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 김아영은 상냥하지만 딸 김아영은...
꽃집주인 이효진은 친절하지만 엄마 이효진은...
친구 김범진은 쾌할하지만 아들 김범진은...
부장 김기준은 자상하지만 남편 김기준은...

 

당신은 안과 밖이 다른 사람인가요

밖에서 보여주는 당신의 좋은 모습

집안에서도 보여주세요


내가 배배 꼬인 걸까?

난 이 광고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속상해진다.

왜 우리는 밖에서 더 친절하게 사는 걸까?


누가 과연 가족에게 작정하고 불친절하겠는가?

밖에서 강요되는 과도한 감정노동과 살인적인 서비스업무 강도야말로 근본적인 문제는 아닐런지.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놀라는 우리나라의 어마어마한 서비스 산업 규모와 과잉 서비스...

주문을 받을 때면 손님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온갖 음식들이 30분 안에 배달되어야 하고, 

오늘 접수된 AS는 반드시 오늘 안에 완료 처리되어야 하고,

오늘 주문한 물건은 가능하면 당일배송되어야 하고 늦어도!!! 다음날이면 배달되어야 하고,

각종 365일 24시간 서비스를 위해 주말/공휴일/낮밤 없이 교대근무가 일상화되는 나라.

이 모든 과잉노동량이 '친절'이라는 강령 아래 강요되고 있고,

상하좌우로 꽉 틀어막힌 권위적 조직체계는 대 고객뿐 아니라 사내에서도 감정노동을 강요한다.


그렇게 하루를 시달리다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의 재재거리는 수다도 그저 소음으로 들리고,

쌓여있는 집안일을 해치우는 동안 내 입은 조가비처럼 꽉 다물어지게 된다.

그런데 그게 내 잘못이라고? 밖에서 친절한 것처럼 집안에서도 친절해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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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2-02-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우리는 밖에서 더 친절하게 사는 걸까? 질문에 제가 생각한 답은 "그래야 사회(직업)에서 그나마 살아 남을 수 있으니까요."라고 대부분이 대답하지 않을까요.

saint236 2012-02-1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왜 MB는 밖에서 더 친절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조선인 2012-02-17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그 대부분을 왜 공익광고협의회는 모를까요? 법정 근로시간 준수... 뭐 이런 공익광고는 왜 안 나올까요?
saint236님, 미국 국회에서 기립박수받는 대통령이라니... 정말 슬프죠.

숲노래 2012-02-1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한테 사회생활 하라고 어릴 적부터 학교에 보내 길들이니
모두들 이러한 틀에서 얽매이지 않느냐 싶어요..

icaru 2012-02-1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광고를 주로, 버스 안에서 봤었는데, 보면서 우리네가 그래 그렇기도 하지,, 했는데, 조선인 님이 지적하신 점을 생각하니, 그것두 끄덕끄덕...
그냥 끄덕이 아니라 절절히 끄덕끄덕합니다.
어제는 생각해 보니까, 큰아이에게 “엄마 지금 기분 안 좋거든!” 이란 말을
8~9번은 더 한 것 같네요. 아이의 해살스러움과 능청 딴청에 짜증을 부리게 되는... 그날 너무 피곤했거든요!
훗날 아이들이 우리 엄마가 우리에게 가장많이 한 말은, '엄마 기분 안 좋거든!'이다, 라고 생각할지도요.

조선인 2012-02-17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님은 학교 안 보내실 생각이신가요? 궁금해지네요.
이카루님, 요새 마로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지금 말 시키지 말아줄래?' 입니다. 내 스스로 대화단절을 자초하고 있구나 싶지만 정말 퇴근 직후에는 입도 뻥긋 하기 싫어요.

Arch 2012-02-1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광고보면 '그러게 왜 나는 가족들한테 못할까'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박차를 가해 안과 밖에서 감정적으로 노력해야겠구나란 생각도 들었겠죠. 그런데 공익광고의 순기능을 떠나서 전 이 광고를 보자마자 '젠장, 얼마나 더 길들이려는거지' 싶었어요. 조직에서 사회에서 충분히 순종적인 사람들을 만들고 있지 않나 싶으니까요.
에너지를 아끼라는 말도 전하는 메시지만 보면 문제가 없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산업이나 기업의 에너지 절약 정책이나 규제없이 개인적인 실천만 강조한단 생각도 들구요.
모처럼, '나도 나도'라고 신난단 댓글을 달아봐요.

저도 옥찌들한테 5초만 조용히 있으란 말을 자주했는데 그때마다 '아, 이 아이들이 크면 말하고 싶어도 못할텐데'란 생각이 들어요.

울보 2012-02-1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이 반성한 광고,,,

난티나무 2012-02-1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주 수요일은 가족 사랑의 날,이라는 카피가.....^^;;

조선인 2012-02-17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님이 신나게 댓글 달았다니 기쁩니다. ^^
울보님, 반성도 되지만 참 속상해지기도 하지요.
난티나무님, 한국에서는 매주 수요일에는 칼퇴근하자는 캠페인을 합니다. 웃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