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서평단 활동 안내

4기 서평단을 마치고 나니 2010년이 되었네요.  정말 시간이 잘 가는 것 같습니다^^ 

매주 배송되는 신간이 서너 권 정도가 되다보니 시간이 쫒긴 면이 있습니다. 아직 덜 읽은 책도 있습니다. 부지런히 읽고 있는 중입니다. 

1. 서평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서울, 북촌에서"에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서울에 대한 책이 많이 출간되었고, 특히 북촌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출간된 책들마다 나름대로 그 책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은 북촌과 인근 지역, 그리고 서울의 여러 가지를 멋진 사진과 함께 실어두어 북촌의 멋을 고스란히 전해주었습니다. 원래 북촌을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보지 못한 북촌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2. 서평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서울,북촌에서   

차폰 잔폰 짬뽕  

손자병법 교양강의  

왜 인간인가 

고등어를 금하노라  

3. 서평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그들(한국인)의 태도는 일본이나 중국인들보다 훨씬 더 위엄 있어 보였다. 이윽고 가파른 길을 벗어나자 사람들의 통행이 많아지고 집들도 더욱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일행이 한 모퉁이를 돌았을 때, 거기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조선의 도시가 거짓말처럼 문 앞에 펼쳐쳤다. 나는 그처럼 아름답고 색다른 풍경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 본 것처럼 그렇게 완벽하게 내 어릴적 꿈을 상기시켜 주는 장면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다. 그것은 마치 마술사가 빚어 놓은 무엇처럼 내 앞에 우뚝 솟아 있었다. 그것은 숭례문이었다. 남대문인 숭례문은 서울을 에워싼 여덟 개의 입구 가운대 하나이다. 문 양편에는 마치 팔을 펼친 듯 위가 들쑥날쑥한 톱니 모양의 벽이 뻗어 있었고, 벽 너머로 기와 지붕이나 초가지붕을 한 나지막한 단층집들이 즐기하게 서 있었다(295쪽) 

퍼시벌 로웰이 쓴 '내 기억 속의 조선, 조선 사람들'의 내용의 일부로 숭례문이 소실되고 나니 더 가슴에 와닿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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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독한 쇼펜하우어의 철학 읽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유쾌하고 독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읽기 - 쇼펜하우어의 재발견
랄프 비너 지음, 최흥주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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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라고 하면 염세주의 철학자가 떠오른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고 인간의 삶 자체를 비관적으로 바라본 대표적인 사상가 중의 한 사람이다. 사랑은 없는 것이라고 하며, 여성을 혐오하고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쇼펜하우어를 그린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습은 양미간을 찌푸리고 세상 고통을 모두 짊어진 듯한 표정이다.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쇼펜하우어의 모습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쇼펜하우어에게서는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낙관적인 면보다는 비관적인 면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여태까지 우리가 쇼펜하우어에게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의 모습을 완전히 해체한다. 지은이는 쇼펜하우어를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재기발랄한 철학자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솔직히 조금 당혹스러운 이야기다. 이제까지 알고 지내온 쇼펜하우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력을 겸손으로 위장한다’, ‘진정한 예술의 원리는 자연이 증명한다’ 라는 주제에서부터 ‘참된 가치는 죽은 죽은 후에 비로소 드러난다’에 이르기까지 지은이가 읽어내려가는 쇼펜하우어의 모습은 이제까지 알고 지내왔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지은이는 쇼펜하우어의 독설을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며, 재치 있는 문체나 유머는 우리에게 잔잔한 웃음과 깨달음을 선사하는 행복한 낙관주의 인생철학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는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쇼펜하우어의 ‘웃음론’까지 실어 두고 있다. 

물론 지은이의 생각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지은이가 말한 것처럼 쇼펜하우어가 전적으로 낙관주의라고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기 위해 사용한 유머나 재치 있는 문체는 실질적으로 시니컬하다. 불만으로 가득한 현실을 비꼬기 위해 사용한 반어적인 표현이 아닐까. 이 부분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지금 나로서는 성급하게 결론내리기는 힘든 부분이기는 하다. 

사물을 볼 때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상(象)은 다 다르다. 물론 기본적인 점은 같을 것이지만 말이다. 세계는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당연히 수많은 생각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막연히 쇼펜하우어라고 하면 염세주의 철학자로만 생각했던 생각에서 벗어나 그의 삶을 새롭게 보게 되었고 그의 사상을 다른 방향에서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앞으로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읽을 때 참고가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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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블레의 아이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라블레의 아이들 - 천재들의 식탁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양경미 옮김 / 빨간머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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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음식이라고 이야기해도 크게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정말 세상 살맛나지 않을거다. 혀끝을 파고들며 뇌를 자극하고 온몸에 전율을 일으키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녹이며 잔잔히 파고드는 음식도 있다. 저마다 음식에 대해 가지는 느낌이나 추억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된장찌개’의 행복을 잊을 수 없다. 방과후 집으로 향하는 길. 멀리서 들려오는 도마위를 부딪치는 부엌칼 소리, 담을 넘어 은은하게 동네 어귀를 적시는 달콤쌉싸름한 향내. 입안 가득히 침이 고이고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며 발거움이 가벼워진자. 특히 봄나물에 함께 실려오는 향은 최고다. 

이 책에는 그런 향내나는 음식이야기가 등장한다. 제목만 본다면 소설일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소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 맛난 음식이 오감을 자극한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살게되면서부터 살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 단계에서 벗어나 즐기기위해 음식을 먹으면서 음식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책이다. 

지은이는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세계적인 영화 감독인 오스 야스지로의 ‘카레 전골’, 한 세기를 풍미했던 발레리나인 이사도라 던컨의 ‘캐비아 포식’, 기호학자인 롤랑 바르트의 ‘덴푸라 예찬’, 메이지 천황의 ‘대 오찬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과자’,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작가인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푸딩’ 등. 당대를 풍미했던 천재적 예술가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다. 

지은이는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남긴 자료들을 샅샅이 뒤져 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들을 재현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상당수의 음식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그나마 이름이라도 들어본 것은 먹어보지도 못한 것들이었다.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었다. 그리고 천재적 예술가라고 소개된 사람들도 대부분 일본인에 치중되어 있어서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솔직히 음식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이외에 이 책과 나와의 공감대 형성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뭔가 겉도는 느낌이었다. 음식이라는 것이 만국공용어가 될 수도 있지만, 각국마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있어서 잘못하다가는 문화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한다. 모처럼 천재적인 예술가들의 만찬에 초대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냥 날린 느낌이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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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리 아셰트클래식 1
쥘 베른 지음, 쥘베르 모렐 그림,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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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해저 2만리를 처음 읽었던 건 초등학교 2학년인가, 3학년인가로 기억한다. 당시는 요즘처럼 환타지 소설이 유행하든 때도 아니고, 공상과학(Science Fiction, SF)소설과 만화가 유일하게 나의 상상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웰스가 쓴 우주전쟁과 타임머신, 쥘 베른이 쓴 해저 2만리는 아직도 내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지금은 이런 내용들이 영화화되어 마치 현실처럼 보여지지만, 당시로서는 오직 머릿속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성인이 되어 다시 해저2만리를 읽는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어릴적 내 머릿 속에 남아 있던 이야기가 지금은 어떤 식으로 읽힐 건지 궁금하다. 물론 성인이 된 지금 이 책을 보면 실망스러운 건 아닌지 하는 다소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책장을 넘겼다.

일단 그때 읽었던 책에 비해 분량이 엄청나게 불어있다. 그리고 삽화도 그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책을 출간한 아셰트 출판사는 원작에 수록된 삽화 이외에 이번 판을 위해 특별 제작한 삽화를 수록하였다고 한다. 노틸러스호의 구조, 해저 탐사에 쓰이는 각종 용구, 작품 속에서 묘사되는 갖가지 해양 동물의 모습 등을 새롭게 수록하였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어릴적 흑백 삽화에서 받았던 느낌이 더 강렬했던 것 같다. 거대 오징어와의 혈투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컬러로 된 삽화는 왠지 모르게 흑백 삽화보다 강렬함이 덜한 느낌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쥘 베른이 이 글을 쓴 당시에는 그저 상상의 세계로만 여겨졌던 해저탐험과 같은 이야기들이 현실화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잠수함 ‘노틸러스호’는 실제의 잠수함이 탄생하는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제작한 원자력 잠수함의 이름이 ‘노틸러스’호로 명명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쥘 베른은 자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을 무작정 써내려간 것이 아니라, 당시까지 밝혀진 과학적 지식에 자신의 과학적 상상력을 더하여 아주 치밀하고 정교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내용은 허무맹랑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사실적이고 생동감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성인이 된 지금 읽어도 흥미롭기만 하다. 어릴적 읽었을 때보다 더 풍부해진 내용과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때도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었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지금 읽어보니 이 책이 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아직까지도 읽혀지고 중요한 책으로 여겨지는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는 내 부하들에게 신선한 고기를 먹일 필요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단지 죽이기 위한 사냥이 될 거요. 그게 우리 인류의 특권이라는 건 알지만, 심심풀이로 생명을 죽이는 따위의 잔인한 짓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참고래 같은 남극 고래는 인간에게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온순한 고래입니다. 그런 고래를 죽이는 것은 저주받을 짓이예요. 당신들은 이미 배핀 만의 고래를 몰살했고, 결국에는 유용한 동물인 수염고래를 멸종시킬 거요. 그러니 불운한 고래들을 그냥 내버려두세요. 남극 고래는 당신이 끼어들지 않아도 천적인 향유고래와 황새치와 톱가오리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으니까(본서 제414쪽 참조).”

이 책이 처음 출간된 때가 1870년이다. 지금으로부터 14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벌써 그 당시 생태계 파괴 등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지은이의 과학적 상상력에 감탄을 하고 또 한 번 지은이의 혜안에 감탄하는 부분이다. 당시 벌써 과학적 발전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환경 파괴 등을 언급할 정도였으니, 지금 현재 우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굳이 여러 설명을 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이 책이 고전으로 남아 있는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상상력은 창조력의 근원이다” 라는 말은 이제 너무 보편화되어 진부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실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진부한 말이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즐겨 사용되는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쥘 베른의 상상력은 이 지구상에 새로운 과학적 발명의 문을 열어주었고, 우리에게 무한한 공상의 세계로 안내한 사람으로 오랜 동안 기억될 것이다.

어릴 적 읽었던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당시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는 최근 출간된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어간 기분 좋은 추억 여행이었다. 틈나는 대로 어릴 적 읽었던 책들을 꺼내어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책 읽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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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 (반양장)
정양모 지음 / 두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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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다석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른다. 더욱이 카톨릭 신자도 아니어서 더더욱 다석을 접할 일이 없었다. 국내 신부 중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얼마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과 함석헌 신부를 알고 있는 정도다. 그런데 이 책을 펼쳐들면서 다석 류영모가 왜 이렇게까지 책으로 나오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회자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물론 다석을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다. 지은이는 파격적으로 책의 서두 부분에서 다석을 기리는 박영훈의 시편과 지은이가 표현하는 바로는 다석을 헐뜯는 고은의 시편을 각 한 편씩 수록하고 있다. 얼만큼 다석이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다석 류영모는 1890년에 태어나 젊어서 기독교에 입신했지만 1981년 죽을 때까지 불교와 노장(老莊), 그리고 공맹(孔孟) 사상 등을 망라한 동서고금의 종교·철학 사상을 두루 탐구하여 이 모든 종교와 사상을 하나로 꿰뚫는 진리를 깨달으려고 노력하였으며, 깨달음을 얻은 1941년 2월 17일부터 죽을 때까지는 하루 저녁 한 끼만 먹으며, 오로지 수도와 교육에 헌신하면서 ‘참’을 찾고 ‘참’을 잡고 ‘참’을 드러내고 ‘참’에 돌아간 ‘성인’이었다고 한다. 이승훈, 정인보, 최남선, 이광수 등과 교유했고, 김교신, 함석헌, 류달영, 김흥호, 서영훈 같은 이들이 다석을 따르며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개략적인 그의 생애에 대해 언급된 내용이다. 이 내용만을 보면 그가 당대 엄청난 사상가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사상에 대해서는 책에서 10가지 주제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은 총 11장으로 되어 있다. ‘다석의 신론, 그리스도론, 인간론’을 비롯해 ‘다석이 좋아한 네 가지 상, 다석의 예수 시편, 다석의 영성 시편, 어린이 영성, 기독교인들의 타 종교관’ 등 10가지 주제로 다석과 그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열한 번째 이야기 ‘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에서 저자가 걸어온 길, 예수와 다석과의 만남,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다석의 사상이 얼마나 훌륭한 사상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록으로 ‘중생기 전문’, ‘이것이 주의 기도요 나의 소원이다’, ‘다석 연보’ 등을 실어 다석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지은이가 다석학회 회장이다보니 다석의 사상을 알리는 데 집중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나같이 다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반대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서 다석에 대해 균형감있는 마인드를 가질 수 없는 애로점이 있다. 그렇다고 글의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글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아 술술 잘 읽힌다. 다석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처럼 종교가 많고 종교가 번창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매번 선거철마다 기성 종교계의 눈치를 보는 행태가 계속되는 것처럼 종교계의 힘도 막강하다. 최근 종교간의 융화와 화합을 위해 애쓰는 성직자들이 눈에 띄지만 그 숫자는 미미하다. 아직까지도 종교간의 반목과 질시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다석의 다원주의적 종교관, 열린 종교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다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나마 이 부분에서 다석을 새롭게 보게 되었고, 그의 사상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다석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인데, 새로운 사상가를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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