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연휴였는데, 정말 모처럼의 연휴다 보니... 감기몸살이 걸렸다. ㅠ.ㅠ
딱 토요일 저녁부터 끙끙 앓기 시작해서 현충일 오후까지 자리보전을 했다.
하지만 모처럼의 연휴라고 올라온 어머님과 아가씨 일행을 내칠 수는 없는 일.
차마 먼 걸음은 못 하고 집 근처 창룡문을 슬쩍 들러본 뒤 집에 돌아와 중국집 배달로 대접했다. -.-;;
아주 짧은 나들이였지만, 그래도 어머님과 손녀들은 즐거워 보인다.

창룡문의 외옹성 구조는 지금 봐도 걸작이다.
옹성 안으로 들어온 적은 그야말로 독안의 쥐.
사방에서 화살과 돌과 기름을 퍼부을 수 있다고 했더니,
꼬마아가씨들이 자기들도 해보겠다고 설레발을 치는데 아주 식겁했다.

창룡문을 지키는 또 하나의 예술. 동북공심돈.
창룡문의 왼편에 자리잡아 적을 감시하는 망루의 역할을 하고,
외옹성 안으로 진입하려는 적을 향해 쇠뇌를 쏘는 진지의 역할도 하니,
창룡문을 철옹성으로 만드는 든든한 건축물이다.
안이 나선형 구조라는데, 꼭 한 번 들어가보고 싶다.
1층에는 당직자(?)를 위한 숙식시설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동북공심돈 아래는 바로 연무대이다.
아가씨네 아이들이 겁없이 공심돈에서 바로 비탈길로 내려가는 바람에,
화살에 맞을까봐 기절초풍했다.
안전울을 만들어 화성의 수려한 풍광을 망치는 건 반대지만, 하다못해 위험표지판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연무대의 아름다운 기와벽무늬.

가마놓는 곳(?) 위에서 공주님 하겠다고 뽐내는 하영(아가씨 큰딸)과 마로.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마로는 열심히 윙크중이다.

아가씨는 딸이 셋인데 둘째딸 민영과 마로가 판박이다.
친정 큰오빠 둘째아들 해든이랑 마로도 판박이 소리를 듣는데,
민영과 해든이는 전혀 닮았다는 느낌이 안 든다. 신기한 일.

에, 마지막으로 쑥스럽지만... 부부사진. 우리 이렇게 생겼다우.
길가시다 보시면 아는 척 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