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지난달 5일이 해람이 생일입니다.
최소한 성장기록은 안 빼먹으려 했는데, 해람이는 이것까지 찬밥이군요. 

세 돌에 재본 결과 해람이는 94cm에 14.5kg이었습니다. 성장발달곡선과 늘 정비례해서 자라줘 고맙기도 하고, 늘 컸던 마로에 비해 부실한가 싶어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누나에 비해 손톱만큼 운동신경이 더 좋은 듯 하고 겁도 없는 듯 합니다. 이젠 수월하게 교대로 발 놀려 계단을 오르내리고, 한 단쯤은 껑충 뛰어내리기도 합니다. 심지어 정글짐도 한 두 단은 기어올라가 마로 키우던 생각만 하던 저희들을 깜짝 놀래킵니다. 

말이 좀 늦되는 걸까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확 말이 많아지면서 금새 문장형으로 말하게 된 것도 해람이를 키우며 신기했던 것입니다. 글자는 이제 코끼리, 코뿔소, 코알라, 무지개, 해람 같은 통문자 몇 개를 익혔고, 가나다라 낱글자는 꽤 잘 합니다. 아, 참, 숫자는 1부터 10까지 틀리지 않고 세게 되었습니다. 옆지기는 이제 슬슬 글자를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닌가 조바심내고 있지만, 마로가 유별나게 빨랐던 것이니 해람이는 느긋하게 키우고 싶어요. 

해람이가 유별나게 빠른 건 퍼즐입니다. 마로는 36개월 무렵 15조각 맞춘다고 좋아했는데, 이 녀석, 108조각도 해냅니다. 너무 퍼즐에만 빠져드는 거 같아 요새는 더 이상 새로운 퍼즐을 안 사주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다행히 의사놀이나 블럭, 색칠공부 등도 무척 좋아라 하는 편이긴 한데, 아들 키우면 하루종일 밖에서 살게 될 거라는 얘기는 아직 적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밖에 나가면 신나게 놀지만 역시 기본성향은 방구들파가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해람이가 좋아하는 노래는 '산중호걸' '동물농장' '숲속의 매미' '나는 숲속의 음악가' '뱃놀이' 등입니다. 이젠 노래도 제법 잘 따라부르고, 차 타고 갈 때면 혼자 흥얼흥얼 부르기도 합니다. 책의 경우 한 권에 꽂혀 읽고 또 읽고 하기 보다 계속 새로운 책을 꺼내 읽으며 탑 쌓기 하는 걸 더 즐기는 편입니다. 그래도 특히 즐기는 책이라면 '긴 머리 공주'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즐거운 공사장' '사과가 쿵' 한입에 덥석' '우리 아빠가 최고야' '둘이서 둘이서'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 '기무라 유이치 아기놀이책 시리즈' '비오는 날의 동물원' '그건 위험해' '울지 않고 말하렴' 등입니다. 전반적으로 마로가 좋아했던 책을 해람이도 좋아하는 경향이 있고, 그새 새로 나온 책 중 확실하게 꽂힌 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정도? 이 책을 읽을 때면 사은품으로 나눠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버튼도 꼭 가슴에 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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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9-08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가 예쁘게 자라주고 있네요. 모니터 너머로 지켜보는 저도 막 뿌듯해집니다.
그런데 해람이 생일이 8월 5일이었어요? 9월 5일이 아니라요? 제 조카랑 비슷할 때 태어날 예정이었는데 조카가 한 달 일찍 나오는 바람에 녀석은 7월 말이 생일이거든요. 그래서 9월 초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해람이 퍼즐 얘기 듣고 조카 108퍼즐 사줬는데 어려워하더라구요. 요새는 익숙해져서 잘 하던데 그 보다 더 쉬운 걸로 먼저 했어야 했다는 걸 몰랐어요. ^^

조선인 2009-09-0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도 좀 많이 일찍 세상에 나왔거든요. ^^

다락방 2009-09-08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해람이에 대한 페이퍼인데 해람이 사진은 왜 안넣어주신거죠? ㅠㅠ

비로그인 2009-09-08 15:13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해람이에 대한 페이퍼인데 해람이 사진은 왜 안넣어주신거죠? 22222222222

하늘바람 2009-09-0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즐 108개 하는 거 전 부러워요 태은이는 조금 어려워지니까 안하려고 하던걸요.
해람이가 좀 얌전한 스타일인가봐요 남자아이들 정말 장난 아니던데
기특한 해람,
그런데 해람이가 좋아하는 저 책 우리집엔 한두권만 있네요
그래놓고 책 안 읽는다고 긍긍 대었군요
해람아 지났지만 생일 축하한다.
이모가 뭐 해주는 것도 없고 미안하구나

행복희망꿈 2009-09-0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군요.
앞으로는 더 멋진 해람이가 되길 바래요.

조선인 2009-09-0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주드님, 해람이 사진 페이퍼는 별도 존재합니다. 콜록.
하늘바람님, 남자애치고는 얌전한 편이긴 해요. 그래도 여자애랑 비교하면... ㅎㅎ
행복희망꿈님, 네, 아직까지 응급실 한 번 안 간 것으로 이미 할 효도는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영엄마 2009-09-0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안 아프고 자라주는 것이 가장 큰 효도죠. ^^
해람이가 벌써 만 세 살이 지났군요(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 못 본 책들도 좀 있군요. 요즘 (막내 보여주고 싶어) 사고 싶은 책들이 많아져서 구매욕구 참느라고 허벅지 자주 꼬집고 있습니다. -.-

꿈꾸는섬 2009-09-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도 쑥쑥 크고 있군요. 세돌 축하해요.^^
그런데 108조각을 맞춘다구요? 저 너무 놀랐어요. 현준이는 어림도 없거든요. 요새는 뛰어다니는 것 만 좋아라해요.

kimji 2009-09-09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해람이 페이퍼 읽을 때마다, 우리 아이도 퍼즐 업그레이드 해줘야지- 생각하고 각성하게 되는데, 님의 서재를 나가는 순간 잊어버리니;;;
아무튼, 우리 고운 해람 생일 축하합니다! (늦어도 축하는 축하!! )

perky 2009-09-09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세돌 축하해요! 채린이랑 5개월 차이가 나는군요~
예쁜 해람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랄께요. ^^

2009-09-09 0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09-09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지님, 저희 계획으로는 더 이상의 퍼즐 업그레이드는 무조건 중단입니다. 감당이 안 되요.
차우차우님, 감사합니다.
속닥님, 님이야말로 수고하셨습니다.

같은하늘 2009-09-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가 우리 둘째보다 두달 늦군요... 울 둘째는 6월 6일 생인데...
저는 큰아이가 워낙 작았기에 둘째가 커가는게 신기할 따름이면서 기록도 안남기는 무심한 엄마랍니다. 우리 아이도 퍼즐 맞추는거 엄청 좋아해서 세돌 되기전에 100조각 되는걸 맞추더라구요. 그래서 코코몽 퍼즐을 사줄까 하다 관뒀답니다. 맨날 그것만 하고 있을까봐~~~ㅎㅎ
한참 지났지만 건강하게 자라느라 수고한 해람이~~ 직장 다니며 돌봐준 조선인님도 모두모두 축하합니다~~~

조선인 2009-09-1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