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
내가 채식주의자(완전히는 아니고...)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20대 후반이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처음은 준비부족이고 그 다음부터는 어머니때문이었다.
띄엄 띄엄 채식을 하고(뭐 명상 집중 수련기간때였다),
지속적으로 한 건 한달 정도 (이때도 명상에 빠져있을 때였다.)
집에 와서 채식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어머니는 속으로 '얼마나 가는지 보자.'하셨단다.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 실패(눈 앞에서 온갖 맛있게 요리된 고기들이 왔다갔다하면 힘들다. 시각의 문제가 아니라 후각의 문제다!)
작년에도 채식을 한 달을 넘겨 두 달째 하고 있을 때 (당연 냉동실에는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고기들이 쌓여 있었다.) 이 때는 정말 채소만 먹었다.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여름에 혼자 살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오시더니 고기와 생선을 가득 해놓고 가셨다.
꼭 먹어라라는 말씀과 함께~
올해는 3달을 넘기고 있다.ㅎㅎ
작년 겨울에는 네네치킨에 빠져 있었다.
일주일에 한 마리를 먹었는데 살이 정말 장난아니게 쪘다.
여동생은 "임신한거 아니냐 몸매가 왜 이래~"이랬다.
치킨 끊기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토요일만 되면 치킨이 생각나는데...
"치킨에 마약탄거 아니냐 ?"하는 우스개 소리도 했다.
치킨 금단현상을 힘겹게 극복하고 나니 살이 저절로 빠졌다.
지금은 계란, 생선은 먹는다.
그래도 쇠고기, 돼지고기는 못먹는다.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다.
고기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먹을 수가 없다.
하지만 형태가 달라지고 냄새가 나지 않으면 잘 알 수 없어서 모르고 먹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밖에서 사먹을 경우)
요즘은 어머니께서도 고기 안먹는 걸로 뭐라 하시진 않는다.
다만, 생선이 과거의 고기만큼 보내진다는 것이 달라졌을 뿐...
생선을 끊는 건 내년 정도에 시도해 볼 생각이다.ㅋ