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傳 4 - 무너진 왕실의 화려한 귀환 한국사傳 4
KBS 한국사傳 제작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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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쌍화점이 연일 상승일로에 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줄거리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허구적인 이야기인 것이 명백하나 근거는 역사의 조각에 둔다. 스치듯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조각에 상상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반면  역사적인 조각에 사실적인 살을 붙이려는 노력 하에 탄생한 것이 한국사傳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를 만든 것이 인간이고 주체가 인간이라고 본다면 인간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클 터이다. 그러한 의도로 기획된 한국사전은 역사적 인물의 삶을 재조명하는 기회로 볼 수 있다. 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기록은 여전히 알고 있는 역사와 더불어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해소해준다. 더없이 흥미로운 역사 읽기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총8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교적 잘 알려진 비운의 군주 광해군. 역사적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광해군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강대국 사이에서의 외교적인 실리추구라는 측면에서 주목하는 인물이다. 역사적이 평가는 당대의 인식을 반영하다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백제 전륜성왕의 아들 창, 위덕명왕으로 알려진 창의 기록은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근래까지도 주목받지 못했었다. 허나 최근까지 이어진 발굴에 힘입어 이웃의 일본의 역사와 비교하여 많은 역사적 의미를 발견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기록으로 역사를 알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최근의 역사연구의 동향까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에 더없이 반가울 수가 없었다. 위덕왕의 불국토의 의지를 찾는 여정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당대의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춤을 사랑한 효명세자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효명세자는 예악을 통해 세도정치의 폐단을 바로 잡으려 했던 영민한 이였다. 순조의 아들로써 부왕의 부족한 정치적 결단력을 보완해 줄 세자였지만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세도정치의 늪을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부질없는 것이지만, 한탄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은 혜경궁 홍씨 편을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다. 세자빈으로 궁에 들어가 남편을 여의고, 아들마저 잃을 수도 있는 궁중생활을 견뎌내었지만, 결국 자신의 친정이 도륙되는 과정을 넋 놓고 바라보아야 했으니 말이다. 한만은 세월의 기록이 한중록이었다. 기록으로 남긴 세월은 오늘날에도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물론 이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다양한 시각이 있긴 하지만, 이글에 적힌 대로 그러했더라도 혜경궁 홍씨의 삶은 시련의 연속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고종의 이야기 또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풍전등화와 같던 위기의 시대를 산 군주로써 아버지와의 갈등은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마저 외면해야 했던 고종의 모습에서 어려운 시기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노국공주와의 애틋한 사랑을 했던 공민왕의 개혁군주로서의 모습은 익숙하지만, 왕비와 사별한 이후 왕의 모습은 낯설다. 정신병을 얻은 이후 공민왕의 ‘자제위’ 창설은 쌍화점의 ‘건룡위’의 모티브가 된 듯하다. 홍륜(영화에서는 홍림)이라는 인물이 존재했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물론 영화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 판이하지만 말이다. 두 번 왕후가 된 고구려 우씨 황후, 등신불이가 된 김교각의 이야기 또한 영화 못지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역사적 인물을 발굴해 내어 인물의 개인적인 사실과 그로 인한 역사적 맥락을 좀 더 심도 있게 파악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설명과 사진자료를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쉬운 이해를 돕고 있는 점 또한 이 책이 큰 장점이라 꼽아볼 수 있다. 역사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되었다는 기획자의 의도대로 쉽고 재미있지만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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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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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로 널리 알려진 장 지글러는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에 몸담고 있었으며 제3세계의 기아와 영양결핍으로 인한 질병 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이다. 이번에는 이전의 책과 같은 맥락이지만, 조금 더 한발 나아간 해결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여전히 이전의 책 내용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의 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이들로 하여금 되찾아 읽게 할 만큼 부조리의 현황을 폭로하고 있으며 움직이게 만드는 책인 것이다. 다 읽고 난 후에는 무언가 행동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죄라는 생각을 갖게 하니 말이다.

프랑스 혁명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왜 프랑스 혁명인가? 과격 혁명주의자들(이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어감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과격이라는 표현이 물론 사실이라 하여도 말이다. 단어가 주는 왜곡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이 혁명을 이끌 당시에 주장했던 이야기들을 차용한다. 왜 우리는 혁명을 해야 하는가? 왜 부조리에 맞서 싸워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오늘날에도 이러한 혁명은 지속되어야함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라는 형식적인 정치형태가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적은 무엇인가? 프랑스 혁명 당시 대중의 적이었던 봉건영주들인가? 물론 그들의 시대는 이전에 막을 내렸다. 허나 아직도 이들의 성격을 잇고 있는 현대판 봉건주의자들이 존재한다. 세계주의자들 혹은 다국적 기업들이다. 이전의 봉건영주는 한 나라에 국한된 지배력을 가졌다면 오늘날은 전 세계가 그들의 무대가 된다. 이들의 목표는 이익실현이며 그로인한 대규모의 죽음을 외면한다. 아니 부추긴다. 이들의 행태를 바로 아는 것이야말로 싸움의 시작이며 성공의 기초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장 지글러야 말로 이 시대 진정한 지식인의 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처럼 새로 등장한 봉건 군주들을 코스모크라트, 즉 세계화 지상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들은 수치의 제국을 관장하는 지배자들이다. p.32』   

 

다국적 기업들의 이윤추구는 자유 시장에서 마땅히 칭송받아야 할 교과서적 행태다.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그렇게 세계화에 적응하라고 재교육 받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외치며 공기업의 민영화, 구조조정 등의 당위성에 대해 이 시대인들이 부정할 것은 없다. 그것이 공공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이라 교육받은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한 일일뿐이다. 허나 이것은 모두 다국적기업들의 효율적인 마케팅 및 홍보의 절대적인 결과물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많은 자본과 이익금을 가지고 재투자하는 분야란 이들의 행태를 이해하도록 하는 분야일 뿐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 조작에 의한 곡물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기업과 국가의 언론은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뿐이다. 이는 자연이 주는 산물에 특허권을 붙이고 희귀재로 만들이 위한 전략이며 특허권을 통한 이익 창출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바람일 뿐이다. 물론 안정성에 대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유전자 변형 유기체의 생산과 보급은 자본주의 추종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생물과의 불공정한 경쟁을 근원부터 차단하겠다는 꿈이 이루어진 셈이다. 자연, 즉 생명은 식물이나 인간, 먹을거리, 공기, 물, 빛 등을 무료로 생산하고 얼마든지 재생산한다. 자본주의자들에게 무료로 무엇인가를 생산한다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공공재산이란 존재할 수 없다. 자본주의자들은 무료라는 것을 끔찍하게 혐오한다. p.277』   

 

다국적 기업은 이윤의 창출을 위한 이러한 노력 외에 제3세계의 부채를 늘리기 위한 여러 가지 일에 동참해 왔다. 군부독재정권을 세우고 그들의 독재를 연장시키는 데 일조한 경우는 너무 많아 나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다. 종종 부채에 대한 이윤을 올리기도 하고 상환을 압박하는 경우를 통해 제3세계 국가들을 억압한다. 이로 인해 국가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국가재정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물론 가장 효과가 장기적인 분야에 대한 재정축소가 일반적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교육, 의료산업에 대한 투자 등등 대부분 가난할수록 필요한 분야가 이에 해당된다. 이는 결국 자국에 대한 재투자를 방지하기 때문에 부채는 늘어나고 국가 경쟁력은 곤두박질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대규모의 기아와 영양결핍으로 인한 불구자의 탄생을 가져온다. 국가 자체 내에서 농업생산력의 약화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위적인 결핍이다. 구조적인 기아 혹은 일시적인 기아 모두 제3세계 국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끔찍한 부채는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부채탕감을 위해 여러 비정부기구와 시민단체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세계적인 기구를 쥐락펴락하는 다국적기업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에서 대략 6,200만 명, 즉 세계 인구의 1% 정도가 해마다 무슨 이유로건 사망한다. 2006년의 경우, 이중에서 6,600만 명 이상이 기아 또는 영양 결핍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했다. 따라서 기아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이란 다름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기아로 죽는 사람은 누구든 살해당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살인자의 이름은 부채다. p.116』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세계화 지상주의자들과 맞설 수 있는가? 연대만이 살길이다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또한 그들의 언론과 왜곡된 지식에 맞서 세상을 바로 볼 줄 아는 지식을 갖추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저자 또한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책을 집필하고 있으며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책은 반드시 읽어야하는 필독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알고 스스로를 무장시키는 노력이야 말로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적이 될 테니까 말이다. 또한 인간 존엄성이라는 측면에서 기아와 부채로 허덕이는 국가에 대한 연대의식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투쟁은 아는 것에서 출발하며 투쟁을 통해서만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물질적인 조건을 획득할 수 있다. 약육강식 체제를 파괴시키는 일이 세계 시민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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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알프레드 랜싱 지음, 유혜경 옮김 / 뜨인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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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11월 5일 사우스조지아 섬의 그리트비켄 포경기지에 인듀어런스 호가 도착했다. 28인의 선원이 있었으며, 그들의 목표는 남극대륙횡단이었다. 이미 남극점을 다녀온 탐험대가 있었기 때문에 최초로 남극대륙을 횡단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었다. 대장은 섀클턴이었으며 선원의 구성원은 학자, 의사, 목수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었다. 구성은 다양했지만, 목표는 하나였다. 최초로 남극대륙을 횡단하는 것.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 바였다.

바셀만에 상륙해 횡단팀을 내려줄 계획이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았다. 거대한 부빙에 의해 배가 가로막혔으며 겨울이 찾아왔다. 남극의 겨울은 혹독한 것이어서 배를 살리는 노력만으로도 벅찼다. 해를 달리하였지만, 웨들해에 갇힌 그들은 빠져나올 수 없었다. 결국 부빙에 의해 배가 파괴되기 시작하자 그들은 배를 떠났다. 1945년 10월 27일이었다. 
 

그들은 폴렛 섬을 향해 행군할 예정이었다. 남은 생필품을 찾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두 대의 보트를 끌고 가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개인 소지품은 최대란 적게 가져갈 수 있었다. 허나 행군은 지속될 수 없었다. 얼음 위를 행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었던 때문이다. 거대한 얼음이 해류와 바람에 의해 북서쪽으로 이동하기를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 얼음 기지를 만들었고 그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세 개의 텐트를 세우고 바람과 눈과 추위와 싸우는 대원들은 마침내 부빙이 쪼개지는 날을 맞이하게 되었고, 배를 타고 육지를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 육지를 찾는 과정은 험난한 것이었으며 찾았다 하더라도 생존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 도착한 곳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물론 이미 오랜기간 동안을 기다려온 그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섀클턴은 또 한 번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사우스 조지아 섬으로 가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다. 커드 호를 타고 성난 바다로 나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남아있는 대원들이나 다시 떠나야하는 대원들에게나 죽음은 가까이 있었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었으며, 구조대가 오지 못할 경우, 남은 대원들 또한 위험했다. 그러나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다시 바다로 나아갔고, 마침내 사우스 조지아 섬에 도착했다. 구조선을 이끌고 대원들에게 갈 수 있도록 겨울을 기다려야 했지만 마침내 모든 선원들이 구조된 것이다.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절망 끝에서 마침내 희망을 찾은 경험을 담은 한편의 위대한 탐험기라 할 수 있다. 따뜻한 곳에 표류한다 해도 살아남기 쉽지 않았을 텐데, 남극의 추위를 견디는 이들의 삶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성공한 원인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우선 도전 정신의 자세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떠나는 일은 쉽지 않다. 안락한 집과 생활을 두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8인의 대원들은 시작했다. 또한 여정의 곳곳에서도 또 다른 탐험을 위해 주저 하지 않았던 결단력이 있었다.

책임감이다. 모두 하나라는 인식을 갖는 것. 내가 포기하면 결국 모두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 그렇기 때문에 멈출 수 없었다. 책임감과 더불어 대단한 점은 인내심이었다. 어려움이 닥쳐와도 포기 하지 않는 이들의 정신이야말로 본받아야 할 것이었다.

또한 긍정적인 마인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희망을 품는 일이었다. 매일이 고난의 연속이라 해서 울상을 짓는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아니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일이 될 것이었다.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더불어 상황을 즐기는 것. 이것이 중요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애정이다. 오판에 의해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했던 대장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 불신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믿고 따르는 과정을 통해 서로간의 신뢰가 쌓였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대원들이 잘 해내리라는 대장의 믿음 또한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이 모든 것이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시행한다. 물론 혼자만의 여정도 중요하겠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과 같이 이 긴 여행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가는 동안 목표를 잃고 어려운 고비를 맞이할 수도 있고, 그 고비를 넘기고자 머리를 맞대어 의논을 하는 경우에도 서로 반목과 불신의 때를 맞이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마다 우리는 좌절하고 인생의 가치의 중요함을 잊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과정은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도 한다. 개인과 개인이 관계맺음을 하는 가정이 나아가 사회, 국가가 이러한 과정을 겪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인지도 모른다. 현재 경제 불황이다 해서 가계경제는 어렵고 분열하는 국론은 점점 더 개인의 위기감을 더해간다. 이러한 때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이 책을 읽다보면 그 해결책이 떠오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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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
대니 월러스 지음, 오득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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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영화를 보았다. “예스맨”, 짐 캐리를 좋아했지만, 별로 보고픈 영화는 아니었다. 새해 첫 날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데 원인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예스맨이 되기 전의 칼(짐캐리)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인과의 모임을 거절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칼, “노”를 입에 달고 사는 칼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어느 날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참석한 강연에서 앞으로 “예스”만을 말할 것을 약속한 칼은 그 이후 인생이 180도 달라지게 된다. 예스!예스!예스!를 남발할 정도가 된 칼은 새로운 인생을 찾았고 사랑하는 이도 만난다.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칼이 우연히 강연회에 참석해(그것도 마지못해) 인생을 바꿀 수 있던 것이 운명처럼 느껴지듯, 나 또한 영화를 선택한 것이 운명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 난 변하고 싶어. 그렇다고! 
 

그러한 욕구는 당연히 예스맨 원작을 찾아 읽고 싶다는 욕심으로 이어졌고, 그 날 바로 주문을 마쳤다. 책이 도착한 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칼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내 가슴을 움직여줘 봐요. 칼~ 오우, 칼이 아니다. 대니다. 원작인 이 책은 실화를 엮은 것으로, 영화와는 거의 다르다. 아니 본질은 매우 같다. 또 다른 예스맨을 만난다는 것은 설레이는 일의 연속이 될 뿐이다. 책은 영화만큼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여자 친구와의 실연으로 인해 집안에만 쳐 박혀 자신만의 성을 쌓고 있는 대니. 한 사람을 버스에서 만난 후 불현듯 깨달음을 얻은 대니는 예스맨이 된다. 하루 동안의 예스맨 실험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하고 이후 모험의 세계를 살게 된 것이다. 기절초풍할 만한 일들이 생기고 안전과 개인 파산 직면의 위기에 당면하게 되기도 하는 대니의 삶은 글쎄...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그 삶이 다이나믹하고 유쾌한 것임에는 모두 동의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에 진정한 한계를 만드는 것이 자신들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해...여행도 마찬가지지. 사람들은 집에 머물기로 결정하지. 스페인에는 왜 가고 싶은 거지? 스페인이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이 여기에 있어. 그러고는 근사한 새로운 경험을 놓치게 되는 거지. 그것이 그들이 아는 전부야. 그들은 그저 ‘노’라고 말하는 거야.』  

 

물론 대니조차도 회의적인 예스맨 생활의 위기를 느끼기도 한다. 친구들의 짓꿎은 장난은 이러한 생각을 더욱 부추기기도 하고 말이다. 허나 예스맨의 생활을 해 나아갈수록 기계론적인예스가 아닌 진심으로 예스를 말해야 함을 깨달아가고 있었다. 그게 중요했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경험한 예스맨으로서의 깨달음의 특권. 이것이 대니를 변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열정이 없는 사람은 항상 ‘안 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지요.
하지만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이 받아들이고자 할 때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해할 사람들이에요. p.30』  

 

대니의 예스맨 생활은 해피엔딩이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승리했다. 리지와의 모험적인 원거리 여행은 둘을 하나로 엮어주었다. 더욱 대단한 것은 이러한 예스생활에 힘입어 생활을 한 발 더 진전시키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일은 어디든 있게 마련이며 그 원동력은 자신의 힘이라는 것을 대니는 더 큰 모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똑똑히 들어 둬. 너도 좀 노력을 해야 해. 이제 사람들하고도 다시 어울려봐. 핑계 대는 것도, 모든 일에 ‘안 돼, 싫어.’라고 하는 것도 그만두라고. 왜냐하면, 네가 그냥 네 친구들한테만 그 말을 하는 게 아니거든 - 넌 너 자신한테 ‘안 돼.’라고 하고 있는 거야. p.29』  

 

나의 깨달음을 확고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나 또한 칼과 대니처럼 예스를 말하리라. 이것이 새해 나의 다짐이며 문제 있는 나를 문제시한 나의 해결책이다. 곧 작은 노력이 큰 변화를 가져올꺼야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 약간은 수정을 보아야했다. 칼과 대니는 무분별한 예스를 사용하고 있기에, 이점은 수정해야 할 터이다.  

 

『너에게 기회가 없을 때란 오직 네가 기회를 잡지 않을 때뿐이다. p.222』
『행복해지고 싶다면 더 자주 예스라 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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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한국사 - 동아시아의 참역사를 바로 잡아주는
박선식 지음 / 베이직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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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 교과서 논란이 있었다.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내용이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인 이유 때문인데, 사실 역사를 보는 인식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역사를 공부하고 또 가르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눈길이 멈춘다. 비교적 확실한 자료를 가지고도 인식의 차이가 이러할진대, 역사적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고대사의 경우에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아직도 위서의 논란과 존재유무 자체적으로도 뜨거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논란의 여지가 심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교적 언급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잘못 전한 사실이 후에 고치기 힘든 성질을 가진 이유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확실한 기준을 삼을 수 없는 연구들에 그 이유가 있다.

이 책 또한 책을 마치며 부분을 읽어보아도 알 수 있다시피, 원고가 마친 이후에도 논란의 여지는 지속되고 있다. 후에 수정할 것이라는 계획이 있지만 여전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많다는 뜻이겠다. 얼마 전에 읽은 ‘밖에 서 본 한국사’의 고대사 내용이 많은 부분 일치 하지 않아 조금 조심스럽다. 저자의 말대로 삭제당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는 이유 때문에라도 이러한 시도는 바람직한 것이라 하지만, 무엇을 채택해 새길 것인지의 문제를 내게 안겨준 책이 되었다.

이 책을 집필한 이유를 살펴본다면 우선 우리의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소극적이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의 모습. 이것이 진정 우리의 모습인가...물론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민족이나 국가를 오랫동안 지배하고 공격하는 모습이 비교적 적은 것이 이유인데, 그렇다고 정벌이나 전쟁의 양상이 적었던 것은 아니다. 고대의 국가들부터 조선까지 크고 작은 전쟁의 시기가 있었다.

고조선 시기부터 언급되고 있는 전쟁의 양상은 가장 잦은 전투가 치열했던 고대 국가의 시기를 기점으로 고려와 조선의 대외정책까지 비교적 많은 자료를 이용해 책을 엮어 나가고 있다. 다양한 전투의 양상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횟수를 보인다. 방대한 자료를 준비하고 엮은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이 책의 내용이 우리의 대외정벌에 대한 내용을 담고는 있지만, 싸움의 양상뿐만 아니라 주변과의 정치, 경제적 역학관계에 대한 풍부한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역사적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아 볼 수 있겠다. 다만 개연성이 크다라는 식의 서술은 앞으로의 연구의 필요성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현재 주변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을 보더라도 무척 소극적인 모습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그 이면에는 정치 경제적인 실리의 이유 때문도 있겠지만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군사적인 우위가 선점되어야 함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내적인 안정이 우선이 되어야함을 물론이다. 이때에 무조건적인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워서는 안 되겠지만,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연구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본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을 집필한 저자의 노력을 높게 사고 싶다. 어떠한 편향적인 역사인식이 아닌 우리 민족의 대외정벌에 대한 바른 인식을 통한 당당한 역사인식을 키워나가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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