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적인가 동지인가 인물로 읽는 한국사 (김영사) 9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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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상고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편년체식의 년대순으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방법도 있고, 역사적 한획을 장식한 사건을 중심으로 당시의 역사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역사상고방식에서 특히 역사인물의 발자취를 따라잡는 방법은 한 인간을 중심으로 역사를 상고하는 방법이라 그 재미가 솔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그대는 적인가 동지인가> 는 이이화선생의 인물로 읽는 한국사의 대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저작은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되는 라이벌 관계의 인물을 고찰함으로서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이들 인물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성향에서 정치적 입장까지 두루걸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곡해하고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러한 면들때문에 역사의 주역이 사람에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지 않을까 한다.

이번 책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들을 살펴보면 한국사에서 이들을 빼놓고선 역사를 논단할 수 없을 만큼의 비중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각자의 개인적인 신념과 정치적인 노선의 색깔이 아주 강렬한 이들로 자기방식대로 시대에 순응하였고 국가에 충성을 다한 인물들이다. 그러다보니 때론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적을 만들고 때론 죽음까지 같이 가는 영원한 동반자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자기신념이 강한 자들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추구하는 노선이외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논리로도 그들을 승복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결국 라이벌관계에 있는 당사자 사이를 극한의 관계로 이르게 한다. 아마도 그 대표적인 인물이 정도전과 정몽주 것이다. 또한 김춘추와 김유신같이 이와 잇몸의 형국을 가지고 한 시대를 이끌어갔던 이들도 있다. 눈빛만 봐도 그 뜻을 알 수 있을 만큼 그들은 공통된 목표를 향해서 그 뜻을 같이 하여 역사에 길이 남게 된 경우이다. 

이렇듯 역사는 양극단의 라이벌들을 양산해 놓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제는 수정을 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극히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어떤이가 正이고 어떤이가 不라는 식의 역사적 시각은 역사자체 내지는 그 인물에 대한 인식에 왜곡을 가할 소지가 많은 것이다. 결국 이들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는 점, 그리고 시대적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고 평가해야 할 것으로 본다. 자칫하면 이러한 시각은 역사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시각과 왜곡된 사관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김종직과 유자광, 이순신과 원균이지 않을까 한다. 조선성릭학이 대부격인 김종직과 간신의 대명사인 유자광, 조선을 구한 성웅 이순신 그리고 그의 전과를 폄하하고 방해했던 원균이라는 극한적인 평가가 사실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과연 진실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김종직이나 이순신을 폄하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그들 또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다는 점, 그래서 개인적인 감정의 조절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역사인물을 통해서 바라보는 역사가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하지만 그동안 우리에게 주입된 역사관은 권력층의 지배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조선의 경우 성리학의 대부인 김종직에 대한 평가가 과대포장 되었던 것이고 근현대에 이르러 독립투쟁과정과 군사정권하에서 이순신이 부각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각이 지금까지도 지배적인것 역시 사실이다.

우리가 역사인물에 대한 접근은 이렇듯 편협되고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면 항상 제자리 걸음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분명 한 시대를 풍미했고 후세에 그 영향을 끼친 영웅들이었다. 그러나 역사적인 인물이기 이전에 그들 또한 우리가 다르지 않는 평범한 인간이었다는 점을 생각하고 이들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인물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긍정적이고 부정적이었던가를 역사가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시각에서 그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면 그이면에 숨겨져 있는 그들의 고뇌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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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그 후 - 환경과 세계 경제를 되살릴 그린에너지 혁명이 몰려온다
프레드 크럽.미리암 혼 지음, 김은영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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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제전략연구소 산하의 스마트파워위원회는 향후 미국이 세계패권국가로서의 자격을 계속유지 할 수 있는 방안 5가지를 차기 오바마정권에 조언하였다. 그 대안중에 하나가 Green Energy의 선점을 통한 막대한 부의 창출 및 지구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을 타파함으로써 일류국가의 명성을 다지는 방법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역시 오바마정권의 목표중에 하나도 그린에너지에 사업에 대한 투자로 인하여 고용창출 효과를 발생시켜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넘기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지구는 고,중생대시대에 생성되었던 화석연료의 덕택으로 산업혁명이라는 지각변동을 가져왔고 짧은 기간동안 인간의 생활과 지구의 모습을 바꾸어 왔다. 엄청난 환경의 변화로 인간은 그동안 향유하지 못했던 부와 안전을 만끽하며 지구상의 초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기후의 변화로 인한 식량생산의 차질등과 질병의 창궐, 그리고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등은 최첨단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에게 위협적인 상징으로 받아지고 있고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그동안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지구환경오염이 결국 사용자에게 준엄한 심판을 받게 하는 형국에 이른 것이다. 물론 지금의 개도국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억울하지만 이제 탄소배출량의 조절등을 통하여 지구오염에 적극적으로 방지해야할 때인 것이다. 이는 곧 모두가 사는냐 아니면 다 같이 죽느냐라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시점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을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측면에서 <지구, 그 후>책은 그린에너지의 개발과 수익성 창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그린에너지를 외면만 하였던 것은 아니다. 가장 기초적인 태양열과 풍력발전을 통하여 전력의 공급을 개발하고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화석연료보다 그 채산성이 뒤떨어지는 단점으로 인하여 그리 주목받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과학기술의 발전정도로 감안할 경우 이제 이러한 그린에너지에 대한 개발이 바로 부의 창출이라는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태양에너지, 각종 바이오연료,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 파도의 진동을 이용하는 에너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에너지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물론 가장 큰 걸림돌은 이러한 그린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선 초기 투자자금이 막대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만 하면 사실상 그린에너지는 화석연료와는 상반되게 거의 무제한으로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환경보호에도 일조를 한다는 점에서 지금 세계각국의 연구진과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그린에너지는 일부 환경보호론자나 연구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비지니스차원에서 기업들이 접근하고 있다. 고갈이 예상되는 화석연료와 그리고 탄소배출권이라는 범세계적 제재로 인하여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업이미지 마케팅의 일환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태양에너지나 풍력, 그리고 바이오연료이외에는 생소한 분야이지만 우리나라의 완도 울둘목의 빠른 조수의 흐름을 이용한 전력원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미래에너지산업의 중심에는 그린에너지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한 시점에서 우리도 국가적인 에너지 전략을 가지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 실현된 그린에너지와 그리고 연구중인 다양한 그린에너지자원에 대한 학문적인 성과 및 상업적성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런 그린에너지의 개발과는 별도로 화석에너지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제안한다. 비록 탄소배출을 완전히 억제할 수 없지만 생물학적기법을 동원한 최소한의 탄소배출에 초점을 맞추고 효율적인 에너지 절약방안들을 제시함으로써 그린에너지 개발과 별도의 노력으로 화석에너지에 대한 개선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아지까지 그린에너지의 상용화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의 차선의 방안인 것이다. 사실 이 차선책에 기업들은 오히려 많은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투자는 그린에너지의 기술적 차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언제가는 이 지구상에 화석연료가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각가정마다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혹 여유전력을 전력회사에 되팔아 부가수입을 올릴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또한 봄철 황사나 먼지로 인하여 마스크를 착용하며 산책해야 했던 때가 까마득한 과거의 일로 치부될 때가 올 것이다.

이 지구는 분명 우리 인간만이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가 공생하는 곳으로 온전한 지구를 후손에게 남겨줘야 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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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포성
바바라 터크먼 지음, 이원근 옮김 / 평민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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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시계로 표현하면 1시간중 마지막 1분정도만 평화로운 시기였기 나머지 시간은 그야말로 전쟁의 세월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인류와 전쟁은 불가분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는 지구상에 존재했다가 명멸했거나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중 동종을 공공연하게 말살하는 유일한 종이 인류이다. 어떤이는 인류의 역사는 전쟁으로 인해 발전을 했다는 궤변마저도 내세우고 있지만 전쟁의 참혹함은 그 어떠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8월의 포성>은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전쟁사이다. 특히 개전 1개월간의 전사를 다루었지만 마치 전쟁발발 당시 현장에 있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그 묘사가 실감나서 책을 읽다보면 픽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저자인 바바라 터그먼여사는 자료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서술된 책으로 플리처상을 받은 정도로 팩트를 중심으로 서술된 역사서라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욱 흥미롭고 공감이 가는  것은 1개월간의 전쟁사가 우리의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과 유사하게 전개되었다는 것이다. 이런점에서 내용은 방대하지만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흔히들 1차 세계대전은 세르비아에서 터진 한발의 총성으로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그 전쟁의 기미는 감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예정된 수순을 밟는것 처럼... 이 책의 특징중 하나가 바로 독일과 프랑스, 영국 그리고 러시아의 전쟁발발이전의 각국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그에 대응하는 각국 군부의 움직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전쟁은 불가피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암시하고 있다. 단지 세르비아의 총성은 전쟁을 위한 하나의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이분법적인 사고를 지양하고 있다. 그동안 전범으로 인식된 독일에 대한 편견이나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연합국의 승전으로 인식된 전쟁결과에 대한 생각을 제고하게 한다. 이 전쟁은 결국 제국주의라는 유럽의 열강들의 공통된 분모에서 그 원인이 제공되었던 것이다. 제국주의라는 미명하에 세계각처에서 식민지 확보전쟁이 벌어지고 식민지 수탈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에 편승된 전쟁이었던 것이다. 이런측면에서 다른 전쟁사에서 볼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이 책은 교전국 당사자들이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 그러니까 독일은 정복전략 프랑스와 영국은 반격의 전략을 상세히 제시함으로서 전쟁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클라우제비츠라는 전쟁신을 필두로 하여 슐리펜의 의해 완성된 독일의 '칸네' 전략은 독일수뇌부의 확고부동한 전략으로 자리잡게 된다. 독일은 우익에 비중을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벨기에를 우회한 프랑스의 포위기동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고 프랑스는 '플렌 17' 이라는 전략을 통해 중앙부에 그 비중을 두어 전쟁발발시에 돌격만이 최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우게 된다. 이 전략들은 실재 전쟁이 개시되면서 최초 1개월간 그 어떠한 흔들림없이 진행되었던 전략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전략이 작성되는 배경과 그에 따른 군부수뇌부와 정치권의 갈등을 보여주므로서 결국 독일의 일방적인 전쟁만은 아님었음을 암시한다. 

또한 그동안 전범격인 독일장군들의 편하된 평가와 연합국장군들의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이분법적인 사고에 대해서 많은 수정을 가하게 한다. 양국의 첫 1개월간의 전황을 보면 독일군부의 수뇌부들은 정말 명철한 판단과 투철한 의식속에서 전투를 지휘했고 그에 반에 연합국의 지휘관들은 마치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방불케하는 우유부단, 명령체계의 부적절과 지휘관의 상호불신속에서 전투를 지휘했다는 것이 들어나게 된다. 특히 양국 지휘관들이 심리상태묘사가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저술관점은 제3자의 관점에서 그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전쟁자체를 바라보았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물론 전쟁속에서 자행된 민간에 대한 학살은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이에 대해선 저자 또한 실랄하게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특히 전장에서 정말 왜 전쟁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선 의미가 없었던 일반 장교나 사병들의 실상을 증언과 함께 제시하여 전쟁의 참혹함과 불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그들은 하루빨리 수뇌부가 생각했던대로 전쟁이 끝나기만을 고대했던 것이다. 

결국 이 전쟁은 마른전투를 기점으로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4년이라는 대장정에 이르게 된다. 이는 교전당사자들에게 지울수 없는 엄청난 상처만을 남기게 되고 전쟁결과 및 그 전후처리과정에서 또하나의 불씨를 남기게 된다. 그들이 주창했던 제국주의는 결국 죄없는 인민의 피로 이루어진 허상임이 드러났지만 그때까지도 그 진상을 외면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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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
시모나 바르톨레나 지음, 강성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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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느아루, 폴 고갱, 폴 세잔, 반 고흐등 미술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한번 쯤 그리고 그들이 남겼던 작품들을 정확하지 않지만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인상주의 내지는 후기 후기 인상파라는 설익은 지식을 가진채로 말이다. <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을 접하기 전만하더라도 미술에 대해선 아는 얄팍한 지식이라곤 학창시절 암기했던 사실학파, 인상학파, 초현실주의등 그야말로 죽어있는 지식이었을 것이다.  

사실 미술작품처럼 인간의 일상생활에 가까이 접해 있는 것 또한 드물다. 굳이 미술관을 가지 않더라도 왠만한 가정집 거실과 사무실, 그리고 공공기관의 한 쪽 벽면을 보면 대게 미술작품 하나씩은 걸려 있다. 그 만큼 우리 인간은 이런 미술작품에 대해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고래로 부터 인간은 문자발명이전에 자신의 기억이나 집단의 역사 그리고 공동체의 비전등을 그림으로 남겼다. 이는 그림 한컷에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이나 노출성에 비해서 정작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 미술작품이나 미술사에 대한 무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이 책은 비단 거대한 미술사중에서 한부분인 인상주의에 관해서 서술된 책이지만 그 의미는 상당한 것 같다. 대체로 미술사를 상고해보면 르네상스시대를 기점으로 일대변혁을 가져온다. 중세의 미술은 모든 학문이 그러했던 것 처럼 신학의 대변인 역활을 하였다. 신화 내지는 기독교의 교리전파와 그에 합당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결국 인간이 배제된 신의 경배에 그 초점이 맞추어 졌다가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인간으로 그 대상이 점차 변하게 된다. 이렇게 인간은 인간을 묘사하게 되면서 1차 변혁이 있었다면 근대에 들어오면서 미술계 역시 대변혁의 파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혁은 물질세계의 변화 뿐 아니라 미술장르에 까지 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동안 르네상스를 통해 진일보 했다는 변화 역시 고전적 아카데미즘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동안 아트리에라는 공간에 갖혀서 정해진 틀에 의한 작업활동이 실내에서 야외로 그리고 어두운 빛이 아닌 자연광을 묘사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사회변화의 바람에 편승하기 시작하게 된다. 특히 산업혁명으로 부를 한손에 거머쥔 부르주아라는 신계층의 탄생으로 인해 다양한 주제 선택의 폭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사진의 발명으로 인해 추상적인 묘사가 아닌 살아있는 감정의 묘사 내지는 풍경이 주목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게 되는 동기가 부여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도 초창기에는 외면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사회각층의 변화를 거부할 수 없듯이 미술계의 변화도 점진적으로 그리고 세잔과 고갱, 고흐의 등장으로 인해 더 적극적으로 변해가게 되고 미술사에 인상주의라는 거대한 한 획을 긋게 된다.

인상주의가 가져온 변화는 화풍의 변화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름아닌 고정된 틀에서 벗어났다는 의미가 아주 클 것이다. 그리고 화폭을 뛰어넘는 생동감이다.  결국 인상주의는 후대의 혁명적인 화풍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들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아닐까... 

이 책은 미술사중에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상주의에 대한 미진했던 지식들을 공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이다. 또한 이 책 한권으로 그동안 몰랐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사실 미술작품이야 실물을 감상하면서 그 느낌을 받아야겠지만 여건이 안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미술사서적이다.

책 한권으로 미술사정리도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미술작품을 보는 것 또한 즐거움을 배가 시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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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파워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스마트파워위원회 엮음, 홍순식 옮김 / 삼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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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權力;POWER)을 막스 베버는 "행동을 실천에 옮기는 한 사람 또는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저항을 받더라도 그 자신의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서 갖는 기회"라고 했다. 인류라는 종이 지구상에 탄생하면서 부터 태생적으로 권력은 인간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 역활을 해왔다. 그 권력을 갖기 위해서 동원된 방법은 다양하다. 특히 그 중에 무력 즉 군사력을 동원한 전쟁이 대표적인 권력창출 및 권력유지의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이는 고대에서 중세를 거쳐 지금까지도 그 역활을 톡톡히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군사력이나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경제력을 하드파워라고 하고 하드파워와 상반된 외교력이나 문화, 가치등을 소프트 파워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그 어떠한 국가나 집단의 권력유지나 창출과정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권력창출에 기여한 부분이 바로 하드파워였다. 하드파워만큼 확실한 대안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역사에서 보여주었듯이 강력한 하드파워가 바탕이 된 경우가 쉽게 권력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각국은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하드파워 육성에 열을 올렸다. 그 만큼 하드파워는 비싼 댓가를 지불하더라도 안전판 구실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하드파워의 성격은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외교정책이나 동맹, 체제 및 원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부분에서 제로섬게임을 원칙으로 해왔던 것이다. 동지가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강요되었던 것이다. 바로 그 중심에 다름아닌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던 것이다. 세계양차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은 세계최강의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무어전쟁이후 역사의 뒷안길로 접어든 대영제국을 대신하여 세계경찰국가로서 부상하게 되었다. 특히 2차세계대전이후 굳어진 소련과의 냉전체제에서 자유의 신봉자로서 미국의 역활은 대단한 것이였다. 미소양진영의 대립은 다름아닌 소프트파워보다는 하드파워에 그 무게 중심이 실리게 되고 유지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비록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양대구도에서 1인구도로 그 역활분담이 변하였지만 미국의 하드파워에 대한 맹종은 지속되었다. 그 결과 9.11테러라는 획기적인 사태의 발생과 아프니카스탄과 이라크침공으로 미국은 하드파워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 미국의 하드파워 일변도의 정치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유진영의 희망이자 세계경제의 엔진역활을 해왔다고 인식되는 미국에 대한 일탈이 표면화 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계기가 바로 미국이 그토록 추종한 하드파워에 의해서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 정점은 바로 부시정권에서 극대화되는 현실로 들어났던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반미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미국이 추진했던 신자유주의경제논리에 대한 의구심이 들면서 미국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제 미국을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세계경찰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 만큼 미국이 취해왔던 하드파워논리가 무색하게 된 것이다.

오바마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이러한 맥락에서 스마트파워라는 것을 제시했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동시에 아우르는 스마트 파워만이 미국의 권위를 되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방주의에서 다자주의로 회귀, 세계 보건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네트워크 형성, 교육에 대한 투자, 미래 그린에너지에 개발 및 투자를 통해서 미국만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스마트파워만이 대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럼 왜 미국은 지금의 경제위기상황에서도 이러한 범세계적인 프로젝트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는 것일까? 이유는 다름 아닌 세계패권국가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이다. 에이즈 및 전염병 퇴치를 위한 보건 네트워크구성이나 교육에 대한 투자 및 그린에너지 개발을 통해서 향후 잠재적인 미국의 적대세력을 교화 내지는 초기에 무력화 시키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그동안 학습효과를 통해서 하드파워로서는 이러한 미국의 적대감을 완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적절히 조화시킨 스마트파워만이 패권국가 유지에 결정적인 KEY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서서히 파악한 것이다. 

스마트파워을 대표적으로 사용했던 국가는 다름아닌 로마제국이었다. 적절한 하드파워를 기반으로 다양성에 기초한 외교술과 정책으로 로마는 방대한 제국을 건설하였고 운영하였다. 그러한 로마제국시대에는 오히려 로마제국의 일원에 편입되는 것이 효율적인 국가전략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역사적 사례가 미국의 대외정책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세계는 미국이라는 독불장군만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함께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것을 인지 했다고 하겠다. 물론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현실화 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사고의 틀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현재 미국의 위치에 대해서 말들이 많지만 미국이 세계패권국가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정세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대해선 우리로서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강변일변도의 하드파워로 무장한 부시정권에서 스마트파워를 지향하는 오바마정권은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파워게임에서 약소국인 우리가 실리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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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보 2009-03-23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삼인 학생 마케팅팀 한성진입니다.

'스마트 파워'를 읽으셨군요
'미국의 마지막 기회'도 읽어보세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로 세계를 운영했던
미국의 최근 세 대통령의 행적과 유산을 분석하고
새 대안을 내놓는 책인데. 같이 읽어볼 책입니다~

추천 하고 갈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