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적엔 '이기적인 부모', '무신경한 부모'에 대해 불쾌해하곤 했다.
하기에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노력하는 중인데, 남들 보기엔 못마땅한 구석도 많을 것이다.
가령 애와 버스를 타면 앞문으로 내리는 상황이 꽤 자주 발생하며,
번번히 공원까지 나가질 못하니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도록 내버려두는 건 허다하다.

그래도 꼭 지키려는 몇 가지 철칙 중 하나가 공공장소에서 큰소리 내지 않기, 뛰지 않기.
마로가 제법 말귀를 알아들을 때부터 '공공장소'라는 말을 가르쳐왔고,
긴 잔소리 없이 '쉿, 공공장소야.' 또는 '가만, 공공장소야"라고만 말해도 통하게 되었다.
오늘도 버스 정류장에서 쉴새없이 재잘대는 딸아이에게 '공공장소!'를 속삭였는데,
딸아이의 반문.

"엄마, 대한민국의 모든 장소는 다 공공장소인 거야?"

돌이켜 생각해보면 여름부터 지금껏 마로가 실컷 떠들고 뛰놀수 있는 장소에 같이 가본 적이 없다.
엄마와 '사뿐사뿐 집'과 '공공장소'만 다니느라 수고하는 딸, 봄까지만 기다려다오. 미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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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6-11-2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찔린다. 나도 울 아이들에게 항상 조용히 하라고 하는데..
마로야...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봄엔 실컷 놀아준단다.

반딧불,, 2006-11-20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후.. 또 바늘 하나 콕 찔렀어요. 나쁜 조선인님!

Mephistopheles 2006-11-20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밑에 아주머니 아저씨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20여년을 알고 지낸 이웃사촌이시라 주니어가 겅중겅중 뛰어다녀도
아무말도 안하십니다..오히려 조용하면 애가 혹시 아프냐고 걱정 전화
가 오기까지 한다죠..^^

2006-11-20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6-11-2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님과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과하다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공공장소"가 아닐까 합니다. 괜히 우리아이들만 구박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기본질서가 무너지는 것이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실천합시다. 아자아자 ^*^

건우와 연우 2006-11-20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에 대한 배려를 잘 하는 아이들은 보기만 해도 예뻐요.
하지만 제멋대로인 아이들과 섞여 지내다보면 다른 아이는 왜 나에게 피해를 주는지, 그리고 사과 한마디 없는 잘못된 행동에 상처를 받기도 하더군요.
공공장소라고 그나이에 일일이 예의를 지켜가며 힘들었을 마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맘대로 뛰고 놀수 있는곳에서 자유롭게 떠들고 놀수 있길...^^

2006-11-20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6-11-2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밖에 나가서 다니다보면 젊은 엄마들의 과잉사랑을 종종 목격해요
식당이나 관공서, 병원에서조차 막 뛰어다니고 집기들을 들었다 놨다 해도
말리지 않는 엄마들을 보면서 저 아이가 자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뭔데 우리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예욧!" 하는 경우도 봤어요.
마로는 오히려 공공기관 스트레스 쌓일가봐 걱정입니다 흐흐

2006-11-20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20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11-20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우님 따라서 흐흐... 애들이 마음껏 떠들 공간도 필요하단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클리오 2006-11-2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이 아파질라 하네요...

해리포터7 2006-11-20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기특하네요..애쓰시는 조선인님..

책읽는나무 2006-11-21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로나 성민이나~ 음~~
성민이는 동생들 나고서부터 공공장소에 엄마와 아빠랑 같이 가본적이 별로 없구요. 앗! 지난주에 같이 다녀오긴했네요. 암튼..성민이도 밖에 나가면 엄청 엄마한테 주의를 받는 중이고, 심지어 집에서까지 동생들 깬다고 그리고 아래층 아줌마랑 아저씨 시끄러울지도 모르니 조용히 하라고 압박을 가하는지라 어쩔때는 좀 많이 안쓰럽게 여겨지기도해요.
좀 과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ㅡ.ㅡ;;;

헌데 내년봄에 정말 마로를 겁나게 뛰어다니게 만들어주실수 있으세요?ㅋㅋ
마로 좋겠다..^^

2006-11-21 0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11-21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최소한 봄이 되면 해람이 데리고 마실 다닐 수 있지 않을까요?
반딧불님, 흑, 님이 더 나빠요. 보관함이, 보관함이 터질 것 같아요.
메피스토님, 참 좋은 이웃을 두셨군요. 우리 아랫집도 한번도 올라온 적이 없어요. 하긴 상계동에 살 때 아랫집 아주머니에게 하도 단련이 되어서 마로가 사뿐사뿐 걸음에 상당히 익숙해지긴 했죠. ㅋㅎ
전호인님, 귀환을 축하하기엔 사연이 가슴아프더라구요. 그래도 아자!
건우와연우님, 저도 신발 신고 지하철 의자 위에 올라서는 아이의 신발을 벗겨줬다가 살짝 봉변당한 적 있어요. 거의 절 신발도둑 취급하더라구요. -.-;;
속닥님, 접수.
파란여우님, 아이들을 억제할 순 없고, 그래서 되도록 놀이방 있는 시설로만 다녀요. ㅋㄷㅋㄷ
32분 속닥이신 님, 고맙습니다.
55분 속닥님, 그건 너무 비싸요!
다시 속닥이신 님, 메일 확인할게요.
마태우스님,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곳에 월드컵경기장공원이 있어서 뛰어놀거나 자전거 타기는 좋아요. 제가 못 데리고 다녀서 문제죠. 흑
클리오님, 마로가 동생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일이 은근히 많더라구요. 쩝.
해리포터님, 버스정류장에선 마로가 기특해서 막 웃음이 났는데, 돌아서 생각하니 안됐더라구요.
책읽는나무님, 해람이도 내년 봄에는 콧바람을 씌워줘야죠. ㅎㅎ
속닥님, 아하하하, 너무 자주 챙겨주시네요. 히히.

비로그인 2006-11-2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귀여워라~ 아무 생각도 안나고 그냥 귀엽네요
저도 이쁜 딸내미랑 대화하는 즐거움을 누려보고 싶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