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투성이 아기곰
사라 팍스 데이비스 그림, 마틴 워델 글, 이혜선 옮김 / 행복한아이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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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푹푹 빠질 만큼 눈이 소복히 쌓였어요.
아기곰 삼형제는 눈을 흠뻑 뒤집어쓰고 눈곰 놀이를 해요.
엄마는 모르는척 '우리 아기곰들은 어디에 있을까' 찾으며 눈곰 삼형제랑 놀아줍니다.
눈 위에서 미끄럼도 타고, 눈싸움도 하고, 신나게 놀지요.

그런데, 이런, 막내 눈곰은 아직 많이 어린가 봐요.
미끄럼을 타다가 눈 속에 코를 박구요, 눈싸움이 하고 싶어도 눈덩이를 잘 던지질 못 해요.
게다가 코도 시리고, 발도 시리고, 더 이상 눈 속에서 놀기 싫대요.
그러니 이젠 벽난로 불을 쬐며 따뜻한 빵을 먹을 시간이 된 거죠.
눈곰은 녹아 없어지고 아기곰이 나타날 시간이구요.

눈오는 겨울날이 되면 딸아이와 다시 읽고 싶은 책이네요.
아마 마로도 올해에는 눈곰들이 미끄럼 타듯이 눈썰매를 무서워하지 않고 탈 수 있을 거에요.

* 엄마곰의 푸근함, 아기곰의 사랑스러움! 곰인형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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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방에 처음 가던 날
오사와 시카 그림, 제랄드 스테르 글,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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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손과 개인탁아를 전전하던 마로는 16개월부터 어린이집에 갔더랬습니다.
집까지 이사한 터라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 못 하는 마로 때문에 한동안은 악몽이었죠.
아침마다 우는 아이를 떼어놓기도 힘들었고, 저녁이면 또 어찌나 악을 쓰며 보채는지 괴로웠습니다.
그래도 빠르면 1달, 늦어도 2달이면 적응할 거라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장담처럼
2달이 지나자 갑자기 평화가 도래했습니다.
아침이면 어린이집 현관에서 두 손 모으고 혀짤배기 소리로 '안능히 오세요'라고 하는
딸아이의 배웅을 받는 마음은 기쁘고도 짠했습니다.
그제서야 원장 선생님의 충고가 옳았다는 것도 확신하게 되었구요.

당시 마로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은 마로가 아무리 난리치며 울어도
엄마, 아빠가 마로를 살짝 떼놓고 몰래 나가도록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지금은 회사 가지만, 저녁이면 꼭 돌아올 거야. 저녁에 꼭 다시 만나자"라고 인사하게 했죠.
몰래 나가는 건 그 땐 편할 지 몰라도,
아이에게 부모가 자기를 놔두고 언제든 몰래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준다는 겁니다.
이 불안감이 축적되면 부모가 잠깐만 자리를 비워도 그 부재를 견디지 못 하게 되고,
심지어 부모가 곁에 있어도 갑자기 없어질까봐 아이가 초조해하며 집착하게 되어,
애착과 분리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 하고 성장하게 된다는 거죠.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부모와 제대로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재회인사를 하는 경험을 쌓아가면,
아이도 엄마, 아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나 안심하게 된다는 겁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마로가 어린이집에 완전히 적응한 뒤에는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잠시 나갔다 온다고 아이에게 얘기하면 
집에서 기다리겠다거나 아니면 같이 가자는 의사표현을 하지
무조건 울며 따라나서는 버릇도 사라지더군요.

책 리뷰 대신 제 사연만 주절주절 떠든 것은 이 책의 상황 설정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귀여운 아기곰 플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놀이방에 가기 전에
엄마, 아빠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빠와 산책가나 보다 싶어 아무 생각 없이 따라나섰는데,
낯선 집에서 잠깐 장난감에 한눈 파는 사이 아빠가 없어지고 만 거죠.
플로는 얼마나 놀라고 당황했을까요?
비록 새로운 친구 플리를 사귀게 되어 즐거운 하루를 보내긴 했지만,
그거야 그림책 속의 설정이고 달랑 하루만에 어린이집에 적응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플로의 부모는 어린이집에 보내기 전에 미리 일찍 일어나 부모와 함께 식사를 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했고,
앞으로 어린이집을 다니게 된다는 변화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눠 주지시켜줘야 했으며,
마침내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 어린이집 현관에서 아이와 확실하게 작별인사를 했어야 합니다.
하기에 꼭 안아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아기곰 플로와 플리의 귀여운 그림에도 불구하고 별은 달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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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겜보이 2006-10-13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좋은 정보 알았어요. 나중에 꼭.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잘 새겨둔답니다.

건우와 연우 2006-10-1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부모가 우는아이를 달래는게 힘겨워 몰래 떼어놓아버릇하면 심한 분리불안을 겪게되는경우가 허다하더라구요.
그 어린이집 원장선생님 참 좋은 분이시네요. 추천을 원장선생님과 조선인님께..^^

꿈꾸는섬 2006-10-13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그랬던 것 같아요. 현준이랑 헤어지기 힘들어서 몰래 떼어놓았었는데 심한 분리불안을 느꼈어요. 그게 점점 더 심해져서 제가 더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조선인님 말을 듣고 보니 제가 참 많이 잘못했었네요.
 
뽀로로와 마술피리
대원키즈 편집부 엮음 / 대원키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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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포비가 어느날 친구들에게 '마술피리'라는 동화책을 읽어줍니다.
숲 속 마을에 사는 괴물이 마술피리를 불어 못된 아이들을 산으로 데려간다는 얘기죠.
착한 아이들은 마법에 걸리지 않는다지만 이야기를 듣고 루피와 에디는 겁에 질렸죠.
그런데 장난꾸러기 뽀로로와 크롱이 또 사고를 칩니다.
괴물로 분장하고 피리를 불어 루피와 에디를 놀래킨 거죠.
뽀로로와 크롱의 장난을 간파한 포비는 루피와 에디와 합심하여 뽀로로와 크롱을 되려 겁을 줍니다.
뽀로로와 크롱의 사과로 결과는 늘 그렇듯 해피엔딩인 듯 하지만,
창 밖에서 다시 들리는 이상한 피리소리. 이번엔 정말 괴물이 나타난 것일까요?

5살 아이에겐 마지막 장의 자그마한 반전도 꽤 무서운가 봅니다.
그래도 뽀로로를 좋아하니 열심히 보내요.
책의 맨 뒤에는 '동화책을 읽고나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등이 있어
부모가 독서지도 하기도 좋네요.
다른 활용으론 이 책과 연달아 <피리부는 사나이>를 읽어줘도 좋고,
오페라 <마술피리>를 들려주는 것도 재미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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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0-1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같은 엄마를 두어서 마로와 해람이 너무 행복하겠어요
 

엿기름 50g을 물 500ml에 달인 후 체에 찌꺼기를 걸러 엿기름 끓인 물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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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10-1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궁금해 하던 것..
그런데.. 이렇게 달이면, 그걸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식혜? 더 고아야 조청?
그리고 달인다 하면, 시간은 얼마나?

하늘바람 2006-10-1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엿기름은 달여서 무엇에 쓰나요? 넘 창피한 질문^^
 
아이를 정말 위한다면 칭찬을 아껴라
이토 스스무 지음, 황소연 옮김 / 책씨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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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토 스스무는 심리학, 그중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하기에 교육학의 명저를 쓰기엔 부족점이 있는 사람. 게다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임상연구를 한 것도 아니요, 다른 연구결과를 종합한 것도 아니요, 자신의 주관적 경험담을 긁어모았을 뿐이다. 그가 인용한 문헌은 달랑 하나인데, 마크 레퍼 연구팀이(마크크 아님. 책의 오타) 원래 순수 열정을 갖고 그림을 그리던 아이에게 '상'을 주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본 실험이며, 이 실험은 '1973년'에 행해졌던 것이다.

저자가 정리한 사례 다섯 가지도 역시 부실하다. 첫번째 '칭찬에서 시작해 칭찬으로 끝나는 칭찬 수업'의 경우 해당 교사의 칭찬이 학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관찰은 부재하다. 두번째 '금메달의 쾌거를 이룬 칭찬 지도법' 역시 고이데 감독이나 다카하시 선수를 인터뷰한 적이 없으며 언론 보도나 경기 중계를 시청한 것이 전부이다. 사례 3 '시험 중에도 칭찬하는 칭찬 교수', 사례 4 '00이는 착한 아이 아냐', 사례 5 '부하 직원은 칭찬으로 키워야 해'와 같은 사례는 그나마 지속적인 관찰이 병행된 사례이긴 하나, 그들이 올바른 칭찬교육법을 행했다면 부정적 결과를 낳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저자가 한 말 중 그럴싸한 건 달랑 하나. '교육의 근본 목적은 자립의 지원, 즉 홀로 서기를 돕는 것이다'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칭찬교육법에 대한 끊임없는 비난과 교육의 근본 목적에 대한 누누한 강조에도 불구하고,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가 라는 화두에 있어 저자는 한없는 빈약함을 드러낸다. 그가 제안한 것은 '쌍방향 지원'인데, 피지원자를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쌍방향적,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칭찬교육법에 대한 비난에 장장 150쪽을 할애한 것에 비해 '쌍방향 지원'에 대해서는 달랑 4쪽으로 설명해 놓았으니, 어리석은 독자로선 응용 불가이다.

또한 쌍방향 지원에 대한 사례로 든 두 교수의 예는 역설적으로 칭찬교육의 필요성을 보여주는데, 그가 반면교사로 비난한 F주임의 경우 칭찬은 고사하고 학생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고 비웃음으로 일관하는 사람이었다. 반면 쌍방향 지원의 진수로 꼽은 I교수의 경우 저자의 의견에 대해 '이렇게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니'라며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을 칭찬하는 모범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은 성과는? 칭찬교육법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주는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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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춘 2006-10-12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도 다 다르고 칭찬방식도 다 다를 수 있는데 절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칭찬교육법에 대한 조선인님의 고견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