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105cm이며, 몸무게는 16.3kg입니다. 1년 사이 7cm가 자랐고, 몸무게는 약 1.5kg 늘었습니다. 한국 소아발육 표준치에 따르면 4살 평균 키 102.1cm, 몸무게 16.43kg이니, 약간 마른 편에 속해 어른들로부터 조금 걱정을 듣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딱 1번, 이사 직후 열감기에 걸린 거 외에는 병원에 간 적 없으니 건강한 편이라 자부합니다. 엄마로서 딸에게 가장 고마운 일입니다.

1년 사이 마로의 가장 큰 변화는 읽고 쓸 줄 알게 된 것입니다. 지난해 5월 마로가 처음으로 혼자 책을 읽던 날의 감격은 잊혀지기 힘듭니다. 어린이집에서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소문이 나 생일선물로 친구에게 책을 선물받기도 했지요. 글자쓰기의 경우 ㄷ을 뒤집어 쓰기도 하고, 이중모음 쓰는 걸 어려워하며, 필순도 엉망이고, 글자 크기도 제각각이고, 여러 모로 엉망이지만,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딸이 써줄 때마다 그저 기특할 따름입니다.

성격도 많이 변했습니다. 겁이 많아 연극 보러가면 울고, 플레이짐에 가도 볼풀에서만 잠시 조심스레 놀았는데, 이제는 말띠의 본색이 드러나 아주 거침이 없습니다. 한 술 더 떠 층계를 3칸이나 한꺼번에 뛰어내리거나, 가파른 언덕을 구르듯이 달리거나, 철봉에 매달렸다가 갑자기 툭 손을 놓는 등 위험천만하게 노는 것도 즐깁니다. 놀이방에서도 더 이상 맞고 다니지 않습니다. 친구들에게 맥 없이 장난감을 뺐기거나 한 대 맞으면 털썩 쓰러져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흑흑 거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억울한 일이 있으면 말로 따지며 훈계를 늘어놓는다고 합니다. 따따부따대는 것이 우습다고 선생님들이 자질러집니다. -.-;; 낯가림도 거의 없어져 오히려 이제는 아무나 따라갈까봐 걱정이니 엄마란 새로운 걱정거리 찾아내는 선수인가 봅니다.

아직도 변하지 않은 건 밤에 소변을 못 가린다는 거. 실수를 안 하는 건 한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입니다. 제 생각에는 원인이 2가지. 워낙 물을 많이 마신다는 것과 한 번 잠들면 시체라는 것. 억지로 깨워 쉬를 누게 시킨 적도 있지만, 그러면 다음날 확연히 피곤해 하는 터라, 지금은 거의 포기하고 있습니다. 야뇨증의 정의가 '5세 이상이 되어도' 한 달에 두 번 이상,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누게 되는 것이라 하니, 좀 더 지켜볼 작정입니다. 다만 요새 딸아이가 밤에 기저귀하는 걸 무척이나 부끄럽게 여기는 터라 그것이 마음에 좀 걸릴 따름입니다.

요새 가장 좋아하는 책은 워크북입니다. 처음엔 엄마랑 함께 문제푸는 시간을 즐기는 거 같더니, 이제는 저 혼자서도 줄기차게 합니다. 혼자서 하면 틀리는 게 많지만, 틀린 거만 함께 해주면 되니 저로선 무지 편합니다. 다음으로 좋아하는 건 아영엄마님이 물려준 룩앤씽크 전집. 아영언니와 혜영언니가 보던 거라 그럴까요? 그림이 귀엽고 굉장히 교훈적이긴 하지만, 딸아이가 왜 그리 좋아하는지 잘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겐 아이들만의 기준이 따로 있나봐요. 보리아기 그림책, 프뢰벨뽀삐시리즈, 국민서관 작은거인 시리즈는 여전히 스테디셀러지만, 새로 떠오르는 애독서의 특징은 운율이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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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6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06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서 문제 푸는 걸 즐긴다니 신통방통하군요.^^
그리고, 주하 네 살 때 비하면 무지 발육이 좋은 편입니다.

urblue 2006-02-06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어떻게 따따부따대는지 보고 싶어요. ^^

수민엄마 2006-02-0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도 요즘엔 아이 혼자 또는 대화하며 할 수 있는 워크북성 책들이 좋은 거 같아요. <똑똑한 아이로 만들어 주는 그리기 100선> <그리기로 배우는 초등1학년 교과서> <창의력 뛰어난 아이만들기> 등 재밌고 유익한 책들이 많아 좋습니다. 혹 마로가 이 중 안 본 책이 있으면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거에요.

라주미힌 2006-02-0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귀여워라.

프레이야 2006-02-0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마로~~ 많이 컸네요. 그리고 지금도 무럭무럭 크고 있구요.^^ 근데 놀라워요. 벌써 국어 수학 문제집을 다 풀고..

sandcat 2006-02-0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의 네 돌,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마로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저는 궁금하군요.
(딴 얘기지만 둘째 이름은 뭐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 '마로'란 이름이 너무 예쁘고 좋아서요)


산사춘 2006-02-0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엄마와 함께니 걱정없시유. 마로 생일 축하축하~

날개 2006-02-0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저도 마로 생일 축하해요..^^
이쁘고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잘 자라주길.......

2006-02-06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2-07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막의 표범님, 오랜만이에요. 많이 바쁘신가봐요.
속삭이신 분, 고맙습니다. 그런데 물을 못 먹게 할 수는 없잖아요. 님 말씀대로 두고 보려구요. *^^*
로드무비님, 발육이 좋은 편일까요? 고맙습니다.
유아블루님, 말도 말아요, 요샌 혼내잖아요? 그러면 '아우, 엄마, 시끄러. 그만 말해' 이러고 개깁니다.
수민엄마님, 고맙습니다. 검색해 보겠습니다.
라주미힌님, 헤헤, 제 눈엔 확실히 귀엽습니다. ㅎㅎㅎ 도치맘.
새벽별님, 가끔 이젠 다 큰 거 같다고 뿌듯해지기도 해요.
배혜경님, 그게 말이죠. 어린이집 오빠들이 기탄 수학을 푸는데 그게 멋져 보였나 봐요. 어찌나 조르던지. -.-;;
샌드캣님, 고민이에요. 마로는 진작에 지어놓은 이름인데, 동생은 뭐라고 할지.
산사춘님, 언제나 후하신 산사춘님, 고맙습니다.
날개님, 히끅. 아하하하 고맙습니다. ^^;;

책읽는나무 2006-02-0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벌써 다섯 살이 되었군요!
정말 아이들 금방 크는 것같아요^^

마로 생일 축하해!^^

조선인 2006-02-0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가 나이 먹는 것처럼 마로도 큰다구요. 히히히 고맙습니다.

보물창고 2006-02-09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3칸 한꺼번에..
성현이 1년 후.. 그리 되겠지요?
저두.. 마로야~~ 생일 축하해~~
뿌듯하시죠?

조선인 2006-02-1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깡지님, 고마워요. 그런데 성현이는 지금도 책장 위에 올라갈 정도로 담이 크니 마로보다 더하지 않을까요? 히히.

sooninara 2006-02-1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아들은 7살까지 잠자면 시체라서 매일밤 이불에 쉬를 했다오..
그래도 7살 여름부턴 안하더구만..아이들마다 차이가 있으니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기다려 주는 자세가 필요한듯...
마로야..생일 축하한다...동생 태어나면 왕의 자리를 박탈 당하는 기분이라는데...
그때까지는 마음껏 왕 노릇을 하기를..ㅋㅋ

조선인 2006-02-10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와우 똘똘한 재진이마저 그랬다면 더더구나 걱정할 일 없겠네요. 고마워요. 수니나라님. *^^*

ceylontea 2006-02-11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따부따.. 엄마 닮은 것 아니우? ^^

조선인 2006-02-1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고고곡 실론티님, 그렇게 정곡을 찌르시면 챙피하잖아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