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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즐거움 - 우리시대 공부달인 30인이 공부의 즐거움을 말하다
김열규.김태길.윤구병.장영희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책의 값어치는 천차만별일텐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제목은 책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를 테면 '강남 엄마 따라잡기'와 같이 노골적이면서도 전혀 흥미가 끌리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세속적인 느낌이 강한 제목이여서 처음엔 망설여 졌다.
하지만 이 책을 집어들게 된 데에는 글을 쓴 무수한 사람들 중 내가 아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이 한 편씩 짤막짤막하게 써져 있는 글들은 간혹 공부가 하기 싫을 때 보면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런 마음으로 펼쳐든 책이었는데, 조금씩 보려던 마음은 금새 사라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 읽기 시작했다. 글이 어렵지도 않을 뿐더러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문체에 흠뻑 빠진 까닭이다. 그리고 그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아직도 배우고 싶다는 욕구에 허덕이는 그런 욕망을 느끼며 나의 마음에도 잔잔한 파고가 일었던 까닭이다.
'배우는 건 때가 있다' '공부는 다 때가 있다'라는 말을 우린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듣는다.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공부할 것을 채근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은 공부를 하진 않는다. 그 안엔 '난 이미 그 때가 지났으니깐 공부를 할 수가 없어'라는 합리화가 들어 있으리라. 그 말 그대로 공부는 학생 때만 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자. 그 때 하는 공부가 진정한 공부인지 말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점수 잘 맞기 위한 요령 익히기에 불과하다. 내가 국어를 하나 더 맞았다고 해서, 수학을 백점 맞았다고 해서 나의 삶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익힌 학문은 햇빛에 녹아내리는 눈처럼 어느 순간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말끔히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린 그렇게 익힌 학문을, 평생의 공부라고 착각하며 어른이 되는 순간 공부를 놓아버린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작 진정한 공부는 그 때부터 시작되어야 함에도 우린 어른들이 우리에게 했던 그 말처럼 우리 또한 합리화시키며 삶을 허비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분들의 글에서 한결 같은 한마디가 있다면 바로 '공부란 때가 없이 늘상 계속 되어야 해'라는 걸거다. 더욱이 그런 공부는 어떤 학점을 위한 공부이기보다 진정 나의 갈급한 지적 욕망이 분출된 앎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책을 통해 얻을 수도 있지만,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 그 본질을 알아가는 것 또한 공부일 수 있다는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익히 공부라 여겼던 요령 익히기가 아니라, 진정 본질적인 탐구욕과 소통이 바로 진정한 공부라는 사실이다.
이젠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더이상 세속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분명 이 책 안에는 '공부의 즐거움, 그리고 행복'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나도 그런 정열적인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볼 일이다. 공부의 본래면목은 괴로움이 아닌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