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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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한 사람을 만났다.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 나아가 국가 및 지구전체로 확장되는 사고의 과정 속에서 그 의미는 다르기도 했고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이 되기도 했다. 행복하기 위해 양심과 양식을 가져야 한다는 원리는 곳곳에 숨어 있는 하나의 축이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언제가 되었든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 지켜져야 할 하나의 삶의 원리로서의 가치 그것을 지키는 것은 언제나 나 스스로가 먼저가 되어야 할 것이다.




행복한 삶에 대한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 여인의 삶은 자유가 중심이다. 무엇에도 속박당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로움, 그것은 물질세계가 주류인 현대사회에서 그리 쉽지 않을 결정으로 보여 지기도 한다. 물론 그녀에게는 쉽다는 방법들이긴 하지만. 자유를 위해서 돈을 포기하고 자본과 에너지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검약한 생활은 기본이다. 목욕을 자제하는 일, 물주머니를 안고 자는 일, 식탁에 고등어를 금하고 변태 딸기를 먹지 않는 일은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하는 일이 되기도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좋은 배경이 되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일상을 검약으로 실천하고 자선을 생활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 되겠지만 그녀 스스로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는 그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다.




나에게 자유를 허하라!하는 사람의 자녀교육은 어떠할까? 당연히 아이들에게도 자유를!해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당연히 아이교육도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조금 위태롭게 보이기는 하지만 아이를 둔 엄마들이 보면 좋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아이가 늦되어도 놀이를 통해 자율성과 창조성을 연마해준다거나 글을 늦게 깨우치더라도 배움의 의지를 길러주는 등의 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자신을 바로보기 함으로써 스스로 사랑하기를 통해 신뢰를 쌓아 가는 것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은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사람으로써의 자녀교육이라고나 할까.




【교육의 목적은 도토리 시절의 키 재기가 아니지 않은가? p.102】

【시기상조로 배우려면 힘든 일도 적절한 나이에 이르면 쉽게 배울 수 있다. 글을 세 살에 깨쳤는지, 일곱 살에 깨쳤는지는 나중에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온 우리 아이들은 부모 품을 떠난 후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목적이었다. 자녀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모의 도움으로 잘 사는 게 아니라, 부모의 도움 없이 잘 사는 것이기에. p.103】




이번에는 조금 더 영역을 확장에서 나와 가족을 넘어 사회의 행복에 대한 모색이다. 공존에 대한 예의라는 장으로 따로 살펴보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역시 힘 있는 글들이 한 가득이다. 밑줄 긋고 살펴볼 곳이 너무 많을 정도로 내게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되었다. 독일이라는 국가와 국민을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유용한 글들이 많다. 분단을 겪었고 혈통주의와 민족주의가 내재된 점에서 독일이라는 국가와 우리나라의 모습이 꽤 많이 닮아 있다는 점 때문이겠다. 독일이 여전히 겪고 있는 과거사 청산의 모습은 가해자인 그들과 입장만 다를 뿐 여전히 짚고 넘어가야 할 역사인 것도 비슷하다.




나치 독일 이후 사죄와 반성의 분위기에서도 여전히 불심으로 잔재한 소시민적 반외국인 정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통일 독일 이후 불거져 나오는 외국인 테러행위들을 통해 알 수 있다시피 독일은 성장과 후퇴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국가에 의해 선동되는 개인의 무능함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러함에도 변화되고 있는 이면의 모습을 보고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깨어있는 지성인의 힘과 조약돌의 위대함을 알고 연대하고 실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모든 사회에는 주류가 있고 지성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류는 ‘주된 흐름’이란 말 그대로 전통을 이어가며 어제와 다름없이, 이웃과 다름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편적 다수이다. 그리고 지성인은 주류의 방향을 잡아주는 소수이다. … 주류는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고 지성인은 물가에 박혀서 물이 흐르는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조약돌이라고 하겠다. … 각성한 많은 이들이 물에서 나와 조약돌로 튼튼히 서기를 자청할 때, 그래서 눈감고 흘러가는 물의 양은 줄고 굳건히 서 있는 조약돌의 수가 많아질 때 강의 물결은 잔잔해 질 것이다. 이렇게 강가가 견고하고 물결이 잔잔한 강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물길을 이루어 남도 파괴하지 않고 스스로도 파괴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생존으로 가는 법칙’에 따라 흐르는 강이다. p.202】




이 외에도 노동, 교육, 환경 등 여러 분야를 이야기 하며 공존을 더 나아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저자를 보며 이것이 바로 양식의 힘이요 개인의 양심의 힘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에게 외치고 있는 외침은 너와 나 우리의 행복을 위한 길을 인도해주리라는 믿음을 굳게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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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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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같은 교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같은 지역의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독서교육을 위해 좋은 책을 먼저 읽고 권하자는 좋은 취지의 모임이었기에 국어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뜻 참석하게 된 것이다. 수 백 권의 추천도서 중 과연 얼마나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권유하고 있었던가 하는 반성에서 시작된 모임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모임의 참석은 모임의 성격만큼이나 내게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아마도 처음으로 선정된 책인 이 책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전공 관련 혹은 소설분야의 책을 주로 읽었던 지라 음악과 미술과 같은 예술분야는 거의 눈멀고 귀먼 상태인 나다. 그나마 조금 노력한 덕에 어찌어찌 몇 권의 책을 살펴보긴 했는데 그마저도 서양의 유명 미술작품에 관한 것이었으니 한국의 미 특강이라는 책이 낯설기도 하고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먼저다. 이 책을 추천하신 분의 적극적인 지지로 인해 한 번에 선정되긴 했는데...과연 나의 무지로도 가능한 것인지?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바로 구입을 하고는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한다. 이 책...흡인력이 장난이 아니다!




앞으로는 문화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종종 하고는 한다. 문화를 사고파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것임을 일컫는 것인데, 제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한국의 문화란 과연 무엇인가...경제적인 효과 외에 마땅히 한국인으로써 알아야 할 우리의 미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글을 쓴 저자의 말대로 문화는 결국 우리가 우리인 까닭, 정체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나라의 문화는 빼어난 소수의 인물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일구어 가는 분야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생각 만으로만 우리 것을 강조했던 사람들이나 아직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가치가 있다.




한국의 미란 무엇일까?하는 고민은 잠시 접고 우리 미술 작품을 감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속에서 우리 것의 좋음과 위대함은 저절로 발견되어진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좋은 작품이 있다 하더라도 모르고 보는 것은 소용이 없을 것이다. 막연하게 아! 위대하군!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초심자의 경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친절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법을 여러 그림을 두고 열심히 적어두고 있다. 아하!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될 정도로 절묘하고 기가 막히다. 더불어 그림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한국의 미를 비로소 경험하게 된 것이라고나 할까? 몇 가지 방법만 안다면 누구라도 쉽게 한국의 미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또한 보고도 보지 못했고 들어도 듣지 못했던 것은 결국 나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인하기 시작한다.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다면 이미 우리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과 이제라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안심이 교차한다.




‘시이불견視而不見’, “보기는 보는데 보이지 않는다”, ‘청이불문聽而不聞’,“듣기는 듣는데 들리지 않는다”, 보고 듣는데 왜 안보이고 안 들릴까요? 마음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애초 찬찬히 보고 들을 마음이 없이 건성으로 대했기 때문입니다. p.33




한권의 책만으로도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바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어졌다. 첫 번 째로 택한 책이 이렇게 좋은 책이었을 줄이야. 우리 것을 심심한 것이나 지루한 것으로 생각하기를 보통으로 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의 심오함과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옛 그림을 통해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인지 우리 문화가 이룩해 온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이 책을 지은 저자야 말로 우리 문화를 전하는 진정한 전도사인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서둘러 주문한다. 그동안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우리 작품을 다시금 살펴보고 싶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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