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알프레드 랜싱 지음, 유혜경 옮김 / 뜨인돌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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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11월 5일 사우스조지아 섬의 그리트비켄 포경기지에 인듀어런스 호가 도착했다. 28인의 선원이 있었으며, 그들의 목표는 남극대륙횡단이었다. 이미 남극점을 다녀온 탐험대가 있었기 때문에 최초로 남극대륙을 횡단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었다. 대장은 섀클턴이었으며 선원의 구성원은 학자, 의사, 목수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었다. 구성은 다양했지만, 목표는 하나였다. 최초로 남극대륙을 횡단하는 것.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 바였다.

바셀만에 상륙해 횡단팀을 내려줄 계획이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았다. 거대한 부빙에 의해 배가 가로막혔으며 겨울이 찾아왔다. 남극의 겨울은 혹독한 것이어서 배를 살리는 노력만으로도 벅찼다. 해를 달리하였지만, 웨들해에 갇힌 그들은 빠져나올 수 없었다. 결국 부빙에 의해 배가 파괴되기 시작하자 그들은 배를 떠났다. 1945년 10월 27일이었다. 
 

그들은 폴렛 섬을 향해 행군할 예정이었다. 남은 생필품을 찾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두 대의 보트를 끌고 가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개인 소지품은 최대란 적게 가져갈 수 있었다. 허나 행군은 지속될 수 없었다. 얼음 위를 행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었던 때문이다. 거대한 얼음이 해류와 바람에 의해 북서쪽으로 이동하기를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 얼음 기지를 만들었고 그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세 개의 텐트를 세우고 바람과 눈과 추위와 싸우는 대원들은 마침내 부빙이 쪼개지는 날을 맞이하게 되었고, 배를 타고 육지를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 육지를 찾는 과정은 험난한 것이었으며 찾았다 하더라도 생존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 도착한 곳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물론 이미 오랜기간 동안을 기다려온 그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섀클턴은 또 한 번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사우스 조지아 섬으로 가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다. 커드 호를 타고 성난 바다로 나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남아있는 대원들이나 다시 떠나야하는 대원들에게나 죽음은 가까이 있었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었으며, 구조대가 오지 못할 경우, 남은 대원들 또한 위험했다. 그러나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다시 바다로 나아갔고, 마침내 사우스 조지아 섬에 도착했다. 구조선을 이끌고 대원들에게 갈 수 있도록 겨울을 기다려야 했지만 마침내 모든 선원들이 구조된 것이다.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절망 끝에서 마침내 희망을 찾은 경험을 담은 한편의 위대한 탐험기라 할 수 있다. 따뜻한 곳에 표류한다 해도 살아남기 쉽지 않았을 텐데, 남극의 추위를 견디는 이들의 삶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성공한 원인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우선 도전 정신의 자세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떠나는 일은 쉽지 않다. 안락한 집과 생활을 두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8인의 대원들은 시작했다. 또한 여정의 곳곳에서도 또 다른 탐험을 위해 주저 하지 않았던 결단력이 있었다.

책임감이다. 모두 하나라는 인식을 갖는 것. 내가 포기하면 결국 모두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 그렇기 때문에 멈출 수 없었다. 책임감과 더불어 대단한 점은 인내심이었다. 어려움이 닥쳐와도 포기 하지 않는 이들의 정신이야말로 본받아야 할 것이었다.

또한 긍정적인 마인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희망을 품는 일이었다. 매일이 고난의 연속이라 해서 울상을 짓는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아니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일이 될 것이었다.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더불어 상황을 즐기는 것. 이것이 중요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애정이다. 오판에 의해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했던 대장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 불신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믿고 따르는 과정을 통해 서로간의 신뢰가 쌓였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대원들이 잘 해내리라는 대장의 믿음 또한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이 모든 것이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시행한다. 물론 혼자만의 여정도 중요하겠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과 같이 이 긴 여행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가는 동안 목표를 잃고 어려운 고비를 맞이할 수도 있고, 그 고비를 넘기고자 머리를 맞대어 의논을 하는 경우에도 서로 반목과 불신의 때를 맞이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마다 우리는 좌절하고 인생의 가치의 중요함을 잊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과정은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도 한다. 개인과 개인이 관계맺음을 하는 가정이 나아가 사회, 국가가 이러한 과정을 겪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인지도 모른다. 현재 경제 불황이다 해서 가계경제는 어렵고 분열하는 국론은 점점 더 개인의 위기감을 더해간다. 이러한 때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이 책을 읽다보면 그 해결책이 떠오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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