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에게 인사하라고 했더니 이젠 익숙하게 절을 한다.
그러나 마지막 반절 대신 한참이나 개다리춤을 선사하더니, 저도 우습다고 깔깔깔.

원래 마트에 간 목적은 마로의 새 앞치마와 토시, 우산을 사는 것이었다.
세일 광고에 마음이 흔들려 무리하게 장바구니를 채운 건 온전히 나의 잘못.
겨우 천원 남짓한 탱탱볼을 마로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으나,
계획없던 장거리에 밀려 결국 계산대에서 제외시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옆지기랑 같이 장보러 나올 것을.
미안하다, 마로야. 다음에는 내 꼭 축구공을 사주마.

공을 꼭 안고 나를 올려다 보길래 떼쓸까봐 겁냈는데,
앞치마와 우산에 만족하며 의외로 순순히 내려놓았더랬다.
그 모습이 더 미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