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마, 왜 나랑 해람이에게 나쁜 말을 가르쳐.
해람이에게 왜 자꾸 '이 녀석이?" 이런 말을 하냐구.
해람이가 나쁜 사람이야? 사람이라도 죽였어? 아니지?
그리고 엄마 머리랑 가슴 속에 아빠랑 나만 있고 해람이는 없어? 그것도 아니지?
그러니까 앞으로는 해람이에게 예쁘고 고운 말만 써. 알았지?
2.
엄마, 지금부터 경고하겠어.
첫째, 내가 밥 먹을 때 반찬을 너무 많이 주지마. 이걸 어떻게 다 먹겠어.
둘째, 한 번 반찬을 주면 내가 그걸 다 먹은 다음에 다음 반찬을 줘. 밥그릇 안에 반찬이 가득이면 내가 어떻게 밥을 먹을 수 있겠어. 게다가 반찬끼리 묻으면 지저분하잖아.
셋째, 내가 싫어하는 반찬은 한 번이나 두 번만 줘. 한 번이나 두 번은 참고 먹겠지만 그 이상 먹으려면 아예 밥 먹기가 싫어진다고.
자, 알았지?
내가 한 말 다 기억해야 돼.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담고 눈으로 기억하고 귓속에 담아두고 입으로도 말해보고. 알았지?
3.
(마로야, 쉬는 시간에는 자리에 가만 있는 게 아니라 친구랑 재미나게 뛰어놀고 그래야 하고...)
(말을 탁 가로막으며)엄마,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에라도 복도에서 뛰거나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아니, 내 말은 꼭 뛰라는 얘기가 아니라 친구들과 사이좋게, 재미나게 놀라는 뜻이었어)
아, 무슨 말인지는 알겠거든? 하지만 정확히 얘기해줘야지. 안 그러면 내가 한 번에 알아들을 수가 없잖아. 앞으로는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분명하게, 똑똑하게 얘기해줘야 해. 그럴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