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 (반양장)
정양모 지음 / 두레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나는 다석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른다. 더욱이 카톨릭 신자도 아니어서 더더욱 다석을 접할 일이 없었다. 국내 신부 중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얼마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과 함석헌 신부를 알고 있는 정도다. 그런데 이 책을 펼쳐들면서 다석 류영모가 왜 이렇게까지 책으로 나오고 많은 사람들에 의해 회자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물론 다석을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다. 지은이는 파격적으로 책의 서두 부분에서 다석을 기리는 박영훈의 시편과 지은이가 표현하는 바로는 다석을 헐뜯는 고은의 시편을 각 한 편씩 수록하고 있다. 얼만큼 다석이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다석 류영모는 1890년에 태어나 젊어서 기독교에 입신했지만 1981년 죽을 때까지 불교와 노장(老莊), 그리고 공맹(孔孟) 사상 등을 망라한 동서고금의 종교·철학 사상을 두루 탐구하여 이 모든 종교와 사상을 하나로 꿰뚫는 진리를 깨달으려고 노력하였으며, 깨달음을 얻은 1941년 2월 17일부터 죽을 때까지는 하루 저녁 한 끼만 먹으며, 오로지 수도와 교육에 헌신하면서 ‘참’을 찾고 ‘참’을 잡고 ‘참’을 드러내고 ‘참’에 돌아간 ‘성인’이었다고 한다. 이승훈, 정인보, 최남선, 이광수 등과 교유했고, 김교신, 함석헌, 류달영, 김흥호, 서영훈 같은 이들이 다석을 따르며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개략적인 그의 생애에 대해 언급된 내용이다. 이 내용만을 보면 그가 당대 엄청난 사상가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사상에 대해서는 책에서 10가지 주제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은 총 11장으로 되어 있다. ‘다석의 신론, 그리스도론, 인간론’을 비롯해 ‘다석이 좋아한 네 가지 상, 다석의 예수 시편, 다석의 영성 시편, 어린이 영성, 기독교인들의 타 종교관’ 등 10가지 주제로 다석과 그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열한 번째 이야기 ‘나는 다석을 이렇게 본다’에서 저자가 걸어온 길, 예수와 다석과의 만남,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다석의 사상이 얼마나 훌륭한 사상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록으로 ‘중생기 전문’, ‘이것이 주의 기도요 나의 소원이다’, ‘다석 연보’ 등을 실어 다석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지은이가 다석학회 회장이다보니 다석의 사상을 알리는 데 집중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나같이 다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반대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서 다석에 대해 균형감있는 마인드를 가질 수 없는 애로점이 있다. 그렇다고 글의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글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아 술술 잘 읽힌다. 다석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처럼 종교가 많고 종교가 번창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매번 선거철마다 기성 종교계의 눈치를 보는 행태가 계속되는 것처럼 종교계의 힘도 막강하다. 최근 종교간의 융화와 화합을 위해 애쓰는 성직자들이 눈에 띄지만 그 숫자는 미미하다. 아직까지도 종교간의 반목과 질시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다석의 다원주의적 종교관, 열린 종교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다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나마 이 부분에서 다석을 새롭게 보게 되었고, 그의 사상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다석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인데, 새로운 사상가를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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