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적엔 '이기적인 부모', '무신경한 부모'에 대해 불쾌해하곤 했다.
하기에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노력하는 중인데, 남들 보기엔 못마땅한 구석도 많을 것이다.
가령 애와 버스를 타면 앞문으로 내리는 상황이 꽤 자주 발생하며,
번번히 공원까지 나가질 못하니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도록 내버려두는 건 허다하다.
그래도 꼭 지키려는 몇 가지 철칙 중 하나가 공공장소에서 큰소리 내지 않기, 뛰지 않기.
마로가 제법 말귀를 알아들을 때부터 '공공장소'라는 말을 가르쳐왔고,
긴 잔소리 없이 '쉿, 공공장소야.' 또는 '가만, 공공장소야"라고만 말해도 통하게 되었다.
오늘도 버스 정류장에서 쉴새없이 재잘대는 딸아이에게 '공공장소!'를 속삭였는데,
딸아이의 반문.
"엄마, 대한민국의 모든 장소는 다 공공장소인 거야?"
돌이켜 생각해보면 여름부터 지금껏 마로가 실컷 떠들고 뛰놀수 있는 장소에 같이 가본 적이 없다.
엄마와 '사뿐사뿐 집'과 '공공장소'만 다니느라 수고하는 딸, 봄까지만 기다려다오. 미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