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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무척이나 유쾌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한번 보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제목 때문에 이 책을 함부로 대하진 마라. 그러면 금새 후회할 거니깐. 이 책은 제목처럼 유쾌한 유머집은 아니다. 고전 전적에서 패설들만 뽑아서 엮어논 패설 모음집이니까.

  패설이라고 하니깐 이익재의 역옹패설이 생각난다. 그는 稗를 이렇게 풀이 했었다. "벼(禾) 중에서도 가장 쓸모 없는 것(卑)을 말한다."라고 하며 가장 쓸모 없고 가장 하찮은 이야기들만 모아서 엮어논 책이 역옹패설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논리로 만들어진 책이니까 글 속에 오묘한 이치들을 담지 않았다 하여 비판하거나 쓸모없다고 폄하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이미 방어막을 구축해 놓고서 자유롭게 붓을 휘갈긴 것이다.

  바로 이 책에 담겨진 내용들이 이익재가 말한 그것과 같은 글들이다. 지금 읽으면 단순한 야담들이지만 그 당시엔 이런 것들을 글에 담는 다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글에는 도가 실려야 한다고 믿었던 시기이니 말이다. 짧게 짧게 끊어지는 이야기들이니 시간이 적은 사람들이 보기에 딱이다. 여러 문집들에서 좋은 글들만 초록되어 있으니 여러 문집을 보는 덤까지 얻을 수 있다. 우리 나라 야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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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문소설 교합구해
박희병 지음 / 소명출판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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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문소설 모음집이다. 그렇다고 해석이 되어 있는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이 보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책 제목 그대로 한문소설에 주석을 달아 놓은 정도이다. 한문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원문을 읽을 만한 소양을 가진 사람이 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은 말 그대로 내용이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있다. 재미도 있고 그 안에 일정하게 전개되는 틀도 있기에 경서와 같은 문장들에 비해 쉽다. 옛날 이야기이지만 한문으로 담겨진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한문을 좋아하고 우리 나라 고전 소설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돈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 한 권을 가지고 있으면 맛난 음식을 먹은 것마냥 흡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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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야담
유몽인 지음, 신익철, 이형대, 조융희, 노영미 옮김 / 돌베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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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번역문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1권과 2권의 합본으로 이뤄져 있어서 1권은 번역문만 2권은 원문만 있다. 한문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책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조선시대는 성리학이 우세한 시대여서 글에는 도를 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글에 개인 감정을 담아내고 웃긴 일들을 담아내는 일을 극도로 싫어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나온 유몽인의 걸작인 어우야담은 우리 선조들의 따뜻한 혜안과 넉넉한 인심, 그리고 우리네 모습을 일깨워주는 대작이다. 그 당시 풍정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며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고리타분하지 않게 웃으며 읽을 수 있다.

  본문에 실린 글이 대체로 유머를 담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 중 '借鷄歸還'은 아직도 날 웃게 만든다. 그 내용은 '어느 선비가 말을 타고 친구를 찾아 갔다. 하지만 주인은 친구가 찾아오자 무얼 대접할까 고민하는 것이다. 마당에는 닭들이 몇 마리 뛰어 놀고 있는데 그걸 잡을 생각은 안 하고 야채 요리를 내어 놓는다. 그걸 본 친구는 성질을 내지 않고 정 그렇다면 내 말을 잡아 술안주를 하자고 말한다. 그러다 주인은 그러면 어떻게 집에 갈거냐고 묻고, 친구는 자네의 닭을 빌려 타고 가면 되지라고 말한다. 그 속에서 깨우친 주인은 그제서야 닭을 잡아 대접한다'라는 것이다. 선조들의 유머와 재치를 볼 수 있으며 인간으로서 따스함을 볼 수 있는 명문이다.

  이러한 글들이 이 책 가득 펼쳐진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의 모습과 삶의 이야기들이 궁금한 사람은 한번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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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야담 - 전2권
유몽인 지음, 신익철, 이형대, 조융희, 노영미 옮김 / 돌베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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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몽인이 초록해 놓은 야담 모음집이다. 1권은 번역문으로 이야기책이라 하면 맞을 것이고 2편은 원문 모음집이다. 나처럼 한문을 전공해서 한문을 통해 공부할 목적이 아니라면 이걸 사는 것보다 1권 사는 것이 나을 것이다.

  참 재밌는 발상이다. 조선 시대에는 흔히 이기론의 성리학이 판이 치는 세상이었다. 그래서 글을 통하여 도를 담아야 한다는 '재도론'이 문학계를 휩쓸고 있던 세상이었다. 글을 통하여 심성을 울릴 수 있는 글을 지어야만 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글은 하찮은 일상사를 반영해선 안된다는 생각이 우세하였다. '완물상지'라 하여 사물들을 가지고 놀다보면 나의 뜻이 뺐긴다는 논리를 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나온 저서들은 딱딱한 리와 기를 논하기 일쑤였고, 그로인해 고리타분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나온 유몽인의 걸작인 어우야담은 우리 선조들의 따뜻한 혜안과 넉넉한 인심, 그리고 우리네 모습을 일깨워주는 대작이다. 그 당시 풍정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며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에 실린 글이 대체로 유머를 담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 중 '借鷄歸還'은 아직도 날 웃게 만든다. 그 내용은 '어느 선비가 말을 타고 친구를 찾아 갔다. 하지만 주인은 친구가 찾아오자 무얼 대접할까 고민하는 것이다. 마당에는 닭들이 몇 마리 뛰어 놀고 있는데 그걸 잡을 생각은 안 하고 야채 요리를 내어 놓는다. 그걸 본 친구는 성질을 내지 않고 정 그렇다면 내 말을 잡아 술안주를 하자고 말한다. 그러다 주인은 그러면 어떻게 집에 갈거냐고 묻고, 친구는 자네의 닭을 빌려 타고 가면 되지라고 말한다. 그 속에서 깨우친 주인은 그제서야 닭을 잡아 대접한다'라는 것이다. 선조들의 유머와 재치를 볼 수 있는 명문이다.

  선조들의 재치를 배우고 싶다면, 그네들의 인간다운 면모를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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