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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사이언스 - 과학선생 몰리의 살짝 위험한 아프리카 여행
조수영 지음 / 효형출판 / 2008년 4월
평점 :
얼마 전 읽은 미애와 루이 가족의 여행기는 가족의 소소한 일상이 여행지의 아름다움과 어울려 빛이 나는 듯한 인상을 받았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한비야님의 여행기는 여정에 힘과 열정이 돋보여 더 없이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 책 조수영님의 사파리 사이언스는 여행지의 아름다움, 여정에 대한 열정 그리고 저자의 아는 만큼 보인다의 신조처럼 여행기내의 갖가지 정보를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기쁨의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이 책의 장점을 나름의 기준으로 몇 가지 적어본다면, 우선 그림지도를 읽어내는 기쁨이 있다. 아기자기한 삽화는 글과 어울려 멋스러움 자아낸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담은 풍경과 인물 사진들, 색감이 너무 곱고 예쁘다. 어느새 여행지에 와 있는 착각을 절로 일으킨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저자의 설명과 해석이다. 여행기를 읽다보면 여행지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많은데, 이 책은 그 지역의 역사,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그 지역의 문화, 아프리카의 또 다른 주인 동물들에 대한 자세하고도 과학적인 설명,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는 지리 상식까지...종합 학문적인 설명을 읽고 음미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겠다. 장과 장 사이에는 전장에서 만난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해도 쏙쏙 되고 재미도 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여행기답게 여행지에 대한 유익한 정보가 곳곳에 있으니, 아프리카 여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케냐의 나이로비 공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여행, 역시 과학 선생님은 달랐다. 케냐 선수들이 잘 달리는 원인을 동부 아프리카 고원지대의 지리적인 특성으로 과학적으로 설명을 하면서 시작하고 있다. 독특하면서도 즐거운 책읽기가 시작되었다.
곳곳의 인상 깊은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흥미롭게 읽은 부분을 간추려 본다면, 응고롱고로 분화구에서 만난 동물들에 대한 관찰이 그 중 하나였다. 누와 얼룩말은 왜 함께 이동하는가에 대한 설명, 하마가 물속에서 살아가는 이유, 코끼리의 방귀냄새와 동작에 따라 달라지는 방귀소리까지 그 질문의 넓이와 설명의 깊이가 대단해 보였다. 나도 나중에 여행지를 가기 전에 사전공부를 철저히 해보고 싶은 욕심이 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잔지바르섬에서의 다이빙 포인트 부분에서는 감탄과 부러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언제 또 다이빙은 배운 것인지 하는 생각,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저자가 바다 속에서 바다거북을 타고 유영했을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러워졌다. 바다거북 외에 수중 생물에 대한 설명도 꼼꼼히 적고 있어, 읽고 알게 되는 재미는 계속되었다.
탄자니아에서 잠비아로 가는 사파리 기차 안에서,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왜 기차에는 안전벨트가 없느냐고? 그 정도는 쉽게 대답할 수 있지 하며 읽어나가는데 오토바이도 안전벨트가 없단다. 관찰력이 보통이 아니다. 알고 있지만 실은 몰랐던 사실처럼 새롭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이유다.
잘 쓴 여행기는 역시, 여행자에 대한 감정이입을 통해 여행의 기쁨을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일 듯 하다. 그렇다면 이 여행기는 너무도 잘 쓴 여행기리라! 나 또한 아프리카를 꼭 밟아보겠다는 의지사 새록새록 샘솟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픈 사람에게 꼭 권하고픈 책이 오늘로 하나 더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