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4
윌리엄 골딩 지음, 안지현 옮김 / 민음사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골딩은 이미 <파리대왕> 이라는 작품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인간 본성의 야만성과 도덕성 문제를 실랄하게 다루면서 작품성까지 겸비한 사회풍자소설의 백미를 보여준 작가입니다. <피라미드> 그 후속작으로 영국사회 전반에 깊게 새겨져 있는 "계급" 이라는 또 하나의 성역에 대해서 풍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올리라는 주인공이 스틸본(물론 가상의 도시죠) 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영국사회 뿌리 깊게 각인되어 있는 "계급성" 과 그로 인한 인간 본성의 왜곡등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이 <파리대왕> 이라는 작품 내지는 그의 또 다른 풍자소설작품들과 비견되는 것은 기존의 우화적인 기법이나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작품과는 달리 직접화법을 사용한 사실적인 기법으로 내러티브를 끌어가고 있다는 점인데요. 뭐 달리 보면 자전적인 성장소설을 차용한 플롯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올리(올리버)의 성장과 옥스퍼드의 진학등이 골딩의 성장모습을 재현하면서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피라미드> 뭐 작품명에서도 얼핏 작품의 전반적인 핵심 스토리는 대충 나옵니다. "계급" 이라는 의미는 지금 현재에도 아니 오히려 지금 현재가 더 계급적인 사회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입니다. 인류가 집단생활 내지는 조직적인 생활을 감행하면서 필요불가분하게 동반하게된 모티브이고요, 물론 동물들 사회에서도 엄연하게 존재하는 담론입니다. 먹이사슬인 피라미드 구조 최상층에 위치하는 이들에게 "계급" 은 "질서" 와 거의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사회풍자소설들을 접햇고 이러한 작품들 역시 거의 대동소이할 정도의 컨셉트와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결말적인 부분에 이르러 아! 하고 우리의 내면을 한번 되돌아 보게 하는 작품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골딩의 <피라미드> 라는 작품은 상당히 이색적이고 유니크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제목을 무시하고 작품속으로 들어가면 어 이거 완전 성장소설 같은데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물론 작품 여기 저기에 상당히 강력하게 팁을 주고 있지만 첫번째 스토리는 그야말로 한적한 작은 마을에서 성장하는 올리라는 소년의 성장소설이라는 범주를 크게 벗어나버리지 못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군데 군데 무거운 담론의 일부가 고개를 처들고 있지만 올리와 이비 그리고 바비 사이에서는 벌어지는 촌극은 성장통의 일환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첫 경험의 서사와 성애의 묘사가 신선한 느낌을 선사하면서 무거운 담론 자체를 떠올리지 못하게 하죠. 물론 두번째 스토리도 그렇고 세번째 스토리도 첫번째 스토리와는 대동소이한 느낌을 주는것이 사실입니다. 첫번째 스토리의 연장선으로 봐도 크게 무방하지 않을 정도로 이어지고 있고 마지막 바운스(돌리시부인)의 묘지에서의 회상부분 역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조적 패러다임을 벗어나지는 않는 작품인데요. 문제는 바로 이러한 스트럭쳐가 아주 그것도 상당히 교묘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파리대왕> 의 경우 우화적 기법 내지는 신화적인 체체의 차용으로 내러티브를 한층 가열시키면서 끌어갔다면 이번 <피라미드> 정말 노멀한 분위기 그대로 나이브한 그 자체라고 해야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서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입니다. 작품을 다 읽고 한번 더 리뷰해 보면 더 이말에 공감하게 될텐데요, 올리를 중심으로 스틸본 마을에서 벌어지는 하나 하나의 소사들이 심지어 인물들이 무심코 내뱉는 단어 하나 하나에 계급의 피라미드가 그대로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보이게 되면서 깔끔한 성장소설에서 상당히 무거운 담론을 품고 있는 작품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죠. 근데 말이죠 오히려 이러한 기법이나 구조가 왠지 이번 작품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것이 독자들로 하여금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이 가장 특색은 바로 올리라는 주인공이 드러나지 않지만 정해진 계급이라는 틀속에서 성장하면서 주변의 환경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소사들을 사실적인 분위기에서 한땀한땀 그려 낸다는 점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올리라는 인물 역시 그 계급적인 구조를 그대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솔직한 담론으로 독자들에게 어필된다는 점입니다. 계급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영웅적인 내러티브나 그 피라미드속에서 어떻게 하던 발버둥 칠려고 하는 스토리를 내장한 작품(얼핏 계급적 갈등이라는 긴장감을 가지고 스릴러한 분위기로 몰아가는 작품) 이 아닌 계급이라는 거대한 피라미드 그 자체에 순응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자체가 상당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컨셉트라는 느낌을 주고 있는 점입니다. 내러티브 전반에 걸쳐 그 어떠한 긴장감(올리가 이브를 꼬시는 초반부의 스토리는 상당한 긴장감을 불러오지만요) 이나 극적인 흐름을 자아내게 하는 스토리의 반전 같은 거 하나 없이 작품을 써내는것도 실상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정도로 속도가 나지 않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라미드> 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다름 아닌 같이 한번 현실을 사실적으로 음미해보자라는 참여성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계급이라는 거대한 담론에서 살아가면서 그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면 어떻게든 계급이라는 자체를 제대로 이해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인간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그 진득한 맛을 제대로 전달해주는 작품이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피라미드> 가 계측의 구조를 형상화한 도형이 아니라 어쩌면 파라오의 무덤처럼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무덤이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되네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흉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반인들에게 향정신성약물 즉 마약에 대한 유혹은 언제나 달콤한 손길을 하고 있죠 비록 그 뒷끝은 뻔하지만 요즘처럼 나를 둘러싼 세상이 스트레스자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달콤한 유혹은 더 강렬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스포츠 선수에겐 바로 도핑이라고 알려져 있는 신체강화 약물이라는 유혹이 상존하고 있구요. <아름다운 흉기> 는 바로 스포츠선수들에게 있어서 달콤한 유혹인 도핑과 관련된 서스펜스를 다룬 작품입니다. 알려진 대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스포츠광이기도 하고 보는 것 보다 본인이 직접 참여해서 그 스릴를 만끽하는 작가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은 그러한 경험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도핑이라는 단어는 이제 우리에게 그다지 낮설지 않는 용어인데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에서부터 또는 스타를 꿈꾸는 이들까지 약물의존에 대한 기사들을 왕왕 접하게 되죠. 그 결말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 유혹에 빠져드는 거죠. 마치 에덴의 동산에서 뱀의 유혹에 넘어가는 하와 처럼요...


          <아름다운 흉기> 는 추리스릴러작품이라기 보다는 서스펜스스릴러물로 보는게 더 적합할 듯 합니다. 물론 결말부분에 반전의 요소가 개입되어 있지만 전형적인 서스펜스장르의 작품이죠. 지금은 은퇴해서 나름의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전직 국대급 선수들이 자행했던 도핑과 그 비밀을 감추기 위한 살인 그리고 그 살인이 시발점이 되어 벌어지는 또 다른 연쇄살인사건 그리고 끝이 없는 복수 뭐 이렇게 대충의 서스펜스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두루두루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장르의 특성이나 제재의 성격상 이번 작품은 한번 손에 잡으면 끝장을 보게 하는 작품이죠. 여기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니 더 이상의 부연설명 없이 줄줄 내러티브의 속도가 가속되네요. 이번 작품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스포츠스타의 도핑와 그 비참한 결말을 태제로 작품전반을 끌어가는것 같지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숨어있는 또 다른 태제는 역시 인간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비쳐줍니다. 끝이 없는 상승욕망과 자신의 욕망을 위해선 배신과 살인마저 서슴치 않는 인간내면의 또 다른 악에 대한 고찰이라고 할까요.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이런 태제를 결말부분에서야 들어내 한층 더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강도가 강하게 다가오게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도입부 부터 결말직전에 이르기까지 이번 작품은 그저 그런 범죄스릴러 같은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죠. 살인사건과 복수, 물론 도핑과 연관된 일련의 힌트를 주고 있지만 그 힘은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이 그나마 평이하게 종결될 가능성이 농후했던 작품의 격을 높여주는 역활을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존 작품에 기들여저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번 작품은 상당히 싱겁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만큼 내러티브의 짜임새나 스릴러의 압박감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왠만한 그의 작품에 비해서 여러모로 가성비가 떨어지죠. 그래도 결말부분만을 살펴보게 되면 역시라는 생각을 절로 갖게 하네요.


          알려진바대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워낙 다작인 작가라 그런지 이번 작품의 경우 강한 임펙트나 감정이입에 대한 똑부러지는 엑기스는 상당히 부족하지만(기존 그의 작품에 매료된 독자들이라면 다소 서운한다는 느낌마저 들게 하죠) 나름 작품의 틀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조합은 괜찮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화려한 스포츠 스타들의 이면과 고뇌 뭐 이런 느낌들을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년 4월 16일.... 참으로 기억속에서 지워 버리고 싶은 날이죠(유가족 여러분들 앞에서 이런 표현자체가 송구스럽고 죄송하지만요). 세월호 사건과 무관하게 살아있는 자에게 지워 버리고 싶다는 표현은 그저 함께하지 못해서 그리도 사건 이후 그 어떤 작은 도움하나 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으로 인해 얄팍한 머리속에서는 없었던 날로 생각하고 싶어지는 것일겁니다. 그 만큼 그날은 대한민국 모든이에게는 복창이 터지고 가슴속이 답답해지는 날이기. 세월호 참사를 사고라고 표현하지 않고 사건이라고 표현해야 올바른 인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방주시하면서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교통신호를 준수하면서 운전을 해도 뒷차량이 추돌해오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교통사고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음주 그것도 만취상태에서 과속으로 도로를 질주하다 차량과 충돌하고 상대 차량의 탐승객을 사망의 길로 인도하고 뺑소니 칠경우 우리는 교통사고라는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는 바로 사건으로 인식합니다. 세월호가 딱 이에 맞는 경우입니다. 좀더 확장된 사유로 접근하자면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봐야 타당한 경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닌 전 개인적으로 현대판 제노사이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말 그 날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격(정말 그런 국격이 있는것인지 혹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요즘은 대체 통 모르겟습니다) 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게 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대한국인들에게 일본이라는 존재는 또 다른 트라우마를 선사하고 있죠. 특히 요즘처럼 꼴도 보기 싫은 아베가 날뛰는 것을 보면 더욱더 속이 상하죠. 그런데 말이죠 그 꼴보기 싫은 아베는 지나라에서 지진이 터지니까(정확하게 말해서 자연재해죠. 좀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힘으로 통제불가능한 자연재해라는 말입니다) 정확하게 28분만에 컨트롤타워를 접수하여 통제해 나갔죠. 그 꼴도 보기싫은 아베가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국격을 논할꺼리도 아니라는 생각마저 드네요.


          김탁환의 <거짓말이다> 는 바로 세월호 사건을 배경으로 한잠수사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동료 잠수사의 탄원서에서부터 시작하는 나경수 잠수사 1인칭의 시점과 유족과 살아남은자를 비롯한 관계인을 인터뷰하는 작가 시점 이렇게 두가지의 시점을 기본 골격으로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약간의 추리기법을 가미해서 긴장감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하는 사회고발장르입니다.(왠지 전 사회고발보다는 일종의 고백서로 다가오던군요. 대한민국 국민의 고백서 말이죠) 김탁환은 그 동안 한국 문학계에서 역사소설 특히 추리역사소설장르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이기에 개인적으로도 이번 작품에 대해선 살짝 의외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대체로 그 동안의 작품들이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그 시대적 배경을 설정했왔고 가까운 시기라야 일제감정기정도 였는데 이번에는 최근래의 그것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치유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에 대해서 작품을 집필했다는 점이 상당히 놀라움을 금치 못할정도입니다. 사실 이번 작품은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자칫하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이양반이 그렇게 안봤는데라는 생각도 가져봤는데 저자 인세 전부를 세월호 진상 규명에 기부한다는 것을 알고선 마음이 놓이던군요. 이런측면에서 이번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 김탁환에 대해서 다시한번 경의를 표하게 되네요. 사실 작품의 내러티브 그리고 작가가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설정들과 결말부분의 반전등 거의 정형화된 작품의 스트럭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필요성도 없이 이번 작품은 참으로 완독하기 힘든 작품입니다. 그 동안 김탁환의 작품에 매료되었던 독자들이라면 한번 손에 잡으면 쉬이 전개되는 내러티브와 곳곳에 설정된 트릭과 복선 나아가 반전의 결말에 이르기까지 정말 단숨에 작품속으로 빠져들고 책을 손에 놓음과 동시에 가뿐한 카타르시스를 느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번 작품은 정말 손에 들엇다가 다시 놓았다가를 반복해야만이 끝까지 같이 갈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너무나 분통해서 속이 상해서 그리고 죄송해서요.


          개인적으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만큼이나 진도가 안가는 작품입니다. 방대한 분량과 내용의 난이도때문이 아니라 저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고 속에서 끌어오르는 분노(정확하게 분노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것입니다. 특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로 인해 다시 손에서 내려놓게 하는 작품입니다. 왠지 작품을 읽는 제가 그 어린것들의 생명을 뺏앗다는 자책감을 지울수없게 하기 때문인데요. 정말이지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이번 처럼 격한 감정의 동요와 그 감정을 분출하게 된 경우는 없지않나 싶네요. 더불어 이 책을 서가 아주 깊숙한 곳에 보이지 않게 봉인해버리고 싶다는 아주 묘한 감정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합니다. 너무나 미안해서 그리고 부끄러워서... <거짓말이다> 는 당시 사건에서 정말 크게 헌신하고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수색작업을 했던 잠수사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건의 진실과 내막의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한때(지금도 그런 부분들이 상존하고 있지만) 왜 좀 더 빠른시기에 수색하지 못했나에 대한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상상도 못할 참담한 모습을 보게 되었을꺼란 생각이 드네요. 우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다시한번 대한민국의 현 스텐스를 엿볼 수가 있습니다. 정치, 종교, 사회, 언론 곳곳에 암세포처럼 숨어서 버젓이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우리의 민낮을 만나게 됩니다. 그 모습이 이번 작품을 통해서 상당히 역겁게 다가오지만 그 역거운 모습이 바로 우리의 얼굴이라는 점도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죠. 정말 거짓말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사실은 거짓말이 아닌 사실이죠. 너무나 리얼리티한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않는 행태를 버젓이 아주 뻔뻔하게 자행했던 거죠. 그래서 세월호는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고 제노사이드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작품이 다루는 '세월호 사건' 의 특수한 사정상 공통적인 감정에 의거해 작품의 본질을 놓칠 수 있는 점이 분명 존재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얄팍하게 비빌 언덕을 역이용하여 대충 손질해서 선보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스트럭쳐를 보게 되면 생존자들과의 인터뷰와 법원재판의 탄원형식을 차용한 르포 방식를 채택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바로 이런 구조가 좀더 객관적인 시각과 다소 드라이한 맛을 느끼게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이번 작품의 버팀목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정말 이부분이 중요한데요, 작가는 작품 서두의 탄원서에서 재판장님이라고 선언하죠 존경하는 이라는 극존칭을 생략하고 물론 작품속에서 왜 사용하지 않았는가를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재판장님은 바로 대한민국국민 모두를 은유해서 표현한 말이라고 봐도 무방할듯 합니다. 어떻게 보면 대국민 호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방식이 아닌 정형적인 문학적 접근이었다면 자칫 완전 신파조로 흘러갈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독자들의 감정만을 자극하여 눈물바다로 만들수 있는 고만고만한 작품으로 남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유가족들에게 어찌 보면 또 다른 상처를 남겼을 여지도 크고요. 그렇다고 이번 작품이 르포르타주에 가까운 면만 보여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실 등장인물들의 기억과 심리묘사 그리고 배경의 서사들이 상당히 리얼리티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억지스럽고 왠지 강요되어진 감정의 이입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저도 모르게 작품속으로 들어가 등장인물들의 역활을 대신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죠. 물론 이러한 감정의 이입에는 미안하고 내가 그자리에 같이 있어주지 못했다는 저변의 감정이 깔려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탄탄한 짜임새를 갖고 있음에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2014년 4월 16일은 질문이 참 많은 날이기도 합니다. 작가 김탁환은 작품속에서 이러 표현을 합니다. "사람은 죽어도 질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사람은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정말 제대로된 서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죠. 그 차디차고 칠흙같은 어두운 바다속에서 죽임을 당한 이들은 수 많은 질문을 했을 것입니다. 선내방송은 그대로 대기하고 있으면 구조하러 온다고 했는데... 엄마 아빠 보고싶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어렵사리 살아온 이들도 수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광경을 지켜본 이들 역시 수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도 들려오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날 맹골수도에서 죽임을 당한자들은 완전히 죽었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사건 이후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수 많은 질문에 대해서 제대로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할 수 없는게 아니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수많은 핑계거리를 대거리하면서 말이죠.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라 묻어버릴 수 있겠죠. 그러나 죽은이들에게 왜 그런일이 벌어졌고 왜 그네들이 차가운 바다속에서 영문도 모르는채 사라져갔는가에 대한 대답을 이제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날에 있었던 모든 것을 그리고 그날 이후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진실 그 자체를... 다시 하번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탱이 2016-08-2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리뷰네요 저도 책 사다놓구 아직 읽지는 않았는데 어서 읽어봐야겠어요^^
 
정복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8
앙드레 말로 지음, 최윤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처럼 접하게된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매번 접하면서 느끼지만 고전이라는 개념 그리고 고전을 읽는다는 또 다르고 색다른 느낌이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네요. 앙드레 말로의 아시아 3부작중 가장 먼저 선보인 <정복자들> 은 제목도 눈낄을 끌지만 우선 1925년 중국혁명을 그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독자들에겐 또 다른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뭐 항상 고전을 접할때 가장 먼저 작품의 제목을 깊이 들여다 보는 버릇이 생겼는데요, 이번 작품도 왠지 제목에서 부터 범상치 않는 느낌을 주죠. <정복자들> 이라는 제목 자체가 던져주는 아우라가 왠지 작품전반을 지배하는 하나의 힘으로 작용할 듯 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그런데 막상 내러티브속으로 들어가면 다소 맥이 빠지네요. 뭘랄까 처음 제목에서 느꼇던 강력한 힘이 서서히 바람빠지는 튜브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죠. 어 이러다가 물속으로 빠지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도 가져보게 되고요. 첫 시작은 상당히 지루한 느낌을 몰고 옵니다. 홍콩과 그 주변국들을 배경으로 이국적인(물론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으로 볼 수 는 없지만요) 시각과 그런 시각들을 다루는 작품의 시점이 물에 물탄 듯 별다른 무미건조한 맛 마저 느끼게 합니다. 독자들은 대충 앙드레 말로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인식하고 작품의 시점 역시 1인칭내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끌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되는데요. 사실 초장의 스토리 전개는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런 시점이라는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단순한 "관찰자" 의 입장을 여실히 보여주므로서 '접근'이라는 부제와 일맥상통한 맛을 선사하네요. 뭔가 터질듯한 분위기는 분명히 감지 되는데 그냥 물 흘러 가듯이 진행되는 내러티브에 다소의 당혹감마저 들게 합니다. 왜 중국혁명이라는 역사적 팩트가 인지되어 있는 상태에서 왠지 영웅주의 같은 것을 기대하기 마련인데요. 말로는 이러한 배려를 칼로 물 베듯이 단절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이번 작품의 가장 매력적이고 빼어난 부분이기도 하죠.​


          대체로 역사소설이라는 장르에서 영웅과 그 활약상 그리고 뒷담화로 구성된 영웅주의가 없다면 왠지 맹탕 같은 느낌을 주죠. 사실 이러한 영웅과 역사적 배경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끌어가는 내러티브는 장대하고 활기차며 힘을 느끼게 하죠, 여기에 책의 제목처럼 정복자들이란 타이들마저 곁들이게 되면 스펙타클한 뉘양스를 뿌리게 마련인데, 앙드레 말로는 가장 분위기를 띄울수 있는 바로 영웅주의를 눈도 깜작하지 않고 외면해 버립니다. 방대한 스케일과 그 속에서 부딛히는 인간들의 암투라는 거시적인 시각을 배제해 버리고 모든것을 단순하게 미시적으로 축약시켜 버립니다. 그러면서 대게의 역사소설에서 팁으로 제시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사전지식 내지는 힌트같은 팁을 제공하지 않죠. 축약과 축약 그리고 갑작스런 역사의 흐름을 역사적 인물과 가공의 인물들의 심리상태나 대화를 통해서 집중해 버리는 것입니다. 자연히 1부에서 관찰자의 위치로 작품을 오버랩햇던 시점이 상당한 힘을 가진 1인칭 내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돌변하면서 독자들의 몰입감을 증폭시킴니다. 그런데 말이죠 뭐 사실 이러한 몰입감이라는게 독자들 내부에서 서서히 이해의 강도가 깊어지면서 내러티브의 진행방향을 감지해서 발생하는 감정이 아니다는게 더 당혹스럽게 만들죠. 스토리상의 역사적인 흐름의 이해는 상당히 난해하게 진행됩니다. 왠만한 중국근대사를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죠. 달리 말하면 사전적인 역사지식이 없이는 내러티브를 따라잡기가 녹녹치 않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만 독자들이 몰입하게는 되는 것은 가린과 쩡다이, 보르딘, 홍이라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주고 받는 대화 그리고 나(작가의 현현이라고 봐야 타당할듯합니다. 물론 가린이라는 가공의 인물에도 작가 자신을 투영하기도 했지만요. 뭐 정확하게 보면 모든 인물들에게서 작가의 모습들을 면면히 볼 수 있기도 합니다)가 바라보는 이들에 대한 시각과 판단, 이러한 부분들이 역사소설이라는 개념을 잊게 만들어 버리면서 니체의 초인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킵니다. 또한 이러한 관찰자적인 시점 그러니까 사건의 중심에서 한발자국 벗어나서 전체를 그저 처다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시점이 바로 앙드레 말로 자신의 정확한 시각이자 담론의 표현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합니다. 자신의 억울한 재판과정과 그 이후 투쟁의 최일선에 나아가게 되는 자전적인 요소들을 상당히 객관화할려고 하는 의지이자 동시에 독자들에게 평가받고 싶어하는 의중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내러티브가 숨막히고 연출적이면서 서스펜스한 느낌을 전해 전달해 주지 않습니다. 역사소설이라는 큰 범주에서 보면 상당히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품이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흥미롭지 못한 점 인정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래도 분량이 작다는 것 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듯 하기도 하고요. 오히려 철학서라고 하면 더 타당할 정도로 상당히 깊이감 있는 담론을 다루고 있는 작품임에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앙드레 말로의 <정복자들> 은 뭔가 색다른 맛을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부인할 수 없기도 합니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자의 이념투쟁 그리고 인간성 자체에 대한 고찰과 삶의 허무감이 가져다 주는 담론등 많은 생각들을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읽을거리와 재미와 여기에 허리우드식의 블록버스터에 노출이 많이 된 요즘의 독자들에게 삶과 인간과 그리고 나아가 권력등 다소 무거운 주제이지만 분명하게 한번쯤 생각해 볼 메시지를 선사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 접한 <오사카 소년 탐정단> 은 국내에 신작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실상 히가시노 게이고가 문단 데뷔 초기에 나왔던 작품입니다. ​그래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세계를 특히 초반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여기에 단편소설 모음이라 읽는 독자들에게 크게 부담을 주지도 않고 술술 책장을 넘기에 하네요.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특징들이 있는데요. 첫번째로 단편모음집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펴낸 몇편의 단편이나 일반적으로 시중에 출간되는 단편집들과는 사뭇다른 스트럭쳐를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책에 수록된 다섯편의 작품을 보면 오사카 오지초등학교 여교사 시노부가 사건해결사로 등장하면서 일맥상통하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조가 다양한 범주를 다루는 단편집과는 그 구조자체가 다릅니다. 여기에 단편모음집이지만 얼핏 보면 하나의 거대한 틀에 일개 사건들을 다루는 액자소설같은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일맥상통한 내러티브를 갖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 장편의 진득한 맛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약간은 싱거운 느낌을 주지만 달리 보면 또 다른 흥미를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당차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건 해결사 '시노부' 와 그의 애제자들인 악동 트리오, 여기에 어리숙한 것 같지만 폐기 넘치는 신참 형사 신도가 끌어가는 스토리는 작품을 대하는 내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가 완변하게 물흘러가는 느낌을 주지않아 오히려 더 가슴에 와닿은 작품입니다. 추리소설 특성상 대게의 경우 상당히 많은 트릭과 복선 그리고 대반전이라는 틀에 박힌 필수요건을 충족 시켜려고 하다보니 약간의 무리수를 두게 되고 억지로 끼어 맞추는 세부적인 부분들이 많지만 단편소설이라는 특성상 간단 명료하게 이러한 부분들이 처리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엉성하다고 할 정도의 복선이나 트릭들이 왠지 시노부라는 사건해결사의 성격과 일맥상통하게 느껴져서 독자들에게 야냥을 떠는 것 같지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칭 '학원물 시리즈' 와 비교도 해볼만 한데요. 대체로 히가시노 게이고도 학원물을 많이 창작했지만 기존의 학원물 시리즈 개념과는 또 다른 면들이 잇죠. 우선 그 대상층이 초등생이라는 점, 그리고 실상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건이 아닌 교외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 물론 그 사건 해결의 중심에 시노부와 그의 애제자들이 필연적으로 관여를 하지만요. 그래서 왠지 학원물 시리즈와는 거리가 먼것 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사건의 연관관계를 보게 되면 학교와 학생, 그리고 교사와의 연관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참 독자들은 여기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작 중에 <비정근> 이라는 작품을 자동으로 떠올리게 될텐데요. <비정근> 이라는 작품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죠.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단편집이고, 사건의 해결사 역시 초등학교(기간제 교사) 선생님으로 설정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비정근>이 제목에서부터 약간은 무거운 담론을 제시하고 사실 사건들의 면면을 봐도 상당히 사회적인 이슛가 강한 구성을 가지고 있어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을 주지만 <오사카 소년 탐정단> 은 제목자체도 그렇고 사건의 면면도 무거운 사회적 논란거리와는 거리가 먼 그런 내용들이죠. 뭐랄까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약간은 장난질같은 느낌도 들게 하는 가벼운 스토리들의 연장입니다.

 

          다만 <오사카 소년 탐정단>이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시노부라는 여성 사건 해결사의 등장이고, 비록 조연으로 끝나지만 그녀의 애제자들이 스토리의 감초같은 역을을 담당한다는 거죠. 바로 이점이 이번 작품의 매력이기도 한 부분인데요. 동안 히가시노 게이고는 '유가와나 가가' 를 대표하는 사건 해결사를 등장시켜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아왔는데 이 주인공들의 면면과는 엄청난 갭을 가지고 있는 '시노부와 악동트리오' 가 오히려 더 독자들의 뇌리속을 파고 드는 현상을 줍니다. 다소 엉뚱하고 치밀성과는 전혀 거리가 멀고 왠지 무슨 사고를 칠것 같기만 한 안타까움마저 불러오지만 이러한 면면들이 독자들에게 더 현실성을 부여하고 공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략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엉성한 스토리에다 누구봐도 뻔한 결말 그리고 반전같은 반전하나 없는 밋밋한 내러티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반을 끌어가는 '시노부와 악동트리오' 의 순수함이라고 할까요 뭐 이러한 부분들이 이번 작품을 베스트셀러반열에 올려놓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전반적으로 장편 같은 뉘양스를 풍기는 단편집으로 사건의 전개는 별도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주체, 방식, 여기에 곁들인 소소하고 흥미로운 조리료들이 절묘하게 융합되어 새로운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 사건 해결사라는 방식을 취해서 내러티브를 끌어가지만 왠만한 남성 해결사보다 더 나은 해결방식이나 쿨한 행동을 보면서 독자들은 절로 수긍하게 되고 마치 독자 스스로가 사건 해결사라도 된 듯한 동질감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개념이 아닌 그냥 이웃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감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네요.  "오사카만의 정서와 느낌이 묻어 나는 작품" 이라고 극찬한 미야베 미유키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고향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추리물로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울수 있는 <나미야 잡화점>에 버금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